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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조

강호사시가/맹사성

작성자자작나무|작성시간05.10.09|조회수3,342 목록 댓글 2
◈ 제목 : 江湖四時歌(강호사시가)

작 자 : 맹 사 성

江湖(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興(흥)이 절로난다.

濁 溪邊(탁료계변)에 錦鱗魚(금린어)ㅣ 안주로다.

이 몸이 閒暇(한가) 옴도 易君恩(역군은)이샷다.

▶ 흥겹고 한가한 강호 생활 - 春詞(춘사)

江湖(강호)에 녀름이 드니 草堂(초당)에 일이 업다.

有信(유신)한 江波(강파)는 보내나니 바람이로다.

이 몸이 서늘해 옴도 易君恩(역군은)이샷다.

▶ 강호의 초당 생활 - 夏詞(하사)

江湖(강호)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잇다.

小艇(소정)에 그물 시러 흘리두  여 더뎌 주고,

이 몸이 消日(소일) 옴도 易君恩(역군은)이샷다.

▶ 고기 잡으며 즐기는 생활 - 秋詞(추사)

江湖(강호)에 겨월이 드니 눈 기픠 자히 남다.

삿갓 빗기쓰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이 몸이 칩지 아니 해옴도 易君恩(역군은)이샷다.

▶ 安貧樂道(안빈낙도)하며 즐기는 생활 - 冬詞(동사)

< 출전 > 청구영언 <연대> 조선 세종

▶해설 <1>강호에 봄이 찾아드니 참을 수 없는 흥겨움이 절로 솟구친다. 탁주를 마시며 노는 시냇가에 싱싱한 물고기가 안주로 제격이로구나. 다 늙은 이 몸이 이렇듯 한가롭게 지냄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2>강호에 여름이 닥치니 초당에 있는 이 몸이 할 일이 별로 없다. 신의 있는 강 물결은 보내는 것이 시원한 강 바람이다. 이 몸이 이렇게 서늘하게 지냄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3>강호에 가을이 찾아드니 물고기마다 살이 올랐다. 작은 배에 그물을 싣고서, 물결 따라 흘러가 배를 띄워 버려 두니, 이 몸이 이렇듯 고기잡이로 세월을 보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4>강호에 겨울이 닥치니 쌓인 눈의 깊이가 한 자가 넘는다. 삿갓을 비스듬히 쓰고 도롱이를 둘러 입어 덧옷을 삼으니, 이 몸이 이렇듯 추위를 모르고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감상 자연과 더불어 安貧樂道(안빈낙도) 悠悠自適(유유자적)하는 가운데 임금의 은혜를 생각하는 내용을, 春(춘), 夏(하), 秋(추), 冬(동) 4계절로 나누어 각 한 수씩 노래한 연시조로, 우리 나라 연시조의 효시가 되는 작품이다. 자연을 즐기며 살아가는 풍류 생활 속에서도 임금의 은혜를 잊지 않는 유학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나라 강호 가도의 줄기를 이루고 있는 내용이다. '江湖歌道(강호가도)' - 자연의 찬미와 함께 忠義(충의) 이념을 加味(가미)한 노래.

▶성격 풍류적, 낙천적, 안빈낙도, 연군가

▶표현 계절에 따라 한 수 씩 노래

▶제재 四時(사시)의 강호 생활

▶주제 강호에서 자연을 즐기며, 임금의 은혜에 감사함



● 전문 풀이 :
[春詞] 강호에 봄이 찾아드니 참을 수 없는 흥겨움이 솟구친다.
탁주를 마시며 노는 시냇가에 싱싱한 물고기가 안주로 제격이구나.
다 늙은 이 몸이 이렇듯 한가롭게 지냄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夏詞] 강호에 여름이 닥치니 초당에 있는 늙은 몸은 할 일이 별로 없다.
신의 있는 강 물결은 보내는 것이 시원한 강바람이다.
이 몸이 이렇듯 서늘하게 보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다.
[秋詞] 강호에 가을이 찾아드니 물고기마다 살이 올랐다.
작은 배에 그물을 싣고서, 물결 따라 흘러가게 배를 띄워 버려 두니,
다 늙은 이 몸이 이렇듯 고기잡이로 세월을 보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冬詞] 강호에 겨울이 닥치니 쌓인 눈의 깊이가 한 자가 넘는다.
삿갓을 비스듬히 쓰고 도롱이를 둘러 입어 덧옷을 삼으니,
늙은 이 몸이 이렇듯 추위를 모르고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 구조 분석
[春詞] 초장 : 봄이 되니 흥이 절로 남
중장 : 물고기를 안주로 탁주를 마심
종장 : 임금의 은혜
[夏詞] 초장 : 여름이 되니 일이 없음
중장 : 강 물결이 바람을 보냄
종장 : 임금의 은혜
[秋詞] 초장 : 가을이 되니 고기가 살이 오름
중장 : 작은 배에 그물을 싣고 흐르게 내버려 둠
종장 : 임금의 은혜
[冬詞] 초장 : 겨울이 되니 눈 깊이가 한 자가 넘음
중장 :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입음
종장 : 임금의 은혜

● 해설
작자는 좌의정에까지 오른 재상이면서도, 그 생활은 청렴 결백하여 만인이 우러러 보았던 인물
이다. 이 <강호사시가>는 이런 작자가 만년에 벼슬을 내놓고 고향에 돌아가 한가한 세월을 보낼
때 지은 것이다.
[1] 봄철을 맞아 강가에 나아가 물고기를 안주로 삼아 탁주를 마시는 즐겁고 한가한 생활을 노래
함.
[2] 무더운 여름철에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는 초당에 앉아 더위를 잊고 있는 한가함을 노래함.
[3]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가을철에 강가에 배를 띄워 놓고 고기잡이를 하는 즐거움을 노래함.
[4] 북풍 한설이 몰아치는 겨울에도 삿갓과 도롱이로 추위를 막을 수 있으니 이 아니 행복한가 하
고 끝맺음.
● 작품 감상
우리 나라 최초의 연시조라는 점에서 국문학사상의 의의를 가지는 이 노래는 강호에서 자연을
즐기며 임금의 은혜를 잊지 않고 있어,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이르던 때의 시조풍이던 충의 사
상(忠義思想)이 잘 나타나 있다. 春 夏 秋 冬 계절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의연하게 존재하는 조화
로움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구성상 특징에서 기인한다고 하겠으나, '亦'이란 표현에서 더욱 돋
보인다고 하겠다. '亦'이란 '전에나 다름없이'라는 의미를 간직하는 것으로 시적 자아는 강호에서
한가롭게 자연을 즐기기 전에도 임금의 은혜를 입었음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安分知足(안분지족)하는 은사(隱士)의 유유 자적(悠悠自適)한 생활과, 비록 은둔하여
있으나 임금을 향한 충의(忠義)의 정신을 잊지 않고 있는 유학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의의
① 최초의 연시조(聯詩調)로써 이황의 <도산십이곡>과 이이의 <고산구곡가>에 영향을 준 작품
이다.
② 유가(儒家)의 강호가도(江湖歌道)의 선구가 된다.
● 시어 풀이 :
江湖(강호) : 벼슬을 물러난 한객(閑客)이 거처하는 시골. 자연.
濁 溪邊(탁료계변) : 막걸리를 마시며 노는 시냇가.
錦鱗魚(금린어)ㅣ : 싱싱한 물고기가. 閒暇(한가) 옴도 : 한가함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草堂(초당) : 은사들이 즐겨 지내던 별채. 보내 니 : 보내는 것이.
서  옴도 : 서늘해짐도. 시원함도.
 져 잇다 : 살이 쪄 있다. 살이 올라 있다. 흘니 : 흐르게.
더져 두고 : 내바려 두고. 자히 : 한 자가.
남다 : 넘는다. 더 된다. 누역 : 도롱이.
● 각 연의 제재
[춘] 천렵(川獵) [하] 초당(草堂)의 한거(閑居) [추] 고기잡이 [동] 소박한 강촌 행활
● 각 연의 주제
[춘] 흥겹고 한가한 강호 생할
[하] 강바람을 마시며 초당에서 한가로이 지내는 강호의 생활
[추]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며 소일(消日)하는 강호의 생활
[동] 성경을 완상하며 유유 자적하는 강호의 생활
● 핵심 정리
◁ 작자 : 맹사성(1360∼1438)
◁ 출전 : <병와가곡집>, <청구영언>
◁ 종류 : 평시조, 연시조(4수로 됨)
◁ 성격 : 강호가. 강호 한정가, 강호 연군가
◁ 제재 : 사시(四時)의 강호 생활
◁ 주제 : 강호 한정(江湖閒情), 안분지족하는 은사의 유유 자적한 생활


*탁료계변;막걸리를 마시며 시냇가에서 노는 것.
*금린어;금붕어
*유신한 강파;미더운 강물결
*소정;작은배
*자히 남다;한 자가 넘는다
*누역;도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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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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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MaPle- | 작성시간 05.10.10 자작나무 선생님 글 잘 읽고 갑니다 . 좋은 하루 되십이오.^^
  • 작성자자작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5.10.10 안녕하세요? 김옥련선생님! 반갑습니다. 자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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