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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조

어부사시사/윤선도

작성자자작나무|작성시간05.09.01|조회수1,762 목록 댓글 0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윤선도(尹善道)


춘사(春詞)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해 비췬다
배떠라 배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江村) 온갓 고지 먼 비치 더옥 됴타


날이 덥도다 믈 우희 고기 떳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갈며기 둘식세식 오락가락 하느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낫대는 쥐여잇다 탁쥬ㅅ병(濁 甁) 시럿나냐


동풍(東風)이 건듣 부니 믉결이 고이 닌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동호(東胡)를 도라보며 셔호(西湖)로 가쟈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압뫼히 디나가고 뒷뫼히 나아온다


우는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漁村) 두어 집이 냇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뒤노나다


고운 볃티 쬐얀는듸 믉결이 기름갓다
이어라 이어라
그믈을 주어듀라 낙시를 노흘일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濯 歌)의 흥(興)이 나니 고기도 니즐로다


셕양(夕陽)이 빗겨시니 그만하야 도라가쟈
돋디여라 돋디여라
안류(岸柳) 뎡화( 化)는 고비고비 새롭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三公)을 불리소냐 만사(萬事)를 생각하랴


방초(防草)를 발와 보며 난지(蘭芷)도 뜨더보쟈
배셰여라 배셰여라
일엽편주(一葉片舟)에 시른 거시 므스것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 제는 바뿐이오 올 제는 달이로다


취(醉)하야 누얻다가 여흘 아래 나리려다
배매여라 배매여라
락홍(落紅)이 흘러오니 도원(桃源)이 갓갑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홍딘(人世紅 )이 언메나 가렷나니


낙시줄 거더노코 봉창( 窓) 이 달을 보쟈
닫디여라 닫디여라
하마 밤들거냐 쟈규(子規)소리 말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나믄 흥(興)이 무궁(無窮)하니 갈 길흘 니젓땃다


내일(來日)이 또 업스랴 봄밤이 몃덛새리
배브텨라 배브텨라
낫대로 막대삼고 시비(柴扉)를 차자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 생애(漁父生涯)는 이렁구리 디낼로다



하사(賀詞)


구즌 비 머저가고 시낻물이 맑아 온다
배떠라 배떠라
낫대를 두러 메니 기픈 흥(興)을 금(禁) 못 할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연강덥쟝(沿江  )은 뉘라셔 그려낸고


년닙희 밥 싸두고 반찬으란 쟝만마라
닫드러라 닫드러라
청약립(靑蒻笠)은 써잇노라 녹사의(綠蓑依)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無心)한 백구(白駒)는 내 좃는가 제 좃는가


마람 닙희 바람나니 봉창( 窓)이 서늘코야
돋다다라 돋다다라
녀름바람 뎡할소냐 가는 대로 배시켜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븍포 남강(北浦南江) 이 어디 아니 됴흘러니


믉결이 흐리거든 발을 싯다 엇더하리
이어라 이어라
오강(吳江)의 가쟈하니 천년노도(千年怒濤) 슬플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초강(楚江)의 가쟈 하니 어복튱혼(漁腹 混) 낟글셰라


만류록음(萬柳綠陰) 어릔 고대 일편태긔(一便苔磯) 긔특(奇特)하다
이어라 이어라
다리예 다 닫가든 어인쟁도(漁人爭渡) 허믈마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학발로옹(鶴髮老翁) 만나거든 뢰택양거(雷澤讓居) 효측(效側)하쟈


긴 날이 져므는 줄 흥(興)의 미쳐 모르도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뱃대를 두드리고 슈됴가(水 歌)를 블러 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애내 셩듕에 만고심(萬古心)을 긔 뉘알고


석양(夕陽)이 됴타마는 황혼(黃昏)이 갓깁거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바회 우희에 구븐 길 솔 아래 빗겨 잇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벽슈앵셩(碧樹鶯聲)이 곧곧이 들리나다


몰괘 우희 그믈 널고 둠 미틔 누어 쉬쟈
배매어라 배매어라
모괴를 뮙다 하랴 창승(蒼蠅)과 엇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다만 한 근심은 상대부(桑大夫) 드르려다


밤 사이 풍낭(風浪)을 미리 어이 짐쟉하리
닫디여라 닫디여라
야도횡쥬(夜渡橫舟)도 진실로 어엳브다
와실(蝸室)을 바라보니 백운(白雲)이 둘러잇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부들부체 가라 쥐고 셕경(石逕)으로 올라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옹(漁翁)이 한가(閑暇)터냐 이거시 구실이라



추사(秋詞)


물외(物外)예 조흔 일이 어부 생애(漁夫生涯) 아니러냐
배떠라 배떠라
어옹(漁翁)을 욷디 마라 그림마다 그렷더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사시흥(四時興)이 한가지나 츄강(秋江)이 읃듬이라


슈국(水國)의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읻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만경딩파(萬頃 波)의 슬카지 용여(容與)하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人間)을 도랴보니 머도록 더옥 됴타


백운(白雲)이 니러나고 나모 긋티 흐느긴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밀믈의 셔호(西湖)ㅣ 오 혈믈의 동호(洞湖)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빈홍료(白 紅蓼)는 곳마다 경(景)이로다


그러기 떳는 박싀 못 보던 뫼 뵈느고야
이어라 이어라
낙시질도 하려니와 취(趣)한 거시 이 흥(興)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셕양(夕陽)이 바애니 쳔산(天山)이 금슈(金繡)ㅣ 로다


은슌옥쳑(銀脣玉尺)이 몃치나 걸럿나니
이어라 이어라
로화(蘆花)의 블부러 갈해야 구어 노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딜병을 거후리혀 박구기예 브어 다고


녑바람이 고이 부니 다론 돋긔 도라와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명색(瞑色)은 나아오대 쳥흥(淸興)은 머러 읻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홍슈(紅樹) 쳥강(淸江)이 슬믜디도 아니한다


흰 이슬 빋견는데 발근 달 도다온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봉황루(鳳凰樓) 묘연(杳然)하니 쳥광(淸光)을 눌을 줄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옥토(玉 )의 띤는 약(藥)을 호객(豪客)을 먹이고쟈


건곤(乾坤)이 제곰인가 이거시 어드메오
배매여라 배매여라
셔풍딘(西風 ) 몯미츠니 부체하야 머엇하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드론 말이 업서시니 귀시서 머엇하리


옷 우희 서리오대 치운 줄을 모를로다
닫디여라 닫디여라
됴션( 船)이 좁다 하나 부셰(浮說)와 얻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내일도 이리 하고 모뢰도 이리 하쟈


숑간셕실(松間石室)의 가 효월(曉月)을 보쟈 하니
배브텨라 배브텨라
공산락엽(空山落葉)의 길흘 엇디 아라볼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운(白雲)이 좃차오니 녀라의(女蘿依) 므겁고야



동사(冬飼)


구룸 거둔 후의 핻빋치 두텁거다
배떠라 배떠라
텬디폐색(天地閉塞) 호대 바다흔 의구(依舊)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가업슨 믉결이 깁편 닷 하여잇다


주대 다사리고 뱃밥을 박앋나냐
닫드러라 닫드러라
쇼샹(瀟湘) 동뎡(洞 )은 그믈이 언다 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이때예 어됴(漁 )하기 이만한 듸 업도다


여튼 갣 고기들히 먼 소해 다 갇나니
돋다라라 돋다라라
져근덛 날 됴흔 제 바탕의 나가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밋기 곧다오면 굴근 고기 믄다 한다


간밤의 눈갠 후(後)에 경물(景物)이 달랃고야
이어라 이어라
압희는 만경유리(萬頃琉璃) 뒤희는 천텹옥산(天疊玉山)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션계(仙界)ㄴ가 불계(佛界)ㄴ가 인간(人間)이 아니로다


그믈 낙시 니저 두고 뱃젼을 두드린다
이어라 이어라
압개를 건너고쟈 멷 번이나 혜여본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단(無端)한 된바람이 행혀 아니 부러올까
돋디여라 돋디여라
압길히 어두우니 모셜(暮雪)이 자자뎓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아압디(鵝鴨池)를 뉘텨서 초목참(草木斬)을 싣돋던고


단애취벽(丹崖翠壁)이 화병(畵屛) 갇티 둘럿는듸
배셰여라 배셰여라
거구셰린(巨口細鱗)을 낟그나 몬 낟그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고주사립(孤舟蓑笠)에 흥(興)계워 안잣노라


믉가의 외로운 솔 혼자 어이 싁싁한고
배매여라 배매여라
머흔 구룸 한(恨)티 마라 셰샹(世上)을 가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파랑셩(波浪聲)을 염(厭)티 마라 딘훤( 暄)을 막는또다


챵쥬오도(滄州吾道)를 녜브터 닐런더라
닫디여라 닫디여라
칠리(七里) 여흘 양피(羊皮) 옷슨 긔 얻더 하니런고
직구총 지국총 어사와
삼쳔뉵백(三千六白) 낙시질은 손 고븐 제 엇더턴고


이와 져므러간다 연식(宴息)이 맏당토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가는 눈 쁘린 길 블근 곳 흣터딘 듸 흥치며 거러가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셜월(雪月)이 셔봉(西峰)의 넘도록 숑창(松窓)을 비겨 잇쟈

                                             <고산유고(孤山遺稿)>

***단어해석***

압개예 - 앞 강변에. 앞 개울에
배떠라 - 배 띄워라. '떠라'는 '띄워라'의 오기인 듯함
지국총 - 닻을 감을 때 나는 소리. '어부가'의 후렴으로 쓰임. 찌거덩.
어사와 - 배를 젓는 소리의 의성어. 엇샤. 어와.
닫드러라 - 닻을 들어라.
건듣 부니 - 얼핏 부니. 문득 부니.
돋다라라 - 돛을 달아라.
이어라 - 흔들어라. 노를 저어라. 배를 저어라
돋디여라 - 돛을 내리어라.
뢰택양거 - 뇌택은 연못이름.
뱃대를 - 돛대를.
슈됴가 - 뱃노래.
셩듕 - 노를 저으면서 부르는 뱃노래
만고심 - 뱃노래 가운데 배어 있는 옛 사람들의 풍류
빗겨 있다. 비스듬히 걸려 있다.
벽슈앵셩 - 푸른 나무에서 들리는 꾀꼬리 소리
몰괘 - 모래
둠 - 뜸. 풀로 거적처럼 엮음 물건.
모괴를 - 모기를
창승 - 쉬파리
간변유초 - 물가에서 자라난 그윽한 풀
구실 - 직분. 맡아 보는 일. 할 일
물외 - 속세의 바깥. 세상 물정에서 벗어난 것
사시흥 - 사계절의 흥겨움
슈국 - 강촌. 물이 많은 곳. 여기서는 보길도
용여하쟈 - 마음껏 놀자. 한가롭게 노닐자.
백빈홍료 - 흰 마름 풀과 붉은 여뀌
바애니 - 눈부시게 빛나니.
은슌옥척 - 크고 좋은 물고기
딜병 - 질흙으로 구워 만든 술병
명색 - 저물어 가는 빛. 황혼.
쳥흥 - 고상한 흥취. 맑은 흥겨움
빋견는데 - 비스듬히 가로 걸려 있는데
봉황루 - 임금이 계신 궁궐
셔풍딘 - 서풍으로 날아드는 먼지
숑간셕실 - 소나무 숲 사이 돌로 지은 작은 건물
주대 - 줄과 대. 낚시줄과 낚시대.
동뎡 - 중국 호남성에 있는 소상강과 동정 호수
바탕 - 바다. 일터. 어장.
곧다오면 - 낚싯밥이 좋으면. 미끼가 좋으면
만경유리 - 유리같이 잔잔하고 아름다운 바다. 겨울바다
천텹옥산 - 겹겹이 쌓인 구슬같이 아름다운 산. 겨울산
혜여본고 - 생각해 보았던고
자자뎓다 - 자욱하게 서려 있다.
아압디 - 거위와 오리가 모여 사는 못
초목참 - 초목까지도 부끄러움을 당한 치욕
단애취벽 - 단풍든 낭떠러지와 푸른 절벽
화병 - 그림 병풍.
파랑셩 - 파도 소리
딘휜 - 세속의 시끄러움
챵쥬오도 - 강호에서 우리들이 즐겨하는일
손 고븐 제 - 손꼽아가며 날을 보낼 적에
연식 - 편히 쉼
블근 곳 - 쌓인 눈이 석양 놀에 반사되어 붉게 보이는 것
셜월 - 눈 내린 밤에 비치는 달
숑창 - 소나무가 서 있는 창문.
비겨 잇쟈 - 비스듬히 앉아 있자꾸나.


***감상을 위하여***

1.어부사시사는 작자가 65세에 전남 보길도에 은거하면서 가어옹(假漁翁)의 풍류를 노래한 것으로, 춘하추동 사계절을 각각10수씩 읊은 40수의 연시조이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는 '어부가'의 전통을 이은 것으로, 원래 '어부가'란 고려 말부터 있었다. 원래 고기잡이에 소용되는 민요였으나. 어부 노릇을 흉내내면서 흥취를 즐긴다는 가어옹의 노래로 뜻이 바뀌어 상층 시가의 한 갈래가 되었다. 여기서의 어부는 조정 관원과는 다른 탈속한 인물로 간주되는 것이 특징이다.
2. 윤선도는 이 작품에서 어부의 사계절을 소재로 하여 자연에서 한적하게 노니는 흥취를 노래하였으며, 전래하는 '어부가'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다채로운 표현과 독창적인 언어 구사로 새로운 경지를 마련하였다

***해석의 지평***

1. 「어부사시사」의 내용을 '어부가'의 전통과 관련하여 이해해 보자.
「어부사시사」가 지니는 ';어부가'의 성격을 생각해 본다.
「어부사시사」는 '어부가'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탈속한 인물이 어부노릇을 흉내내면서 흥취를 즐긴다는 주된 성향을 내포하고 있으며, '어부가'의 기본설정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는 작자 자신이 훌륭한 시인으로서 독창적이고 세련된 언어 구사와 다채로운 표현으로 새로운 경지의 연시조를 창작하였다. 이러한 '어부가'의 전통은 그 뒤에도 사림파나 유배객에 의해 이어졌지만 창작의 폭이 좁고 창조성이 떨어져서 점차 쇠퇴하였다.
2. 「어부사시사」에서 작자가 지향하는 세계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자.
작자가 현실 세계에서 관심을 돌려 자연에 은거했다는 점을 고려한다.
윤선도는 이 작품에서 현실을 벗어난 탈속의 경지를 묘사하였다. 그는 강호에서 노니는 흥취를 존중하여 그 정서를 세련되게 표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현실을 초월한 이상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감상의 심화***

1. 윤선도의 시조가 지니는 주제와 표현상의 특징을 살펴보자
윤선도가 자연을 노래하는 방식을 생각해 본다.
윤선도는 시조 작품에서 자신의 사상이나 어떤 주제의식을 드러내기보다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풍류나 흥취 자체를 표현하였다. 즉, 어떤 목적 의식 없이 자연의 미 자체를 추구하였으며 순 우리말을 사용하여 독창적이고 참신한 표현을 하였다.
2. 윤선도의 문학이 지니는 국문학상의 의의를 생각해 보자.
윤선도는 정철, 박인로와 함께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윤선도는 조선초기의 강호시가의 전통을 이어받아 자연을 제재로 한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도학적인 관념이나 목적의식을 지양하고 자연에서 얻을수 있는 흥취와 풍류를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하여 시조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특히 실생활에 근거한 풍부한 상상력과 참신한 표현으로 시조 작품에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십분 활용한 점이 높이 평가되는 시인이다.
3. 강호 시가의 전통과 관련하여 윤선도의 시조들을 이해해 보자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자연관을 생각해 본다.
조선 새대의 사대부들은 자연과 정치가 조화를 이루는 태평성대를 희구하였으나 그런 조화로운 모습은 조선 초기의 맹사성이나 황희의 시조에서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조선 초기에 비교적 안정된 정치생활을 누렸던 두 사람은 자신들의 정치 생활과 자연에서의 생활이 아무런 무리 없이 조화될 수 있었지만, 그러한 안정기의 조화가 깨어지면서 점차 강호 자연은 현실에서의 불만을 해소하거나 숨어 지내는 곳으로 인식되었다. 실제로 현실 정치에서 자신의 사상을 실현시키지 못한 많은 사대부들이 강호에 은거하여 지냈고, 이들의 문학 작품에서 강호 자연은 세속에서 벗어난 공간으로 그려졌다. 윤선도의 많은 시조들도 그러한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는데, 윤선도는 강호에서 노니는 흥취를 자랑하는 사대부 시조의 가장 세련된 경지를 보여 주고 있다. 그는 남인 강경파로서 정치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거듭해서 귀양살이를 하는 수난을 겪어야 했으므로, 관심을 현실에서 강호로 돌려 풍요로운 전원 생활을 하며 75수의 시조를 남겼다. 특히 그는 자연의 흥취를 강조하여 매우 세련된 경지를 개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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