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
길은 더욱 아득해지고 숲은 늑대의 시선처럼 서서히 짙어진다.
삼켜지기 전의 세상은 아직 다정하다.
붉은 망토는 몸을 두르지만 한 겹의 천으로 어둠을 막을 수 없다.
삼켜진다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둠의 내부로 깊이 들어가는 일이다.
배 속은 알지 못했던 밤이었다.
빛 한 점 닿지 않는 곳에서 두려움이 뼈를 세우고 일어섰다.
시간은 멈춘 듯 늘어지고 침묵은 점점 두꺼워진다.
오래 잠들던 것을 깨우며 운명을 가르는 도끼날이 내리쳐진다.
갈라진 틈 사이로 구원이 오고 생명을 되찾았다.
돌아온 빨간 모자 소녀는 이전의 존재가 아니다.
숲을 통과하며 세상의 늑대를 통해 분별하는 눈을 얻었다.
비둘기같이 순결하고 뱀같이 지혜롭지 않으면 넘어질 뿐이다.
샤를 페로 '빨간 모자' 줄거리 (1697)
시골 마을에 예쁜 소녀가 살고 있다. 어머니와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할머니가 소녀에게 빨간 모자를 만들어 주었는데, 잘 어울려서 “빨간 모자”라고 불렀다. 어머니가 케이크와 버터 단지를 병든 할머니에게 가져다주라고 시킨다. 숲에서 늑대를 만난다. 늑대는 소녀를 먹고 싶지만, 나무꾼들이 가까이 있어 참는다. 늑대가 친절하게 말을 걸고, 소녀는 순진하게 대답한다. 늑대는 할머니 집으로 먼저 가서 할머니를 먹어치우고, 소녀를 기다린다. 소녀가 도착하자 늑대는 할머니 행세를 하며 침대에 누워 있다. ( “할머니, 귀가 왜 이렇게 커요?” ) 소녀가 침대에 올라가자 늑대가 그녀를 먹어치운다. - 매력적인 숙녀들은 낯선 남자의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부드럽고 점잖고 달콤한 늑대들이 위험하다.
그림 형제(Jacob & Wilhelm Grimm) '빨간 모자' 줄거리(1812)
사랑받는 소녀가 할머니에게 붉은 벨벳 모자를 선물받아 “빨간 모자”라 불린다. 어머니가 병든 할머니에게 케이크와 포도주를 가져가라고 시키며, “길에서 벗어나지 말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고 당부한다. 숲에서 늑대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 늑대는 소녀를 유혹해 꽃을 따게 하고, 먼저 할머니 집으로 가서 할머니를 먹어치운 뒤 소녀까지 삼킨다. 배불러 잠든 늑대를 사냥꾼이 발견해 배를 가르고 소녀와 할머니를 구한다.늑대 배 속에 돌을 채우고 꿰매 깨어난 늑대가 무거워 쓰러져 죽는다. - 추가 에피소드/ 소녀가 다시 할머니 집에 가는 길에 또 다른 늑대를 만나지만, 이번엔 길을 벗어나지 않고 할머니와 함께 늑대를 유인해 소시지 삶은 물이 담긴 통에 빠뜨려 익사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