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사님 질문 있어요]
기독교는 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나요?
Q"최근 황우석 교수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 기독교계가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난치병 치료를 위해서 유익하다고 하는데, 왜 반대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반대한다면 기독교는 난치병 환자들을 외면해야 하는지, 또, 그렇다면 의학의 발전을 기독교가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알려주세요"
A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면서, ‘줄기세포’, ‘세포복제’, ‘배아복제’, ‘핵이식’ 이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들을 주변에서 많이 듣게 되지요? 전공자가 아니고서야 이런 단어들의 개념이나 연구 성과, 개발 단계를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예요. 과학시간에 배우는 세포분열 단계만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 연구가 정확하게 어떤 것이며, 그 결과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전 세계가 주목하는 놀라운 연구업적’이라는 내용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그리고 일부 언론은 마치 종교계, 특히 기독교계가 세포복제를 통한 난치병 치료를 저지하고 있는 듯이 보도하고 있지요. 하지만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전 세계의 모든 세포복제 관련 연구학자들은 자신의 종교를 떠나 인간존중과 생명윤리의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있어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한 이후 어느 순간부터, 어떤 상태에 있을 때까지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인간의 생식능력을 어디까지 과학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과학기술의 차원을 넘어 도덕적 문제까지 고려해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럼 이쯤에서 우리도 배아줄기세포가 무엇인지, 인간의 생명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봐야겠죠? 우선, 배아줄기세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아’가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음… 아빠의 정자와 엄마의 난자가 만나서 수정란이 되는 것은 학교에서 배워서 알고 있죠? 엄마 몸속에서 이루어지는 이 만남으로 만들어진 수정란은 처음에는 하나의 세포였다가 자궁벽에 자리를 잡고 분열되기 시작해요. 이 세포분열을 시작하는 시기가 수정 후 2주 정도이고, 이 시기를 배아라고 하죠. 일단 세포분열이 시작되면 처음에는 2개, 4개, 8개… 이렇게 나누어지는 듯하다가 다시 6주 만에 사람의 형체를 갖춘 태아가 되는 거죠. 놀라운 것은 수정란과 배아기의 세포 안에 사람 몸의 각 부분을 만들어내는 정보와 에너지가 모두 들어있다는 거예요. 이 분화되기 전의 세포는 아직 어떤 세포로 분화될지 소속이 정해지지 않아서 어떤 세포라도 될 수 있는 만능세포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줄기세포’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만약 이 줄기세포의 성장비밀을 알아내어 성장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면 현대의학기술로는 고치기 어려운 난치병들을 고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거죠. 신문과 TV에서는 마치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룬 듯 보도하고 있지만 사실 현재의 기술로 알 수 있는 것은 사람의 난자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고, 이 줄기세포를 다른 세포로 분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리라는 추측 뿐이예요. 어떻게 줄기세포가 다른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사람의 난자를 얻는 것, 난자에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식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한 과정으로 현재는 242개의 난자를 이용한 뒤에야 1개의 줄기세포를 얻어냈다고 해요.), 원하는 세포로만 분열시키는 것 등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있는 거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줄기세포를 얻기 위한 과정이에요. 배아줄기세포를 얻기 위해서는 수정된 지 14일이 채 안된 세포가 필요한데, 그것은 주로 병원에서 인공수정을 시도하다 남은 수정란이나 낙태한 태아를 냉동보관한 뒤 연구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여기서 꼭 지적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을 언제부터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의 문제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지난번 ‘낙태’에 대한 질문에서 설명한 적이 있죠. 성경은 이미 잉태가 되는 그 순간에, 혹은 그 이전에 뱃속의 아이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말하고 있어요.(시 139:13, 눅 1:41;44, 창 25:21-13) 잉태가 되는 순간부터 사람이라면 아직 엄마 뱃속에 있어 몸의 기관들이 다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고 해도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창 1:26) 영적 존재임은 당연한 사실일 거예요.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그 모양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혼의 존재는 무시한 채 세포덩어리로만 보겠다고 말하는 거죠. 신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다소 어려운 설명에 서서히 지쳐가는 건 아니겠죠? ^^* 지금까지 설명의 핵심은 결국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아직 수많은 가설과 추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연구에 쓰이는 배아는 수정된 이후의 세포, 즉 엄연히 영혼과 생명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이에요.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확연해지죠. 아무리 난치병 치료가 인류의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해도 병을 치료하기 위해 또 다른 생명을 죽여야 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죠. 말하자면 장기이식을 해야 살 수 있는 환자를 위해 힘없는 다른 사람을 죽여 장기를 얻는 것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예요. 최근 황우석 교수팀이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여기에 성인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줄기세포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요. 이는 인간복제와 관련된 문제로 역시 생명윤리에 어긋나는 일이에요. 아무리 환자의 체세포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생명탄생의 과정을 그대로 밟아 만들어진 배아이고, 이 복제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면 그대로 아기로 태어날 수 있거든요. 실제로 이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복제양 ‘돌리’예요. 복제양 돌리가 복제기술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양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죠. 그런데 문제는 복제기술로 얻어진 배아는 마치 누군가의 소유물인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거예요. 세포를 제공한 사람, 기술을 제공한 사람, 자본을 제공한 사람 등이 자신의 소유임을 주장할 수 있는 상황들은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어요. 앞서 말했듯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의 과학자들 역시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아무도 생명윤리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아무 문제가 없으리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위험과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금지하지 못하는 것은 난치병 치료를 통한 인류구원이라는 왜곡된 욕망,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적 가치 때문이죠. 물론 난치병 치료는 매우 값지고 귀중한 일이예요. 하지만 배아줄기세포만이 난치병 치료의 유일한 해답은 아닌 것이죠. 실제로 성체줄기세포, 즉 성인의 몸 속에 있는 줄기세포를 통한 치료도 연구 중에 있는데요, 현재 골수 속의 세포 중 일부가 혈구세포뿐 아니라 근육·혈관·연골·신경세포 등으로 분화될 수 있음을 이용해 신경세포가 손상된 환자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어요. 탯줄과 혈액에서도 채취할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실험이 심장, 혈액질환 등에서도 잇따라 실시되면서 오히려 배아줄기세포보다 부작용도 적고 성공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되기도 해요. 결국은 한번에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경제적 효용가치도 크다고 보이는 배아줄기세포에 무조건적으로 찬사를 보내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사람들의 의식의 문제인 거죠. 의학은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몸의 신비를 더 잘 이해하고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도구예요. 의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도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허락하신 지혜와 자유를 통해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다른 모든 학문분야들이 그렇듯 의학 역시도 올바른 가치관 안에서 발전될 때에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어요. 기독교는 난치병 환자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좋은 방법으로 육체와 영혼을 함께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예요. 진정 사람을 살리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창조의 질서를 바르게 이해하고, 하나님이 만드신 인간의 존재를 인정하는 일로부터 시작되는 거니까요. ^^*
글/ 박현동 목사 (의정부 십대지기선교회 대표, 기독청소년 또래상담실 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