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세상과 우주를 꿈꾸던 시인, 강태열
성성한 백발에 빠져 있는 앞니
여윈 팔다리와 그 위를 덮은 검버섯
하지만 그의 눈빛은 감히 똑바로 쳐다보기가 송구할 만큼 형형했다
세상을 향한 주사의 달인이었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 개업을 도았던
시인은 술로 육체 쇠락이 정신까지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을
생전에 보였주었다.
동국대 철확과, 사상계 등단, 이천여 편의 시를 썼던, 단 한 권이 마지막 유고였던
박인환, 김수영 문우들과 밤새 술을 붙잡던
시인은 생전 한 기자한테 말했다. "술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주가 보인다" 라고
오래 전 인천 부평 연립 지하에 소주를 한아름 들고 찾아가자 반겨주던
그 시인은
지금도 천국에서 술을 자시고 계실까, 고독하게, 아니면 우주와 소통하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면 취기 속에서
우주와 교신하는 강태열 선생님과 소주 한잔이 간절하다
시인의 시 삶과 술은 눈물이 아니라 피였다. 혼탁한 시대를 향한 분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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