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꽃
정말옥
4월의 오후
나이롱 천처럼 얇은 햇살
아래
사과나무 숲길 사이로
허밍하며 걸으면
꽃송이들 하르르 옷을
벗어
비단길을 만든다
잎사귀와 꽃잎이 입을
맞추어
햇살 같은 합창을 한다
손을 내밀면 제 몸을
뿌려가며
파도처럼 내 가까이
모여든다
꽃의 얼굴, 잎의 숨결이
내 품에 찰싹 와 안긴다
미풍이 옷깃을 스쳐 잡으며
속삭인다
꿀처럼 달콤한 향기
퍼진다
내 몸을 감싸 안는다
나는 어느새 꽃덩이가
되어
꽃향기에 취한다
4월의 오후
사과밭에서
해넘이 얼굴빛 잊고
위스키에 취한 듯 마음
넘어진다
사과꽃에 몸이 녹아 내린다
시간도 함께 녹아
내려 앉는다
꽃 중의 꽃 사과꽃 가운데를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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