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문학 58집 원고
개꿈
김종헌
개 모임에 갔습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금뱃지를 단 푸른 개와 붉은 개들이 진흙탕에서 쌈박질만 하더니 어쩌다 하는 일이 죽 쒀서 부자 개들이나 좋은 일 시키고 있습디다
개꼬리 삼 년 묵어도 소꼬리 되지 못 된다고 서로가 개만도 못하다고 목청 높이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듯 지나가던 개도 웃을 개풀 뜯는 소리를 하고 있습디다
강아지도 제집 문 앞에서 한 수 접어준다는데 배고픈 강아지들 젖 달라는 소리를 지나가는 개 짖는 소리로나 듣고 도둑 들려면 개도 안 짖고 맨날 닭 쫓던 개 지붕이나 쳐다보는 일만 생깁디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달 보고 짖는 개 흉내 내고 살아왔더니 개밥에 도토리라고 업신여김만 당하고 끝내 토끼 사냥 끝난 후 솥에 들어가 삶기는 개가 되었습니다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고 자꾸 개만도 못하게 대하면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지만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가 될 수 있다고 기른 개한테 물리는 수도 있다고 뜨거운 솥 안에서 소리소리 지르다 멍멍 개 짖는 소리에 퍼뜩 깼습니다
노루잠에 개꿈이었습니다
2002 문학마을 등단/ 시집 ‘아직도 끄적거리는 중입니다만’외 3권
강원문협 자문위원. 설악문우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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