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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土] 소설 읽기

리스본행 야간열차 세미나 후기

작성자양념짱|작성시간18.01.04|조회수297 목록 댓글 0

책속의 책 아마데우 이나시오 드 알메이다 프라두언어의 연금술사

이 책의 서문을 읽은 사람은 그레고리우스가 저자를 찾아 포르투갈로 떠나듯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생각에 일치했다.

p27 “우리는 많은 경험 가운데 기껏해야 하나만 이야기한다. 그것조차도 우연히 이야기할 뿐, 그 경험이 지닌 세심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침묵하고 있는 경험 가운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형태와 색채와 멜로디를 주는 경험들은 숨어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가 우리가 영혼의 고고학자가 되어 이 보물로 눈을 돌린다면, 이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게 된다. 관찰의 대상은 그 자리에 서 있지 않고, 말은 경험한 것에서 미끄러져 결국 종이 위에는 모순만 가득하게 남는다. 나는 이것을 극복해야 할 단점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혼란스러움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익숙하면서도 수수께기 같은 경험들을 이해하기 위한 왕도라고 생각한다. 이 말이 이상하고 묘하게 들린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야 깨어 있다는 느낌, 정말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경험은 어떻게 되는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같은 것을 경험하거나 같은 결과를 얻었어도 개별의 느낌과 경험의 크기는 다르다. 뒤쪽의 작가와의 대담에서 작가는 우리는 직접 경험하지 못한 것을 판타지로 간직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인간의 불행은 대개 감정과 판타지를 언어로 잘 다루지 못하거나 그것들을 말로 표현할 용기를 갖지 못해서 온다고 한다. 그래서 떠남과 이탈에 대한 판타지의 가치를 폄하하지 않고 소망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그레고리우스의 여행이 작가의 판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르톨로메우 신부의 말에 의하면 푸라두는 각성하는 힘이 날뛰며 화산처럼 폭발하고 묘안들이 섬광처럼 반짝이는 학생으로 누구에게라도 도전할 준비가 되어있는 아이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의사가 되었고, 의도치 않게 인간백정이라고 불리는 비밀경찰 멩지스의 목숨을 살린다. 이 일로 괴로워했고 체제저항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여자 에스테파니아를 피신시키기 위해 국경을 넘었을 때 그는 그녀를 통해 다른 삶을 살고자 했다.

 

우리는 주변의 모든 것으로부터 제한 받는다. 사람들 뿐 만아니라 제도, 자신이 만든 인식으로 부터도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 모든 것을 갖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그 속에는 억압이 존재한다. 프라두가 정리한 한마디. “타인은 너의 법정이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프라두에게 멩지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까? 하는 문제에 대해 모두가 동일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 말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의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를 죽게 내버려두는 냉혹한 행위는 내가 나 자신에게서 낯설어짐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를 만든 내부의 중력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이런 결론 밖에 허용하지 않는다 라는 글은 우리 행동의 매커니즘을 잘 설명하고 있다.

프라두가 멩지스의 목숨을 살리고, 에스테파니아를 탈출시킨 것과 관련하여 바르톨로메우 신부에게 한사람 대 여러 사람의 목숨, 이런 식으로 계산 할 수는 없지 않나요? 라며 질문한다. 비밀경찰 수뇌부인 멩지스가 죽었다고 체제가 붕괴되지 않고 그를 대신하는 제2, 3의 멩지스가 나온다는 것에 동의 했다. 그러나 조직의 안전을 위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에스테파니아를 죽이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조직이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를 제시해 본다.

프라두와의 여행을 거절한 에스테파니아의 이유는 그가 너무 허기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허기졌다란 표현은 어떤 의미인가? 그동안 프라두는 등이 굽은 채 판결을 내리는 아버지와 야심만만한 어머니의 부드러운 독재와 평생 숨이 막히도록 고마움을 표시하는 동생으로부터 억압받는 삶을 살아왔다. 자신의 머리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는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똑똑한 에스테파니아는 프라두가 억압된 분노를 향한 여행에 동행하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체국에서 근무하면서 놀라운 기억력으로 라틴어를 배우고 체제저항운동을 한 그녀는 재킷 안에 속이 환히 비치는 블라우스를 작업복으로 입고 있다가 벗어던질 수 있는 여자였다. 푸라두가 약국을 차려줄 정도로 친한 친구 조르지의 여자로 이성의 감정을 억제했던 여자인 에스테파니아는 자신의 삶을 사랑한 똑똑한 사람이었다는 것에 동의했다.

 

프라두가 쓴 글에서 나오는 많은 물음과 생각들이 두꺼운 책의 마지막까지 우리의 눈을 끌고간다. 계속적으로 내 눈을 끌고 갔던 문장들이 이글을 읽은 사람을 이 책으로 이끌기를 바라면서 몇 개 쓴다.

p292 실망이라는 향유. 실망은 불행이라고 간주되지만, 이는 분별없는 선입견일 뿐이다. 실망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무엇을 기대하고 원했는지 어떻게 발견할 수 있으랴? 또한 이런 발견 없이 자기 인식의 근본을 어떻게 알 수 있으랴? 그러니 실망이 없이 자기 자신에 대한 명확함을 어떻게 얻을 수 있으랴?

p417 외로움이라고 말하는 그게 도대체 뭐지?

p418 신뢰에서 오는 협박

p419 인내라는 위험한 덕목...잘못을 저지르는 기괴한 방식일 뿐.....

p419 영혼의 파도가 우리보다 강하고 그 파도를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데, 칭찬과 비난이 존재하는 이유는? 왜 단순히 운이 좋았다거나 나빴다고 말하지 않는가? 이 파도는 우리보다 강하다. 그것도 언제나.

p565 기억은 과거를 고르고, 조절하고, 수정하고 속일 것이다. 기억 말고는 다른 근거가 없으므로, 누락과 비틀기와 거짓을 나중에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이 소름 끼쳤다.

 

글을 읽다보면 정말 단어에 느낌이 그런지 포루투갈어와 라틴어를 소리내어 읽게 된다. 그리고 내 생활을 구속하고 방향을 정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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