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 열매술
군을 제대하고 꿀맛 같은 휴식기를 고향에서 모내기로 보내고, 서울로 상경하여 직장생활을 하던 어느날
멀리 안동에서 공무원을 하던 대학친구가 우리집을 방문했다....... 저는 아껴두었던 오래된 잣방울술을
꺼내 놓았습니다.... 사실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담금주를 담아 놓으면 잊어먹고 지낼때가 많습니다....
그날 꺼내 놓았던 잣방울술도 몇년전 봄에 강화에서 잣나무 꼭대기에 올라가서 제법 많이 따다가 동행한
지기들에게 주고 남은 잣방울 열매를 집에 가져와 술로 담아 놓았던 술입니다....
그러니 제가 중간에 맛을 보았겠습니까? 그냥 잊어버려 세월이 지난 것이지요......
친구에게 술을 줄려고 담금주 병뚜껑을 여는 순간 저는 그향에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그 조그만 월셋방에
잣향이 가득 펴졌던 것입니다...... 술을 몰랐던 저도 그 향만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첫잔을 친구에게 따라주었는데 그 친구는 건배도 않고 그냥 마셔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한잔을 따라 마셨는데 그 맛은 정말 형언할 수가 없는 난생처음 맛본 술이었습니다......
담금주 한병을 둘이서 다 마시고는 밤새 이야기를 하다가 골아 떨어졌는데 해가 중천이 된 아침
이었습니다...... 정말 꿈같은 밤이었습니다....
해마다 저는 봄(5월15일경)만 되면 설익은 잣방울을 따서 술을 담습니다.......
잣방울 술은 최소 3년이상을 방울과 함께 담아놓아야 그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는 명주가 됩니다...
10년 이상이 되면 제일 좋은 잣방울 술이 됩니다.......
10년 이상이 되면 담금주병에 잣 송진이 유리가에 달라 붙어 안에 있는 내용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잣의 송진냄새는 사라지고 향은 남아 그 맛이 정말 오묘합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이런 명주를 모릅니다.......
제가 세상에 공개한들 담아서 먹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솔방울은 잘도 담금주로 담아서 마십니다...
그러나 잣방울주는 세상에 몇몇 사람만이 그 맛과 향의 값어치를 알아줍니다.........^^
15년생 이상된 잣나무들(조림림)
울창한 잣나무 숲
잣방울(열매) 잣 잎새(횡단면을 잘라보면 삼각형임)
까기전 잣.... 깐 잣
올해 담은 잣방울(열매)술............
오래된 잣방울(열매)주......
감사합니다....
항상 안산하시길..................^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