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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이야기

작성자이기철|작성시간20.12.18|조회수117 목록 댓글 3

오늘 아프리카 케냐 관련 일을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 듣게 되어 말하고 싶어졌다.

 

나는 12월동안 지난번에 잠시 돈벌이라고 소개한 케냐 초 중 고교 학교에 먹는물 공급용 지하수 시설 설치와 화장실 설치 사업에 대한 기술심사를 나를 포함 4명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는데 그곳 공무원들이 20일부터 성탄절 휴가를 하기 때문에 그전에 거의 매일 같이 케냐 교육부, 수자원부, 보건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OXFAM, UNICEF, World VIsion 등 NGO 사람들과 하루에 2~3회의 화상회의를 하면서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위한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오늘은 케냐 북동부 WAJIR county 교육부 담당자와 COXFAM NGO 담당자와의 회의중에 OXFAM 담당자인 슈크리라는 이름의 케냐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한국 전문가팀이 전부 크게 놀랐고 그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해보고자 한다.

 

회의 도중 슈크리는 꺼이꺼이 심하게 울어 잠시 회의가 중단되었다. 자기나라의 현실이 너무 한심하고 자기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 설득하는게 너무 힘이 들고 또한 멀리 한국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하는 것이 챙피하고 감정이 너무 복바쳐서 한참을 울게 되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지구 반대편 한국이라는 곳에 게시더라도 제발 케냐 WAJIR지역에 이러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주시고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그의 말로는 한국에서 학교에 화장실을 지어 주더라도 학생들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유럽의 아프리카 지배 시절부터 수 백 년간 조상들과 부모들이 화장실 없는 집에서 노상방뇨를 하면서 살아왔고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어느 집에도 화장실 없이 노상방뇨를 하면서 살고 있으며 그러한 부모를 보면서 어린 애들도 노상방뇨를 따라하며 잘 살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학교에 갔더니 화장실이라는 곳에서 용변을 보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불편한 생활 습관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하천과 지하수가 오염되고 마을에 질병이 많은 것이 노상방뇨 때문이라는 것을 NGO 활동가인 자기와 공무원들은 알고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노상방뇨가 수 백 년간 이어온 자기들의 뿌리 깊은 문화로 알고 있고 왜 화장실을 만들고 그곳에서 용변을 봐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몇 년전 선생님 말을 따라 실제로 한 여학생이 학교 화장실을 쓴 것이 학교와 마을에 소문이 나고 손가락질을 받아 괴로워하다가 거의 정신병자가 되었다고 했다.

 

내가 몇 년전 방문했던 군청 사무실에는 건물 뒤쪽에 땅을 파고 드럼통을 묻은 화장실이 있었고 분명 꽉 차있었는데 공무원들은 그래도 깨어서 화장실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일반 주민들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런 자기나라의 환경을 오늘 처음 화상으로 만나는 한국사람 들에게 말하면서 자기는 너무도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고 창피해서 감정이 복맏쳐 오른다는 것이었다.

 

케냐에는 화장실이 꽉 차더라도 땅에 그대로 묻어버리거나 퍼서 여기 저기에 뿌려 버리고 분뇨를 수거하고 정화하는 처리시스템이 아직은 없는 상태라고 한다.

 

우리는 꺼이꺼이 우는 그를 진정시키고 그래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되도록 부모들도 학교로 초청해서 세미나를 통하여 화장실 사용을 학생들과 부모에게 함께 홍보하고 교육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해 주면서 그래서 이번에 한국에서 화장실도 지어주고 지하수도 파주고 교육도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이라고 다독여 주었다.

 

나는 지금 케냐와 한국간에 화상회의를 하는 이런 세상에 아직까지 저런 믿음으로 살도록 방치한 유럽 사람들에게 정말 화가 났다. 내 생각에는 아직도 아프리카 대부분은 유럽의 여러 국가로부터 실질적 경제, 정치지배 속에서 무늬만 독립국가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경제 지배력까지 침투하고 있다.

뭐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초기까지는 대부분 화장실 없는 집이 대부분 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씁쓸한 얘기를 듣고 조금전 밤 11시가 되어서 회의가 끝났다. 자기들 편한 시간에 회의를 하자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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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학준 | 작성시간 20.12.18 기가 막힌 얘기다..과거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이 새롭게 다가온다.. 케냐 사람들의 자립에 대한 의지를 일깨워 주어야할 텐데..같은 지구인으로서 그 케냐 여인처럼 꺼이꺼이 울고 싶어지네... 글 감사!!
  • 작성자조영태 | 작성시간 20.12.18 며칠 어디 좀 갔다왔더니 기철형이 재미있는 글을 많이 올려놓았구나. 처음 듣는 이야기도 많아. 우리과 교수 한 사람도 작년에 코이카를 통해서 아프리카에 가서 학교 짓는 일을 해주었어. 그리고 우리과의 졸업생 한 사람이 코이카에서 일해. 지금은 가야대학교 교수인데, 강민종. 혹시 아시나?
  • 작성자정진섭 | 작성시간 21.09.12 기가막힌 이야기.. 재미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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