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歌手의 소리 <상가수의 소리>
서정주
질마재 상가수의 노랫소리는 답답하면 열두 발 상무를 젓고, 따분하면 어깨에 고깔을 쓴 중을 세우고, 또 상여 멘 상여머리에 뙤약볕 같은 놋쇠 요령 흔들며, 이승과 저승에 뻗쳤습니다.
그렇지만, 그 소리를 안 하는 어느 아침에 보니까 상가수는 뒷간 똥오줌 항아리에서 똥오줌 거름을 옮겨내고 있었는데요. 왜, 거, 있지 않아, 하늘의 별과 달도, 언제나 잘 비치는 우리네 똥오줌 항아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붕도 앗세 작파해 버린 우리네 그 참 재미있는 똥오줌 항아리, 거길 명경으로 해 망건 밑에 염발질을 열심히 하고 서 있었습니다. 망건 밑으로 흘러내린 머리털들을 망건 속으로 보기 좋게 밀어넣어 올리는 쇠뿔 염발질을 점잔하게 하고 있어요.
명경도 이만큼은 특별나고 기름져서 이승 저승에 두루 무성하던 그 노랫소리는 나온 것 아닐까요?
◘ 어휘 풀이
•명경-매우 맑은 거울
•망건-상투를 튼 사람이 머리카락을 걷어 올려 흘러내리지 아니하도록 머리에 두르는 그물처럼 생긴 물건. 보통 말총, 곱소리 또는 머리카락으로 만든다.
◘작품 해설
서정주의 <상가수의 노래>는 상가수가 노래를 할 때의 신령스런 모습과 평소의 비속하고 평범한 모습이 대조되고 있다. 그런데 전자를 묘사할 때는 고상하면서도 유장한 어조로 표현되고 있는 반면에, 후자를 노래할 때는 비속어를 섞어 가며 재담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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