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전 / 박지원
■요점 정리
•연대 : 조선 영조 32 전후
•작자 : 박지원
•갈래 : 한문 소설, 풍자 소설
•성격 : 풍자적, 비판적
•주제 : 군자(君子)들의 교도(交道)를 비판
■해제
연암 박지원의 한문 소설인 <마장전>은 「방경각외전」에 실려 있는 작품으로 비교적 다른 작품들보다 이른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권세와 명예와 이익에 따라 모였다 헤어지는 이른바 군자(선비)들의 위선적이고 신의 없는 사귐을 풍자, 비판하기 위하여 쓰여진 작품이다. 이 작품의 제목인 <마장전(馬駔傳)>의 ‘마장(馬駔)’은 말 거간꾼이란 말이다. 그리고 송욱, 조탑타, 장덕홍이라는 세 걸인들이 사람 사귐에 대해 논한 것을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면서 당시의 군자라는 선비 계층들의 사귐이 말 거간꾼의 술수와 같다는 것을 풍자하고 있다. <마장전>은 외형적으로 ‘도입부 - 전개부 - 평결부’라는 전(傳)의 기본 형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서술 방식이나 내용에서는 전의 기본 형식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서두는 신의(信義)에 대한 서술자의 견해와 교활한 첩에 대한 간단한 일화가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전개부에서도 전 양식과는 달리 송욱, 조탑타, 장덕홍이란 세 인물들의 교도(交道)에 대한 대화를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줄거리
서두에서는 말 거간꾼과 집 거간꾼, 관중과 소진, 믿음직한 첩, 믿음직한 벗 등이 가식적으로 신의가 있음을 보여 주는 모습과 그들의 교활한 행위를 대조적으로 보여 주며 ‘신의’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전개부에서는 송욱, 조탑타, 장덕홍이란 세 사람들이 광통교 위에서 사귐의 문제를 토론한다. 군자들의 사귐은 세(勢)와 명(名)과 이(利)를 얻기 위한 고도의 사교술이며 기만술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군자의 사귐은 진실된 사귐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조탑타는 ‘나는 차라리 세상에 친구가 없을망정 군자들과 같은 사귐을 하지 않겠다’고 하고는 송욱, 장덕홍과 더불어 갓과 옷을 찢어 버리고 때 묻은 얼굴, 쑥대머리에 새끼줄을 동여매고 노래를 부르며 시장으로 사라졌다. 평결부에는 골계 선생이 사람을 사귈 때에는 틈[間]을 잘 이용하여야 한다고 하며 아첨의 세 가지 방법을 말한다. 그러나 이 또한 신의가 결여된 사귐이다. 결론적으로 ‘군자의 사귐’의 방법으로 관중과 소진이 행했던 권모술수는 말 거간꾼의 교활한 술수와 다르지 않은 것이므로 이에 따르지 말 것을 은근히 제시하며 마무리 짓고 있다.
■ 이해와 감상
조선 후기에 박지원 ( 朴趾源 )이 지은 한문소설. ≪ 연암별집 燕巖別集 ≫ 〈 방경각외전 放 揭 閣外傳 〉 에 실려 있으며, 작자가 20세였던 1756년(영조 32) 전후의 작품으로 추측된다. 이 작품은 송욱(宋旭) · 조탑타(趙 蒻 拖) · 장덕홍(張德弘)이라는 세 걸인의 사귐에 대해 논한 내용을 중심으로 엮은 것이다.
군자란 세(勢)와 명(名)과 이(利)를 추구하면서도 그것을 숨기는 것이다. 군자의 사귀는 태도는 이익을 뒤로 돌리는 척해야 하고, 사귀는 얼굴은 속생각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사귀는 수단은 다음과 같다.
칭찬하려면 먼저 책망하고, 기쁨을 보이려거든 먼저 성을 낼 것이며, 친해지려거든 성긴(소 疏)듯이 하고, 믿게 하려거든 의심하는 척하며, 감동시키려거든 눈물을 흘리는 권술(權術)을 쓰는 것이다. 충의(忠義)란 빈천한 이의 일일 뿐이다. 부귀한 이들에게는 논할 것도 없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 마장전 〉 은 조탑타의 입을 통해 “ 세상에 친구가 없었으면 없었지, 군자의 사귐은 할 수 없다. ”고 말하고 끝맺은 이 글은 군자의 사귐이 행해지지 않는 현실을 역설적으로 풍자한 것이다.
박지원은 〈 방경각외전 〉 자서(自序)에서 “ 붕우의 도리가 오륜(五倫)의 맨 끝에 놓인 것은 소홀히 한 것이거나 낮게 본 것이 아니다. 이것은 마치 오행(五行)에서 토(土)가 사시(四時)의 가운데 위치하는 것과 같다. 부자 · 군신 · 부부 · 장유의 도가 신(信)이 없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떳떳이 해야 할 일을 떳떳이 하지 못할 때에 벗이 이를 바로잡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후군(後軍)이 앞을 통섭하는 것과 같다. 세 광인은 서로 벗이 되어 세상을 피해 떠돌아다녔다. 그러나 그들이 논한 ‘ 헐뜯음과 아첨 ’ 에서 사나이를 보는 것 같아서 이에 〈 마장전 〉 을 쓴다. ” 고 하였다.
이것과 〈 마장전 〉 본문 끝에 넣은 〈 골계선생우정론 滑稽先生友情論 〉 에서 “ 송욱 · 조탑타 · 장덕홍 같은 걸인도 말거간꾼의 술수를 쓰지 않았다. 하물며 군자로서 글 읽은 이야 말할 것이 있겠느냐. ” 고 결론짓는다. 여기서 작자의 저작 의도를 살필 수 있다.
〈 마장전 〉 은 소외되기 쉬운 서울의 하류층 인물인 세 사람을 등장시켜 당시의 ‘ 군자의 사귐 ’ 을 비판하였다. 그리고 이들이 옷과 갓을 찢고 허리에 새끼줄을 매고 거리에서 노래하게 하는 것으로 끝맺음함으로써 그 풍자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 등장인물
이 작품에 등장된 인물은 송욱, 조탑타, 장덕홍 세명이며 모두 천민 출신으로 그 중에서도 하류인 걸인이며, 특유의 개성을 지닌 당시의 실재적 인물이다.
•송욱 : 지식과 이론이 우수한 존재며 은어에 능통한 천재적 인물이고 나이는 30세이다.
•조탑타 : 송욱의 말을 해득하지 못하는 둔한 인물이다. 순진무구한 개성을 가져 끝까지 다른 2인과 함께 행동한다.
•장덕홍 : 송욱의 은어를 재빨리 해득하였고 시문을 인용한 것으로 보아 당시 저속한 무리는 아님을 짐작 할 수 있다. 특히 <광가어시> 라는 어구로 보아 노래를 잘 부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