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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 김태원 시인 -

작성자최성훈|작성시간20.08.31|조회수149 목록 댓글 8

누구세요  - 김태원 -


 망구(望九)의 어머니를 뵈러, 요양원을 찾아 침대 가까이 다

가가 얼굴을 들이밀면, 어머니는 주춤 놀라 움츠리며 빤히 쳐

다보고 묻는다 누구세요


 저예요 저 누군지 모르세요, 귀가 밝은 어미니는 이내 알아

차리고 우리 둘째 아들 목소리네, 하며 활짝 웃는다 웃음이 얼

마나 곱고 맑은지, 나는 번번히 그 웃음에 덜컥 미끄러져 팔이

나 다리를 비끗하곤 한다 눈이 흐려 잘 보이진 않아도 자식

의 목소리만큼은 잊지 않고 기억을 붙들고 놓지 않고 있는 어

머니, 그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누구세요,하며 되묻는다

저예요 어머니 아들, 어머니는 다시금 함박꽃이 된다


 요양원에서의 짧은 시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머니

의 '누구세요'였다가 슬프도록 환한 '미소'였다가를 반복하다

가, 희나리 같은 당신의 두 팔을 뿌리치고 아무것도 내어준 

것 없이 돌아서 나오는 것이 전부다 누구세요, 제 핏줄의 목소

리를 붙들고 놓지 않는 어머니의 모진 기억처럼, 하르르하르

르 벚꽃잎 흩날리며 아프게 사월의 봄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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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탐독하고 있는 김태원 시인님의 시집 '감귤 하나의 저녁' 의 시중 하나인 '누구세요' 라는


시입니다. 김태원 시인은 신탄진 한국타이어에서 일하시고 지금은 은퇴하셨는데, 

 

1999년 전국근로자문화예술대상 시 부문 금상 수상하셨습니다.


저는 우연한 기회에 만나뵙고 시집 한편을 선물로 받았는데, 요즘 푹 빠져 있습니다.


노동자로서 비정규직과 노동자의 비애에 대해 아파하는 시를 쓰시고, 


자연 파괴에 대한 아픔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어머니에 대한 향수인데,


웬지 저희 어머니를 떠오르게 하는 시이어서 올려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요양원에 계시는 건 아니고,


눈이 어두우신것도 아닌데, 웬지 모를 같은 아픔이 있는 것같아서 올려 봤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77세신데, 아직도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계세요. 이제는 얼굴에 주름이 가득,


머리는 흰머리입니다. 낳지도 않은 자식 키우시느라 맘고생, 몸고생 많으셨죠.


이번 주말에는 어머니와 식사 한끼 해야겠습니다.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저도 참 무심한 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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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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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최성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9.01 누가요? 저요?^^
  • 작성자비오는날의수채화 | 작성시간 20.09.02 네~ 미리걱정하는것 같아요~ 아버지, 어머니사랑이 대단해요~
  • 답댓글 작성자최성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9.02 ㅎㅎ 효심이 많다는 칭찬으로 알아들을께요^^
  • 작성자오지랖 | 작성시간 20.09.07 마음이 아픈 대목입니다 .서로 잘 보내셔요.지나면 다 후회로 남더라고요
  • 답댓글 작성자최성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9.07 예 지난주 토요일에 어머니랑 아버지랑 같이 삼겹살 먹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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