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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로 기록된 울산지역 6ㆍ25 한국 전쟁 참전용사는 총 4천 316명이다. 이 중 600여 명만 생존해 있다고 한다. 3천 7백여 명은 운명(運命)을 달리한 것이다. 생존자의 평균 연령이 90대이고 최고령자는 99세다. 생존한 영웅들도 언제 타계할지 모른다. 그들이 타계하면 치열하게 전개됐던 우리 역사의 한 부분도 사라진다. 70여 년 전 20대 청년들과 30~40대 중장년들이 전장에서 겪었던 순간들을 기록해 후세에 남겨야 하는 이유다. 참전자 명예 수당 지급, 보훈 가족 우선 채용은 영웅들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최소한의 요건이다. 이제 그들의 흔적을 울산 역사에 기록해야 할 차례다.
1950년 8월 말 무렵 낙동강 전선의 영천ㆍ포항 국군 방어선은 경북 경주시 안강ㆍ기계 선까지 밀려나 있었다.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국군과 적이 벌이는 전투는 인명 소모전 그 자체였다. 고지에 올려보낸 병사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만큼 전사자가 속출했다. 이런 와중에 손쉽게 인력을 차출할 수 있는 지역은 인접한 경주와 울산뿐이었다. 이들 지역 청ㆍ장년들은 좋게 말해 입영일 뿐 강제징집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멀쩡한 가장이 길거리에서 징집돼 그대로 군사 훈련장에 유치됐고 마을마다 일정 수의 징집 인원이 배당돼 논밭에서 일하던 젊은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한순간에 전투병으로 일선에 배치됐다. 유독 울산ㆍ경주지역에 6ㆍ25 참전자와 전사자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나라 살림이 나아져 요즘은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가 이전보다 좀 나아졌다. 참전 명예 수당도 지급되고 보훈 가족들이 각종 채용에서 가산점을 받기도 한다. 또 유공자 가족들에게 주택이나 금융 대출에서 일정 부분 편의도 제공된다.
하지만 이런 예우는 그들의 헌신에 비하면 한낱 먼지에 불과하다. 나라가 존망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한 영웅들의 희생에 비하면 언급하기조차 부끄러운 일이다.
목숨은 한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다. 이름 모를 전장에서 배고픔을 견디며 적과 싸우다 어느 날 스무 살 청춘을 마감한 우리 전쟁영웅들에겐 이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 미국은 각 지역에 있는 `베테랑 협회`가 참전자들의 전투 기록을 남긴다. 전쟁영웅들이 이 세상을 떠난 뒤 후세들에게 그들의 자랑스러운 흔적을 전하기 위해서다. 울산도 전쟁영웅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생존한 울산 6ㆍ25 전쟁 영웅들이 사라지기 전에 이 일을 서둘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