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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13일, 14일 이틀간 진행한 시민과의 대화에서 “현재 시민들이 겪고 있는 시내버스 이용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선 노선이 폐쇄된 구간에 버스 15대 정도를 구입, 투입해야 하는데 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통과시켜 줄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틀간 5개 구군 지역주민들과 나눈 대화에서 김 당선인이 거의 똑같이 한 말이다. 민선 9대 울산시와 시의회가 마주할 날들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울산시의회 의원 전체 22명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15명이다. 나머지 민주당이 6명, 진보당이 1명 등으로 돼 있다. 시의회 의석 3분의 2 이상을 야당이 차지한 셈이다. 시장이 제시하는 예산안은 물론 행정 직제 개편안까지 거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윤석열 정부 당시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정부의 각종 예산안을 삭감하고 인사 임명에 제동을 걸어 행정부가 고사 상태에 빠졌던 상황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마찬가지로 김 당선인이 취임 후 각종 시책을 추진하려면 우선 사람과 돈이 필요하다. 필요한 직제와 인력을 갖춰야 하고 시책 추진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김 당선인은 시책 추진 1호로 시내버스 운행 개선을 꼽고 있다. 이를 위해 당장 폐쇄된 노선 123번, 126번, 307번의 복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노선을 다시 개편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니 급한 대로 우선 땜빵부터 하겠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은 또 시정 우선순위를 시민 삶의 질 개선에 두겠다고 했다. 저소득층·청년 주거 복지, 의료 복지 확충 등이 범주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선 당연히 관련 전문인력 확보와 직제 구성이 불가피하다. 이 또한 모두 시의회의 동의 절차가 필요한 것들이다.
김 당선인은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시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협치는 어느 한쪽이 일방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강자가 무조건 양보하는 것도 아니며 약자가 무턱대고 요구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조건과 상황을 조율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선 9대 여소야대 국면에서 다수당인 울산시의회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자신들의 의지만 관철하려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또 울산시가 부족한 집행력을 외부에서 지원받으려는 자세를 취하는 건 더욱 안 된다. 지난 민선 5기 당시 야당이었던 통합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자신들의 수적 열세를 보완하기 위해 종종 시민사회단체의 힘을 빌렸었다.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민선 9기 울산시와 시의회에서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