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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소식이 울산에 닿았다. 울산공업고등학교가 교육부의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에 재도전 끝에 최종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아쉽게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 마침내 값진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한자 협(協)을 들여다보면 열 십(十)아래에 힘 력(力)이 셋이나 모여 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러 힘이 한데 모여야 큰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이번 선정은 그 글자의 뜻 그대로, 여럿이 손을 맞잡아 이뤄낸 성과다.
울산공업고등학교 총동창회는 무엇보다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함께 협약을 맺어 주신 울산시청과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마흔아홉 곳의 기업, 여러 관계기관과 지역 대학까지, 모두 예순일곱 기관이 한마음으로 힘을 보태 주셨다. 또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밤낮없이 서류를 다듬고 현장을 발로 뛰며 이 결실을 만들어 주신 학교와 교육청 실무자 한 분 한 분께도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화려한 발표 뒤에는 늘 묵묵히 애쓴 손길이 있는 법이다. 그분들의 땀과 정성이 없었다면 오늘의 기쁜 소식도 없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협약형 특성화고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교육청과 시청, 기업과 대학, 그리고 학교가 한 팀이 되어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인재를 함께 길러내는 학교다. 학생이 학교에서 익힌 기술로 졸업 후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울산에 자리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이어 준다. 배움과 일자리, 그리고 삶의 터전이 하나로 연결되는 셈이다. 학교 혼자 애쓰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한 아이를 어엿한 기술인으로 키운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울산은 오랫동안 쇠와 불의 도시였다. 용광로의 뜨거운 불꽃과 우렁찬 망치 소리가 우리나라 산업을 앞장서 이끌어 왔다. 그러나 시대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 기술이 공장을 움직인다. 울산공고가 ‘AI 스마트 제조 분야 기술인재 양성’을 앞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공지능 수도 울산’이라는 도시의 큰 그림과도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학교는 스마트 전기전자과, 스마트 건설과, 화공 에너지과, 스마트기계과 네 개 학과로 새롭게 바뀐다. 이미 세 학과는 옷을 갈아입었고, 나머지 한 학과도 곧 뒤를 따른다. 내년 친환경 미래형 학교 건물까지 들어서면, 학생들은 한층 좋은 환경에서 미래 기술을 익히게 된다. 새로워진 모습으로 2027년 신입생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 일이 왜 중요한가. 울산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어 새로운 산업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일자리가 생겨도, 그 일을 맡을 청년이 도시를 떠나 버리면 소용이 없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라야 미래가 있다. 울산에서 배우고, 울산에서 일하고, 울산에서 가정을 이루는 젊은이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이 도시의 든든한 뿌리가 된다. 좋은 학교가 좋은 인재를 키우고, 그 인재가 좋은 기업에서 일하며, 다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 선순환의 출발점에 협약형 특성화고가 서 있다. 이번 선정이 그토록 반가운 가장 큰 이유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그 그늘을 자신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물려준다. 울산공고 총동창회가 이 일에 발 벗고 나선 까닭도 이와 같다. 먼저 학교 문을 나선 선배들이, 아직 오지 않은 후배들을 위해 다시 돌아와 힘을 보태는 일이다. 모교를 키우는 것이 곧 우리 도시를 키우는 길이기 때문이다. 동문들은 앞으로도 학생들의 진로와 취업, 현장 경험을 위해 기꺼이 다리를 놓을 것이다. 학교와 동창회,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손잡을 때 그 힘은 몇 배로 커진다.
민선 9기의 새 출범, 교육청의 과감한 결단, 그리고 동창회의 변함없는 정성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행정과 교육, 그리고 동문이라는 세 힘이 협(協)처럼 가지런히 포개진 것이다. 교육부의 45억 원과 울산시·교육청의 지원은 숫자로 적히겠지만, 그 숫자가 끝내 길러내는 것은 한 아이의 따뜻한 미래다. 그 미래가 자라 다시 울산의 내일을 떠받칠 것이다.
울산이 키운 인재가 다시 울산을 키운다. 이 따뜻한 선순환이야말로‘협약’이라는 두 글자에 담긴 참뜻일 것이다. 오늘의 결실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함께 손잡아 주신 모든 기관과, 묵묵히 애써 주신 모든 실무자께 울산공업고등학교 총동창회는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그리고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새로 출발하는 울산공업고등학교의 앞날을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