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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베드로, 야고보, 요한 등 세명의 제자들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올랐다. 그곳에서 예수는 육체의 변형으로 인해 얼굴은 해보다 밝게 빛났고 입은 옷은 밝은 광휘로 휩싸였다. 이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와 담화할 때 제자들은 눈앞의 광경에 압도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 ‘변화 산 사건’에서 제자들은 또 한번 예수의 존재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자각하게 됐다.
구약 성경에서 모세는 ‘율법’을 대표하고, 엘리야는 ‘선지자(예언자)’를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다. 이들이 예수와 함께 서 있다는 것은 율법과 선지자의 모든 예언이 궁극적으로 예수 안에서 성취되고 완성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모세는 1,500년 전 사람이고, 엘리야는 800년 전의 사람인데 이들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것은 초월적 현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게 가능할 일일까 고개를 갸우뚱 할만하다. 하지만 이 땅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만 천국에서는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알면 궁금증은 쉽게 풀린다.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와 나눈 대화의 주제는 바로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당할 십자가 고난과 죽음에 대한 것이었다. 모세와 엘리야는 각자의 사역 과정에서 죽음을 넘어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경험한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예수가 걸어가야 할 십자가의 길이 결코 실패나 좌절이 아니라,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거대한 구속사적 완성임을 확인하고 격려하기 위해 하늘에서 파송된 증인들이었다.
이 장면을 본 제자들은 이 신비한 광경에 넋이 나간 듯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데 베드로가 용기를 내 말했다. "예수님, 저희가 천막 셋을 준비할 테니 쉬엄쉬엄 쉬어가며 담화하세요. 하나는 주님을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해 준비하겠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자신이 말하면서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때마침 밝은 구름이 몰려와 모두를 휘감았다. 그때 하늘에서 우렁찬 음성이 들려왔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그리고 곧 구름이 사라지자 오직 예수만 보였다.
베드로는 산 위의 영광이 너무 황홀하여 그곳에 영원히 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예수는 그 영광의 체험을 뒤로하고 다시 산 아래로 내려왔다. 산 아래 남은 제자들은 간질 환자 아이를 고치지 못하고 군중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예수는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라고 탄식하며 그 아이에게서 귀신을 쫓아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자신의 수난에 대한 예언을 들려줬다. 제자들은 예수의 말을 듣긴 했지만 의미는 알지 못했다.
오늘날 변화산의 사건은 우리에게 중요한 영적 깨달음을 남긴다. 은혜의 산상 체험은 단순히 우리 개인의 기쁨과 도피처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산 위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맛보고 예수의 정체성을 자각했다면 우리는 반드시 산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산 아래에서 펼쳐 지고 있는 파란만장하고 우여곡절이 넘치는 세상의 고통과 죄악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인생 속으로 뛰어 들어가 그들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하늘이 계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변화산의 신비로운 경험은 우리 인간들이 앞으로 당할 십자가의 고난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하늘의 위로이며 확증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성도에게 일상 속 영적인 변화산의 체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은혜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산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웃들을 섬기고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하는 믿음의 여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예수님은 성경을 통해 우리가 깨닫기를 원하신다. "너희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영광의 면류관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주의하라. 자기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자는 부활의 찬란한 아침을 맞이 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