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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에세이

[이창형칼럼]실물경제와 금융시장과의 괴리

작성자광역매일|작성시간26.06.16|조회수37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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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거래 행위가 물물교환에서 화폐수단을 이용한 지불 방식으로 바뀐 이후 한 나라의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는 마치 두 수레바퀴처럼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발전해 왔다. 그만큼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예를 들어 실물경제가 호황국면을 맞게 되면,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업부문의 투자수요와 가계부문의 소비수요를 억제하여 경기가 과열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갖는다. 반면에 경제가 침체국면에 들어서면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기업부문의 투자수요와 가계부문의 소비수요를 진작시켜 경기가 악화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갖는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실물경제의 흐름을 적절하게 하는 것을 금융의 자동조절기능이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금융시장이 실물경제의 흐름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실물경제와 금융경제가 따로 움직이게 되어 위기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금융시장을 규제하거나 통제하려고 할 때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1997년 IMF 위기가 도래하기 직전에 국내경기가 둔화하고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등 국제수지가 악화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OECD 가입을 성사시키기 위해 당시 상승압력을 받고 있던 원/달러환율을 올라가지 못하게 무리하게 붙잡고 있다가 한꺼번에 폭등시키는 우(愚)를 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금리 조정 시기를 놓쳐 경기가 과열되거나, 경기가 침체에 빠진 경우도 이러한 사례에 해당한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실물경제와 금융경제가 서로 잘 보완하면서 효과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향후 경제흐름을 파악하여 대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최근의 실물경제 동향을 살펴보자. 지난 1/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8%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OECD 등 주요 전망기관들은 2026년 경제성장률이 2.5~2.6%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치를 상향 수정하였다. 반면 IMF 등 일부 기관들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및 중동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성장률이 잠재성장률(1.8% 추정)에 근접하는 1.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함으로써 2024년 3월 이후26개월 만에 처음으로 3% 대로 올라섰다. 석유류 가격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및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국제항공료, 해외단체 여행비, 호텔 숙박료 등이 크게 오르면서 물가 오름세를 가속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중동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함으로써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올해 1~5월 중 무역수지 흑자는 1,019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5월 반도체 수출이 371.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9.4% 증가하여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하였다. 반면 5월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감소하였다.

 

이제 실물경제와 대비하여 금융시장 상황을 살펴보자.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다.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외환시장 개장 초 1,441.8원에서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6일 장중 최고 1,561.5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하락하였으나, 여전히 1,500원대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보이는 이유는 자본시장, 특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주식을 매도한 후 회수한 원화자금을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제수지도 흑자를 보이고 있고, 소비자물가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28일에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연 2.5%로 동결하였다. 이번 동결은 2025년 7월 이후 연속 8번째로, 한국은행은 중동 리스크와 미·이란 협상을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실물경제 동향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가계부채 이자 상환 부담, 자영업자 및 영세 중소기업의 줄도산 우려 등이 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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