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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한 번 만들어지면 쉽게 바꿀 수 없다. 지금의 선택이 50년 뒤, 100년 뒤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도시의 모습을 결정한다. 그래서 도시개발은 단순히 땅을 개발하고 건물을 짓는 사업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현재 동구 화정1지구는 토목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화정2지구는 개발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이 어떤 아파트가 들어오고 어떤 상가가 생길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개발은 단순한 택지개발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울산연구원은 ‘도시개발사업의 합리적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도시개발사업에서 공공기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발이익을 도로와 공원 조성에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 꼭 필요한 공공시설과 생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데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화정1·2지구 개발사업은 동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화정1지구와 화정2지구 사이에는 이미 동구청이 자리하고 있다. 걸어서도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동구의 행정 중심 기관이 위치하고 있다. 다시 말해 동구의 행정 중심축은 이미 이곳에 형성되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굳이 동구청을 이전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화정 1·2지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공공기여 사업을 적극 활용해 현재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동부경찰서와 동구 외곽에 자리한 동부소방서를 이 일대로 이전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동구청을 중심으로 경찰과 소방이 함께하는 행정타운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주민들은 한곳에서 행정과 치안, 안전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각 기관 간 협업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재난 대응과 긴급 상황에서 행정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도 더욱 강화된다.
이럴 경우 기존 동부경찰서 부지도 새로운 가능성을 품게 된다.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이 공간을 주민들을 위한 공원과 복합문화시설, 공영주차장, 도서관, 청년과 어르신을 위한 생활 SOC 시설 등으로 재탄생시키면 원도심의 부족한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는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도시개발의 목적은 개발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다. 개발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목표다. 공공기여 역시 사업자의 부담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라봐야 한다.
지금 울산은 여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장기간 지연되는 사업도 적지 않다. 때문에 앞으로의 개발은 속도만큼이나 방향이 중요하다. 화정 1·2지구는 동구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대규모 개발사업이 될 수도 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 행정 기능을 재배치하고 공공시설을 체계적으로 집적할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오기 어렵다.
우리는 지금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아파트만 늘어나는 도시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주민의 편의와 미래 경쟁력까지 함께 담아내는 도시를 만들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화정1·2지구 개발은 단순한 택지 조성을 넘어 동구청을 중심으로 동부경찰서와 동부소방서를 연계한 행정타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야말로 공공기여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리는 길이며, 동구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좋은 도시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미래를 내다보는 상상과 용기 있는 결단이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지금이 바로 그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