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형상과 의미
십자가가 기독교를 가리키는 상징이 된 것은 후대의 일로 생각됩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 이후에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된 후 나중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후 451년 이전에는 '기독교 십자가'('참 십자가'라고도 함)가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예수님 당시에 십자가는 중한 죄수들을 처형하는 형틀이 된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T 자형에 가까웠습니다. 로마 시민권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십자가형은 받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이 참수형으로 순교한 것도 그것 때문일 것입니다.
그 이전에 오랫동안 십자가는 태양을 상징하는 표시였습니다. 예수님 오시기 수천년 전부터 이방인들 중에는 태양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태양을 표시하는 여러 기호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동그라미(원)를 그리는 것인데, 이집트에서는 동그라미 안에서 점을 찍었습니다. 그 기호는 '라'(Ra) 또는 '레'(Re)라고 읽었으며 태양 또는 태양신을 의미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울산, 포항, 경주, 고령 등지에서 발견된 암각화에 보면 동그라미 기호가 나타나는데 태양(신)을 상징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그라미 세 개 또는 다섯 개를 그린 동심원 형태가 많이 나타납니다. 오른쪽과 왼쪽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연결한 것들도 있는데, 이것은 떠오르는 태양과 지는 태양을 상징한 것입니다.
이런 암각화 기호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랴오닝 성 북쪽과 러시아 사카-알리안과 일본에도 나타나며, 심지어 호주에도 나타납니다. 중동 지역과 프랑스, 영국 등에 많이 나타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것은 옛날에 태양신 숭배가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태양신을 많이 숭배한 민족은 수메르인들, 히타이트인들, 페니키아인들, 이집트인들이었으며, 다른 여러 신들과 함께 섬겼습니다. 구약 성경에도 이스라엘 백성이 하늘의 태양과 달과 별들을 섬긴다고 책망하고 있는 구절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이방인들은 여러 우상 신들을 섬기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태양신 숭배도 있었습니다. 로마 제국에도 태양신 숭배가 들어와서 행해졌고, 기독교 복음이 전파되고 난 후에도 이런 이방 풍속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태양신을 숭배하는 절기인 12월 25일을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로 선포하게 된 것이지요.
이러한 태양신 숭배는 그 후에도 계속 존속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 나치의 표시 기호가 십자가를 꺾은 기호인데 이것을 '스와스티카'(Swastika)라 부릅니다. 이 기호 역시 태양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태양을 나타내는 기호는 수십 가지, 어쩌면 수백 가지가 있는데, 앞에서 말한 동그라미, 동심원, 쌍동그라미 외에도, 햇빛이 비취는 모양을 본뜬 십자가 모양(이것도 여려 형태가 있음), 8개의 빛 줄기(8 rayed sun) 등등 아주 많습니다. 일본의 국기도 태양을 본뜬 것이고, 욱일승천기도 햇살이 비취는 모습을 본뜬 것입니다.
그런데 독일 나치들이 스와스티카 문양을 사용한 것은 그들이 곧 아리안족(Aryans)이라는 것을 나타내고자 함이었습니다. 곧, 태양신을 숭배한 수메르-히타이트 후손이라고 생각한 거지요. 2차 세계대전 전에 독일 학자들이 터키에서 히타이트 유적들을 많이 발굴해서 연구한 것도 관련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독일 나치들은 자기 민족이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아리안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려고 한 것입니다.
다른 한편 불교에서는 나치 십자가와 반대방향으로 꺾여진 십자가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이것은 인도판 '스와스티카'라 할 수 있는데, 이것도 태양신 숭배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전 8세기경에 인도로 이주한 아리안들은 사실상 멸망한 히타이트의 후손들이라고 합니다.
히타이트 제국은 주전 1200년경에 멸망했지만, 그 후에도 히타이트 국가가 작게 유지되어 왔었는데 앗수르가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후에 유브라데 강 유역 갈그미스에 위치한 히타이트 국가도 멸망시키고 그 왕을 죽였습니다(주전 717년). 그래서 나라 잃은 히타이트 후손들이 바벨론을 거쳐 인도로 갔다고 하는데(주전 700년경), 이들은 자기를 '아리안'이라고 불렀으며('아리안'이란 말은 여기서 최초로 나타남), 이들이 태양신 숭배를 가져갔습니다.
그러니 여러 다양한 십자가 기호를 가져갔을 것이고, 그 중의 하나가 오늘날 불교의 기호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리안의 이주 후 약 150-200년 후에 네팔에서 석가모니가 일어나서 불교를 세운 게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 '석가'(사카)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수메르-히타이트의 왕조에 속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참고로, 인도로 이주한 아리안들은 그들 나라를 멸망시킨 앗수르 사람들을 몹시도 증오하였는데, 그래서 불교의 신들 중에 '아수라'(Asura)는 싸우기를 좋아하는 아주 악한 신입니다. '아수라'는 '앗수르'에서 온 단어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는 말 가운데 '아수라장'이란 말이 있지요. 전쟁이나 사고로 참혹한 현상이 벌어졌을 때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 '아수라'가 바로 불교의 아주 악한 신 이름이고 이것은 원래 '앗수르'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니 고대 중동의 역사와 인도, 불교와 우리나라가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좀 길어졌습니다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십자가 모양 자체는 기독교적인 것과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사도들은 십자가 형태와 기독교를 연결시키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에 의하면 십자가는 죽음을 의미했고, 저주받은 것을 의미했습니다. 당시 로마인들이 중한 죄수들을 처형할 때 십자가 형틀을 사용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에게 있어서 십자가라고 할 때 중요한 것은 '가로-세로'라는 형태(form)가 아니라 '나무에 달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신명기 21:23에 있는 대로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았음이니라."는 말씀이 결정적으로 중요했습니다. 예수님은 나무에 '달리셨기'(hanged) 때문에 하나님께 저주를 받은 자임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예수 믿는 자들을 이단이라 생각하고 척결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깨달은 것은 예수님은 '자기의 죄' 때문에 달린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하여' 달리셨다는 것입니다(갈 3:13). 바로 우리 죄 때문에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리신 것을 깨닫고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온 세상에 다니며 복음을 전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기독교 복음이며 '십자가'라는 기호가 기독교를 상징하는 것이 된 것은 그로부터 수 세기가 지난 후의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십자가를 생각할 때 그 형태(십자 모양)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형식적으로 십자가만 그려놓고, 의식적으로 십자가 모양만 그린다고 은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대신하여 돌아가신 예수님을 생각하고 믿을 때에 은혜가 되는 것입니다.
참고가 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