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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

[사람과운명]칠십득문왕(七十得文王)

작성자도방장사(慶禹顯)|작성시간20.01.28|조회수201 목록 댓글 0


강태공이 나이 칠십에 주나라 문왕을 얻었다는 뜻으로, 때를 만났다는 말도 되지만, 낚시로 고기는 낙지 않고 출세 길을 열었다는 시비의 의미로도 쓰인다.

七 : 일곱 칠(一/1)
十 : 열 십(十/0)
得 : 얻을 득(彳/8)
文 : 글월 문(文/0)
王 : 임금 왕(王/0)

출전 : 백거이(白居易)의 위상우조(渭上偶釣)


당(唐)나라 때 유명한 풍유시인(諷諭詩人)인 백거이(白居易)의 위상우조(渭上偶釣)에 이 성어가 나오며 그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상우조(渭上偶釣)/백거이(白居易)
(위수가에서 낚시하며)

渭水如鏡色(위수여경색) : 위수의 물은 거울 같아
中有鯉與魴(중유리여방) : 그 속에 잉어와 방어가 산다.

偶持一竿竹(우지일간죽) : 우연히 낚싯대 하나 들고
懸釣在其傍(현조재기방) : 그 강 곁에다 낚시를 놓는다.

微風吹釣絲(미풍취조사) : 바람은 살랑살랑 낚싯줄에 불고
嫋嫋十尺長(뇨뇨십척장) : 열자 긴 낚싯줄은 바람에 하늘거린다.

身雖對魚坐(신수대어좌) : 몸은 비록 고기를 향해 앉았으나
心在無何鄕(심재무하향) : 마음은 무아지경에 놀고 있어라.

昔有白頭人(석유백두인) : 그 옛날에 백발노인 있어
亦釣此渭陽(역조차위양) : 또한 위수의 북쪽에서 낚시하였다.

釣人不釣魚(조인부조어) : 낚시꾼은 고기를 낚지 않았고
七十得文王(칠십득문왕) : 칠십에 문왕을 만났었다.

況我垂釣意(황아수조의) : 하물며 내가 낚시하는 뜻은
人魚亦兼忘(인어역겸망) : 사람도 고기도 다 잊는 것이다.

無機兩不得(무기량부득) : 노리지 않으니 둘 다 잡지 못하고
但弄秋水光(단농추수광) : 다만 가을의 강 빛만 즐기노라.

興盡釣亦罷(흥진조역파) : 흥이 다되면 낚시 마치고
歸來飮我觴(귀내음아상) : 돌아와서 나의 술잔 들이키노라.


⏹ 이하는 강경범의 '강태공이 낚은 것은?' 글이다.

강태공은 주(周)나라 때 사람으로, 원래 이름은 강상(姜尙), 자(字)가 자아(子牙)로, 여상(呂尙), 태공망(太公望), 여망(呂望) 등으로 불린다.

대충 강태공에 얽힌 일화는 이렇다. 주 문왕(文王)이 부친 무왕(武王)의 명에 따라 어질고 현명한 인재(賢者)를 찾아 나섰다.

그러다가 번계(磻溪)에서 말총으로 만든 낚시 줄, 곧은 낚시 바늘에 밑밥도 달지 않고(直鉤無餌), 세월을 낚고 있는 70살의 노인 강태공을 만났다.

이야기를 나눈 후 강태공이 세상사에 달통한 인물임을 알고 등용한다. 강태공은 무왕과 문왕을 보좌하여 주왕(紂王)의 은(殷)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가 패권을 이루게 하였다.

정말 그랬을까? 강태공이 세월을 낚고 있었을까? 이 일화는 아주 먼, 그것도 예수님이 태어나시기도 1000년 전의 일이기에 추측이 무성했을 것이다.

그러나 속세의 명예와 이익(名利)을 끊고 고고하고 한적하게 살아가기를 바랬던 필부범인의 바램이었을까? 강태공의 이야기는 세월을 낚는 은자(隱者)의 상징으로서 굳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동기와 과정이 어찌되었든 주문왕은 결과적으로 강태공이 쳐놓은 구부러지지도 않은 곧은 빈 낚시 바늘에 물렸고, 이 때문에 강태공은 손자를 봤어도 한참 지난 나이에 세상에 나서서 주나라의 공신이 되었고, 역사상에 유명한 군사전략가가 되었던 것이다.

아주 오래 전의 일화이니 우리도 한번 편하게 추측해 보자. 당시는 나라라고 해도 부족국가나 다름없었을 터이고, 과거시험이 당(唐)나라 때 행해졌으니 관원을 뽑는 일도 세습이나 추천을 통해 인재를 구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전제로 한다면, 혹시 강태공은 70이나 되는 나이에 주왕(周王)을 상대로 멋진 쇼를 펼쳤던 것은 아니었을까?

관직에 나가고 싶은, 아니 그것보다 더 큰 개국의 공훈을 세우고 싶은 강태공은 나이 70이 되도록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때 마침 주왕이 인재를 구하러 다닌다는 소식을 접한 강태공은 기막힌 낚시 쇼를 연출했을 것이라고…

이것이 억측만이 아닌 것은 당(唐)나라 때 풍자시(諷刺詩)로 유명한 백거이(白居易)도 '위수에서 우연히 낚시하며(渭上偶釣)'라는 시에서, “낚시하는 사람이 고기는 낚지 않고, 나이 70에 주문왕을 낚았다네(釣人不釣魚, 七十得文王)” 라며 강태공의 이야기에 딴지를 걸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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