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당대의 봄빛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는 뜻으로, 태평스런 세월을 이르는 말이다.
春 : 봄 춘(日/5)
塘 : 못 당(土/10)
春 : 봄 춘(日/5)
色 : 빛 색(色/0)
古 : 예 고(口/2)
今 : 이제 금(人/2)
同 : 한가지 동(口/3)
조선시대의 작자 미상 소설 춘향전(春香傳)만큼 널리 사랑받는 작품도 드물 것이다.
판소리로 불리다가 소설로 되어 이본이 120여 종이나 된다고 하고, 창극이나 신소설 등으로 개작되기도 했다. 현대에도 연극, 영화로 수없이 만들어졌으니 알 만하다.
주인공 성춘향(成春香)과 이몽룡(李夢龍)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와 학정을 일삼는 특권 계급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를 담아 서민들이 더 열광했다.
창덕궁에 있는 춘당대의 봄빛(春塘春色)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古今同)는 멋진 글귀는 이몽룡이 과거를 볼 때 나온 시제였다.
시절이 태평스럽고 무사함을 뜻하는 말로 태평연월(太平煙月)이나 만리동풍(萬里同風)과 같다. 이르는 곳마다 같은 바람이 분다는 말은 먼 곳까지 통일되어 풍속이 같아지니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을 수밖에 없다.
옛날 학동들이 익히던 오언(五言) 대구모음 추구(推句)에도 뜻이 통하는 구절이 있다.
人心朝夕變, 山色古今同.
사람의 마음은 아침과 저녁으로 변하나, 산의 색깔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내용은 어떠하든 이몽룡의 응시 모습을 보자. 글로는 이백(李白)이요, 글씨는 왕희지(王羲之)라 조맹부(趙孟頫)체를 받아 일필휘지하니 자자(字字)이 비점(批點)이요, 구구(句句)이 관주(貫珠) 받아 용사비등(龍蛇飛騰)하고 평사낙안(平沙落雁)이라.
장원급제(壯元及第)는 당연했다. 이후 암행어사로 가는 곳이 남원(南原)이라 춘향을 괴롭히는 변사또를 벌하는 부분이 하이라이트였다.
춘향과 사랑을 나누다 1년 만에 응시하여 수석을 하고, 그리고 연고지에 발령 받는다는 것은 당시의 상피제(相避制)를 무시한 어림없는 일이었지만 소설의 극적효과를 위한 것이니 이해할 만하다.
과거를 치르는 춘당대의 시제는 태평세월을 노래하는 것이었어도 남원에 이몽룡 부친의 후임으로 왔던 변학도(卞學道)가 춘향에게 가한 횡포는 이와는 멀다.
이몽룡 어사가 와서 읊은 시는 당시의 학정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金樽美酒千人血
아름다운 동이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뭇사람의 피요,
玉盤佳肴萬姓膏
옥쟁반의 맛있는 안주는 만 백성의 기름이다.
피와 기름을 강제하지 않더라도 어쩔 수없이 바치게 되는 사람이 많으면 좋은 세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