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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운명]통고금지변(通古今之變)

작성자도방장사(慶禹顯)|작성시간20.01.31|조회수48 목록 댓글 0


옛날과 지금의 변화를 통찰한다는 뜻으로, 고금의 변화를 정확하게 살펴야 역사를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다든 말이다.

通 : 통할 통(辶/7)
古 : 옛 고(口/2)
今 : 이제 금(人/2)
之 : 어조사 지(丿/3)
變 : 변할 변(言/16)

출전 : 사마천(司馬遷)의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


이 성어는 사마천(司馬遷)이 무고(巫蠱)의 난에 연루되어 형살(刑殺)될 위기에 처해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 임소경(任少卿)의 서신에 대해 쓴 답신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예전에 부귀하면서도 이름이 마멸된 인물이 이루 다 기록할 수 없이 많았지만 오로지 뜻이 크고 기개 있는 비상한 인물들은 칭송을 받았습니다.
古者富貴而名摩滅, 不可勝記, 唯倜儻非常之人稱焉。

문왕(文王; 서백 창)은 구금된 뒤에 주역(周易)을 연역했고, 공자(孔子)는 곤경에 빠지셨을 때 춘추(春秋)를 지었습니다.
蓋文王拘而演周易; 仲尼厄而作春秋。

굴원(屈原)은 추방되어 이소(離騷)를 지었고, 좌구명은 눈이 먼 후에 국어를 편찬했으며, 손빈은 다리가 잘린 뒤에 병법을 논했고, 여불위가 촉으로 쫓겨난 뒤에 여람(여씨춘추)이 세상에 전해졌습니다.
屈原放逐, 乃賦離騷;
左丘失明, 厥有國語;
孫子臏腳, 兵法脩列;
不韋遷蜀, 世傳呂覽。

한비자(韓非子)는 진(秦)나라에 잡히고서 세난(說難), 고분(孤憤)을, 시경(詩經)의 300편의 시는 대개 성현의 발분(發憤)으로 찬정된 것입니다.
韓非囚秦, 說難孤憤; 詩三百篇, 大厎聖賢發憤之所為作也。

이들은 모두 가슴에 맺힌 바가 있었으나 그 뜻을 통하게 할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지나간 일을 서술하여 후세의 사람들이 자신의 뜻을 알아줄 것을 생각했던 것입니다.
此人皆意有鬱結, 不得通其道, 故述往事, 思來者。

좌구명과 같이 눈이 멀고, 손빈과 같이 발이 잘린 사람은 끝끝내 세상에서 쓰이지 않자 물러나 책으로써 꾀하는 바를 논하여 울분을 펴면서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乃如左丘無目, 孫子斷足, 終不可用, 退而論書策, 以舒其憤, 思垂空文以自見。

저는 불손하게도 감히 무능한 문장에 스스로를 기탁하려고 천하의 산실(散失)된 구문(舊聞)을 망라하여 행해진 일을 대략 상고하고 시작과 결말을 종합하여 성공과 실패, 흥성함과 쇠망함의 이치를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僕竊不遜, 近自託於無能之辭, 網羅天下放失舊聞, 略考其行事, 綜其終始, 稽其成敗興壞之紀。

그리하여 위로는 현원(황제)에서 아래로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표 10편, 본기 12편, 서 8장, 세가 30편, 열전 70편 등 무릇 130편을 지어,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고금의 변화에 통달하여 일가(一家)의 말을 이루고자 했습니다.
上計軒轅, 下至于茲, 為十表, 本紀十二, 書八章, 世家三十, 列傳七十, 凡百三十篇, 亦欲以究天人之際, 通古今之變, 成一家之言。

그러나 초고가 아직 이루어지기도 전에 이런 화난을 당했는데 애석하게도 이 일을 다 완성하지 못했으므로 비록 극형을 당했으나 부끄러워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草創未就, 會遭此禍, 惜其不成, 已就極刑而無慍色。
(報任少卿書)


⏹ 통고금지변(通古今之變)

고금(古今)은 변화의 축을 통해야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다는 말로 맹목적인 복고(復古)와 상고(尙古)를 경계한 사마천(司馬遷)의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고금의 변화에 통달하여 일가(一家)의 말을 이루고자 했다(究天人之際, 通古今之變, 成一家之言)”라는 말에서 나왔다.

사마천은 방대한 역사서 사기를 지으면서 단순히 지나간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통변(通變)이라는 시각, 즉 고금의 변화라는 역사의 흐름을 잡아 새로운 역사서로서의 영역을 개척해 일가를 이루려는 의도를 가지고 이 거작을 집필한 것이다.

사마천이 사기 저술의 밑그림을 마련한 관점은 역사의 본질에서 변화(變)야말로 역사의 존재의 기본 틀이며, 이것이 없다면 역사란 존재의 당위도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 다섯 글자는 바로 사기의 서문 격인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의 승폐통변(承敝通變)이란 말과 연관되는데, 승폐통변이란 말은 “시대가 다르면 사안도 다르다(時異則事異)”는 관점으로 확장되어 그가 사기를 집필함에 있어서 고대사보다는 당대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서술 시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표출된다.

이러한 이유는 바로 “옛날 법도만을 따라 가지고는 세속을 초월하기 어렵고, 옛날 학문만을 본받아 가지고는 지금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다(循法之功, 不足以高世, 法古之學, 不足以制今)”라는 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통고금지변의 기본 시각은 순법(循法)과 법고(法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라는 점으로 과거 성현의 말씀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봉이야말로 오늘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되는 걸림돌로 본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사기의 서술 방식을 통해 사마천은 과거 못지않게 현재를 중시하여 고대는 간략하고 근현대를 상세하게 집필하는 방식을 취했다.

고금지변이란 말이 상징하듯 고금의 변화에 두루 통달하고자 하는 사마천의 관점은 시각의 참신성으로 이어지면서 동양 역사서의 근간이요 2000여 년이 지나도 살아남은 위대한 역사서 사기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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