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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운명]군이불당(群而不黨)

작성자도방장사(慶禹顯)|작성시간20.02.03|조회수102 목록 댓글 0


여러 사람과 어울리되 한쪽으로 치우쳐 편당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群 : 무리 군(羊/7)
而 : 말 이를 이(而/0)
不 : 아닐 불(一/3)
黨 :무리 당(黑/8)

출전 :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第十五)편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第十五)편 21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자긍심을 가지되 다투지 않으며, 무리 짓되 편당하지 않는다."
(군자는 엄숙하지만 다투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지만 편들지 않는다.)
子曰: 君子矜而不爭, 群而不黨.

집주(集註)
씩씩하게 자기 몸을 갖는 것을 矜이라 한다. 그러나 괴려(乖戾; 사리에 어긋남)하는 마음이 없으므로 다투지 않는 것이다. 和하게 여러 사람과 처하는 것을 群이라 한다. 그러나 아비(阿比; 한 쪽으로 치우치다)하는 뜻이 없으므로 편당하지 않는 것이다.
莊以持己曰矜.
然無乖戾之心, 故不爭.
和以處衆曰群.
然無阿比之意, 故不黨.

해설(解說)
'矜'을 '엄숙하다'로 풀었지만 금세 그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 엄숙한데 왜 다투지를 않는다는 것일까?

여기서 엄숙하다는 것을 다른 표현으로 바꾸면 '自矜心이 있다, 矜持을 지닌다' 정도가 된다. 한마디로 잘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잘난 것들의 특징이 고개를 꼿꼿하게 세운다는 것이다.

잘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가면 아주 조용하다. 매너가 좋아서, 에티켓이 훌륭해서 조용한 것이 아니다. 잘나서, 엄숙한 체 하느라고 조용한 것이다.

같은 자모회 모임이라도 강남모임은 서로들 고상한 체하느라고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데, 강북모임은 이웃집 아줌마들이 모인 것 같이 금세 벽을 허문다. 강남은 경쟁의 상대라고 인식하지만 강북은 동지라고 인식하는 데서 그런 차이가 오는 것이다.

자긍심이 있는 사람들의 특징이 바로 엄숙한 것, 엄숙한 체하는 것, 그래서 담을 허물지 못하고 냉기가 흐르고, 경쟁하고 다투게 된다. 인간 세상이건 동물의 세계건 다 잘난 것들이 으르렁거리고 다투고 소란을 피운다.

못난 것들은 그냥 국으로 조용히 지내기만 하면 된다. 君子는 엄숙하지만 다투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의 가르침이다.

群而不黨은 바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大命題다. 子路편 23장의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을 다시 한 번 상기하자.


⏹ 군이부당(群而不黨)

‘무리’를 뜻하는 한자 黨(당)은 尙(상)과 黑(흑)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고대 한자 자전인 설문(說文)은 ‘빛이 없다(黨, 不鮮也)’고 해석했다.

黨은 이후 마을의 단위를 나타내는 말로 쓰였고, ‘편협한 무리’라는 뜻으로 발전했다.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다.

논어(論語)에 온전히 나타난다. 논어 위령공(衛靈公)편에는 “군자는 긍지를 갖되 싸우지 않고, 군중과 함께하되 무리를 짓지 않는다(君子矜而不爭, 群而不黨)”는 공자의 말을 기록하고 있다.

주희(朱熹)는 이 구절을 “자긍심을 가진 군자는 남에게 굴복하지 않되 싸우려 들지 않고, 여러 군중과 함께 어울리되 편협된 무리를 지어 개인의 영리를 구하지 않는다”라고 해석했다.

무리를 지어 사익을 취하지 말라는 충고는 논어에 자주 나온다. 위정(爲政)편에서는 “군자는 두루 친하되 결탁하지 않지만(君子周而不比), 소인은 결탁하되 두루 친하지 않는다(小人比而不周)”라고 했다.

또 “군자는 인내할 줄 알아 사람과 싸우지 않고, 군중과 서로 화목하게 지내 사적 이익에 치우치지 않는다(君子善于忍耐而不與人爭鬪, 與衆相和而不偏私)”고도 했다.

자로(子路)편에서는 “군자는 조화롭게 지내지만 동화되지 않고(君子和而不同), 소인은 동화되지만 조화롭게 지내지 못한다(小人同而不和)”고 했다.

군이부당(群而不黨), 주이불비(周而不比), 화이부동(和而不同)이 모두 같은 맥락의 성어다.

중국 춘추시대 역사서인 여씨춘추(呂氏春秋)에는 선비의 바람직한 모습을 얘기하며 불편부당(不偏不黨)을 강조했다.

선비들은 한쪽으로 편중되지 말아야 하고, 편협된 무리를 만들어서도 안 된다(士不偏不黨).

겉으로는 부드러운 듯하지만 속으로는 강해야 하며(柔而堅), 비어 있는 듯하지만 속으로는 꽉 차 있어야 한다(虛而實).

작은 일은 과감히 무시하되 뜻은 항상 원대한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한다(傲小物而志属於大).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우리 정계에는 당파(黨派) 간 정쟁(政爭)이 끊이지 않는다. 새 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두고 그 전체 뜻을 따지기보다는 일부만을 거론하며 공격하기도 한다.

공자님은 ‘무리를 결정해 사익을 취하지 말라(不結黨營私)’고 했거늘…


⏹ 군위불당(群而不黨)

무리를 이루지만 당파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많은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지만 사사로운 개인의 정으로 누구에게 편들거나 빌붙지 않는다

1629년 병조판서 이귀(李貴)가 글을 올려 붕당의 폐해를 지적하자 인조가 못마땅해하는 비답(批答; 임금이 상주문 말미에 적는 대답)을 내렸다.

조익(趙翼)이 붓을 들었다. 간추려 읽어본다. 사적으로 아첨하며 영합하는 것을 당(黨)이라 한다. 공자가 군자는 "어울리되 파당을 짓지 않는다(?而不黨)"고 한 것이 그 예다.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린다. 군자는 서로 도와 몸을 닦고 조정에 서면 세상을 위해 일한다. 소인은 옳고 그름과 관계없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한다. 군자의 붕(朋)과 소인의 당(黨)이 이렇게 나뉜다.

참소하는 자들은 군자를 모함할 때 당을 짓는다고 지목해 임금을 격노케 하여 일망타진의 꾀를 이룬다. 군자의 붕과 소인의 당은 겉으로 보면 다 비슷비슷해 의혹에 빠지기 쉽고 참소가 잘 끼어든다.

임금의 역할은 무엇인가? 어진 임금은 군자의 당을 등용해 치세를 이루고, 용렬한 임금은 군자의 당을 배척해 난세를 맞는다.

순임금은 "신하는 내 이웃이요, 내 이웃은 신하다(臣哉隣哉 隣哉臣哉)"라고 했고, "신하는 나의 팔과 다리요 눈과 귀다(臣作朕股肱耳目)"라고 했다.

천하의 치란은 군자와 소인의 진퇴와 소장(消長)에서 나뉜다. 맹자가 말했다. "자만하는 목소리와 낯빛이 사람을 천리 밖에서부터 막는다.(??之聲音顔色, 拒人於千里之外)" 바른 뜻을 지닌 군자가 떠나가게 하는 것은 가장 큰 문제다.

오늘날의 당(黨)은 군자와 소인이 섞여 있어 통치자의 판단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서경(書經)에는 "어떤 말이 임금의 마음에 거슬리면 반드시 도리에 비추어 본다.(有言逆于汝心 必求諸道)"고 했다.

신하의 직언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임금의 희노에 따라 자신의 화복이 결정되므로 이해를 돌본다면 굳센 뜻을 지녔어도 흔들림이 없을 수 없다. 임금이 노여워 듣기 싫어하는 뜻을 보일 때 누가 거슬리는 말을 아뢰어 예측 못 할 재앙을 당하려 하겠는가?

이후로 직언은 사라지고 아첨만 남게 된다. 임금의 한 마디 득실에서 인심의 향배가 결정된다. 가볍게 말해서는 안 된다. 한 가지 이치는 고금이 다를 게 없다. 이를 돌아보지 않아 주변이 혼란스럽고 뒤숭숭하다.


⏹ 군이부당(群而不黨)

여러 사람과 어울려도 패당 가르지는 않다

사람은 독불장군으로 살 수 없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어울려 살아야 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남의 도움도 안 받는데 하며 꼿꼿이 지내기만 하면 배척 당한다. 그런데 함께 살더라도 무리를 지어 패당을 만들면 분란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지만(群而) 사사로운 개인의 정으로 누구에게 편들거나 빌붙지 아니한다는 것(不黨)이 이 성어다. 공자(孔子)의 말이다.

끼리끼리 모여 사적인 이익을 취하거나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가르침은 논어(論語)의 곳곳에 나오는데 그만큼 군자의 몸가짐을 강조했다.

패당을 가르지 말라는 성어가 실린 위령공(衛靈公)편의 부분을 보자. '군자는 자긍심을 지니지만 다투지는 않고, 여럿이 어울리지만 편당을 가르지는 않는다.'
君子矜而不爭, 群而不黨.

긍지를 가지는 자긍심은 자기 몸을 닦아 사리에 어긋나게 하지 않으므로 다툴 필요가 없다. 여러 사람과 조화롭게 지내지만 치우치는 것이 없으므로 편당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비슷하면서 가장 유명한 말이 자로(子路)편에 나오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군자는 조화롭게 사람들과 화합하지만 무턱대고 동화하지 않고, 소인은 동화되지만 화합하지는 못한다.'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위정(爲政)편에는 주이불비(周而不比)가 나온다. '군자는 여러 사람과 어울리면서도 무리를 짓지 않고, 소인은 무리를 지어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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