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걸음 안에 아름다운 꽃과 풀이 있다는 뜻으로, 세상에는 훌륭한 사람 또는 인재가 많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十 : 열 십(十/0)
步 : 걸음 보(止/3)
芳 : 꽃다울 방(艹/4)
草 : 풀 초(艹/6)
걸음을 뗄 때마다 꽃이 점점홍(點點紅), 온갖 생물이 흐드러진 만화방창(萬化方暢)의 세상이면 참으로 천상의 화원이겠다.
야산에 꽃이 가득한 이름난 관광지로 인파가 몰리면 지상의 낙원이 된다. 여기에 향기로운 풀이 가득하면 세상사 시름을 잊는다.
열 발자국 걷는 동안(十步)에 향기로운 풀(芳草)이 있다는 이 성어는 좋은 세상을 넘어 어느 곳에나 인재가 있다는 비유다.
보무(步武)라 할 때 보(步)는 한 걸음, 무(武)는 반걸음을 뜻한다고 하지만 십보(十步)는 숫자보다 물론 걸음걸음이다. 향초(香草)와 같은 뜻의 방초(芳草)는 향기로운 풀에서 의미를 넓혀 충성스런 인재를 가리켰다.
뜻이 좋은 만큼 이 성어는 여러 곳에 등장한다. 먼저 중국 전한(前漢)의 학자 유향(劉向)이 고대부터 내려온 온갖 지혜와 고사를 모은 설화집 '설원(說苑)'의 담총(談叢)편에 실린 내용이다.
十步之澤, 必有芳草;
十室之邑, 必有忠士.
열 발자국도 안 되는 작은 연못일지라도 주변에는 향기로운 풀이 있고, 집이 열 채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이라도 반드시 충성스러운 선비가 있다.
후한(後漢) 말의 학자 왕부(王符)가 세속에 영합하지 않고 난세의 문란한 정치를 비판한 책 '잠부론(潛夫論)'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夫十步之間, 必有茂草;
十室之邑, 必有俊士.
무릇 열 걸음의 짧은 거리에도 반드시 풀이 무성하고, 열 채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이라도 반드시 준수한 선비가 있다.
수(隋)나라의 정사 '수서(隋書)' 양제기(煬帝紀) 편에도 나온다. 우주가 하나로 평정되고 문장과 궤범이 통일되었다면서 이어지는데 '열 발자국 안에 반드시 향기로운 풀이 있듯이 넓은 천하에 어찌 빼어난 인재가 없으리오(十步之內 必有芳草 四海之中 豈無奇秀)'라는 내용이다.
사람을 구하려면 도처에 있는데 굳이 찾으려 노력하지 않고 인물이 없다고 탓하기만 한다. 이렇게 말할 때 먼저 떠오르는 일이 고위직 인사 실패로 정권이 쩔쩔매는 모습이다.
인사 청문회 때마다 명망가들의 온갖 비리와 탈법이 드러나 바라보는 국민들을 참담하게 만든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가 수천 개라는데 하나같이 예외가 없으니 어찌 된 일일까.
정권 잡기 전에는 신랄하게 공격하다 똑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진영 내에서만 사람을 구하고 도처에 있는 인재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