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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운명]낙화시절(落花時節)

작성자도방장사(慶禹顯)|작성시간20.02.23|조회수525 목록 댓글 1


꽃 떨어지는 시절이라는 뜻으로, 옛날에 대한 추억과 현재의 쇠락한 모습을 자조하는 의미로 일컫는 말이다.

落 : 떨어질 락(艹/9)
花 : 꽃 화(艹/4)
時 : 때 시(日/6)
節 : 마디 절(竹/9)

출전 : 두보(杜甫)의 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


이 성어는 당나라 대시인 두보(杜甫)의 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
두보(杜甫)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리심상견)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기왕의 저택에서 자주 그대를 보았고, 최구의 집에서 노래 몇 번 들었지요.

正時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바야흐로 이 강남의 풍경은 화사한데, 꽃 지는 시절에 그대를 또 만나게 되었구료.

'강남에서 이구년(李龜年)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이 시는 두보의 나이 59세 때인 770년(대종 5)에 씌어진 작품으로 '당시선(唐詩選)'과 '두시언해(杜詩諺解)'에 수록되어 전한다.

칠언절구로 분류되는 정형시로서, 1,2,4구의 마지막 글자, 즉 '견(見), 문(聞), 군(君)'이 운자(韻字)이며, 4·3으로 끊어 읽는다.

이 시는 안사의 난을 겪은 후 말년에 유랑생활을 하던 두보가 태평시절에 도읍인 장안(長安)에서 자주 만나던 명창 이구년을 뜻밖의 장소인 강남 담주(潭州)에서 쇠락한 모습으로 재회하게 되면서 느낀 감회를 노래한 것이다.

화려한 시절을 다 보내고 유락한 신세가 된 지금의 처지를 낙화에 비유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고 있으나, 시 전편을 통해 한없는 비애와 인생의 무상함이 저절로 느껴지게 한다.

특히 과거의 영화로운 시절과 화사한 강남의 풍경, 황혼기에 접어든 유랑인생과 낙화시절의 대비가 돋보인다.

이 작품의 시제(詩題)에 나오는 이구년은 당(唐) 현종(玄宗) 때의 최고의 명창으로, 풍류를 즐기던 귀족들의 저택을 출입하며 이름을 떨치던 인물이다.

시 첫구에 나오는 기왕(岐王)은 현종의 아우 이범(李範)으로 문인들과 교류가 잦았던 문학애호가여서 두보도 그의 집에 자주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구의 최구(崔九)는 현종의 측근으로 비서감(秘書監)을 지낸 인물이다.

두보는 지난날 영화를 누리던 이구년의 몰락한 모습을 화사한 강남의 풍경과 대비시켜 노래함으로써, 인생의 덧없음과 함께 평화스러운 시대의 붕괴를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오늘날 전해지는 두보의 시 중에서 최후의 칠언절구로 알려진 이 시는 두보의 절구(絶句) 가운데 가장 함축미가 뛰어나며 정감이 넘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 낙화시절(落花時節)
(김원중의 한자로 읽는 고전)

시성 두보의 많지 않은 절구 가운데 감정의 함축이 깊은 시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江南逢李龜年)'이란 작품에 나오는 말이다.

岐王宅裏尋常見
기왕(岐王)의 집에서 항상 그대를 보았었네

崔九堂前幾度聞
최구(崔九)의 정원에서 노랫소리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
지금 이 강남의 한창 좋은 풍경인데

落花時節又逢君
꽃 떨어지는 시절에 다시 그대를 만났구려

두보가 현종의 총애를 받던 명가수 이구년을 자주 본 것은 둘 다 젊은 시절이었다. 두보 역시 당시 왕족에게 시재(詩才)를 인정받아 권세가의 집을 드나들면서 바로 그 좋은 시절에 이구년의 노래를 감상하였던 것이다.

그러던 두 사람이 시간이 한참 지나 강남에서 우연히 상봉하게 되었다. '낙화시절'은 옛날에 대한 추억과 현재 자신의 암담한 처지가 대비되는 시어로, 유명했던 노가수와 노시인이 시대와 사회를 등지고 강남에서 다시 만난 비참한 현실을 각인시킨다.

3구의 '정시(正是)'와 4구의 '우(又)'라는 두 단어는 이 시 전체에 무한한 감개를 깃들게 만든다.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둘 다 떠돌이의 처지에서 만나 느끼는 바로 그 감정 말이다.

두 사람의 화려했던 과거의 모습이 전반 두 구라면 두 사람이 처한 쇠락의 징표는 바로 후반 두 구절이다. 떠도는 나그네의 모습이 '낙화시절'인데, '호풍경(好風景)'이란 표현과 대비된다.

우리가 눈여겨볼 점은 '낙화시절'이 기본적으로는 이구년과 상봉한 때이지만 이구년과 시인 자신의 모습, 현 시점의 당 제국의 모습을 모두 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서 '우봉(又逢)'이란 말로 미래에 대한 희망도 어느 정도 표현하고 있기는 하다.

이구년이 그러하듯 잘나가는 시절에 '낙화시절'이란 단어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지만,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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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도방장사(慶禹顯)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2.24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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