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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운명]벌모세수(伐毛洗髓)

작성자도방장사(慶禹顯)|작성시간20.02.27|조회수319 목록 댓글 0


털을 깎아 버리고 골수를 깨끗이 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더러움을 철저하게 깨끗이 함을 이르는 말이다.

伐 : 칠 벌(亻/4)
毛 : 터럭 모(毛/0)
洗 : 씻을 세(氵/6)
髓 : 뼛골 수(骨/11)

출전 : 동명기(洞冥記)


동방삭(東方朔)이 홍몽택(鴻濛澤)을 노닐다가 황미옹(黃眉翁)과 만났다. 그가 말했다. "나는 화식(火食)을 끊고 정기(精氣)를 흡수한 것이 이미 9000여 년이다. 눈동자는 모두 푸른빛을 띠어 감춰진 사물을 능히 볼 수가 있다. 3000년에 한 번씩 뼈를 바꾸고 골수를 씻었고, 2000년에 한 차례 껍질을 벗기고 털을 갈았다. 내가 태어난 이래 이미 세 번 골수를 씻고 다섯 번 털을 갈았다."
吾却食呑氣, 已九千餘年. 目中瞳子, 皆有靑光, 能見幽隱之物. 三千年一返骨洗髓, 二千年一剝皮伐毛. 吾生來已三洗髓五伐毛矣.

후한 때 곽헌(郭憲)이 쓴 '동명기(洞冥記)'에 나온다.

9000세를 살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끊임없이 천지의 정기를 흡수해서 새로운 에너지로 충만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안 된다. 3000년에 한 번씩 육체와 정신을 통째로 리셋해야 한다.

뼈를 바꾸고 골수를 세척하는 반골세수(返骨洗髓)나 껍질을 벗기고 털을 다 가는 박피벌모(剝皮伐毛)는 환골탈태(換骨奪胎)와 같은 뜻으로 쓰는 표현이다.

거듭나려면 묵은 것을 깨끗이 다 버리고, 뼈와 골수까지 새것으로 싹 바꿔야 한다. 이것도 아깝고 저것도 아쉬우면 거듭나기는 실패하고 만다.

정희량(鄭希亮)은 '야좌전다(夜座煎茶)'에서 "노을 먹고 옥을 먹어 수명을 연장하고, 골수 씻고 털을 갈아 동안(童顔)을 유지하네(餐霞服玉可延齡, 洗髓伐毛童顔鮮)"라고 신선의 장생불사를 선망했고,

성현(成俔)은 '효선요(曉仙謠)'에서 "만약에 높이 날아 자줏빛 안개 타면, 털을 갈고 골수 씻어 나는 신선 따르리(若爲遐擧乘紫煙, 伐毛洗髓隨飛仙)"라고 노래했다.

'역근경(易筋經)'은 달마(達摩) 대사가 도가의 방술을 정리했다는 책자다. 역근(易筋), 즉 근육을 바꿔 육체를 단련한다. 무협지에 이 책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세수경(洗髓經)'이란 책도 있다. 골수를 세척해서 정신을 수련한다는 뜻이다. 세수경(洗髓經)은 소림사의 깊은 인연만 배울 수 있다는 수련법으로 골수를 씻어 정욕에 오염된 오장육부(五臟六腑)와 사지백해(四肢百骸)를 세척하여 깨끗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위(魏)의 효문제(孝文帝) 正光 5년간 달마대사가 양(梁)나라로부터 위(威)나라에 가서 숭산 소림사에서 면벽했는데 어느날 제자에게 그 수행에 의해서 얻은 것을 기술하라고 했다. 그래서 제자들은 각각 생각한 것을 대사에게 말씀 드렸다.

대사는 제자들에게 "누구는 내가 가죽(껍데기)을 얻었다"라고 하였다. 다만 혜가(慧可; 중국 남북조 시대의 승려)만이 "그대는 진수를 얻었다"라고 했다. 그때 제자들은 대사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은 대사가 9년 동안 좌선을 끝마치고 돌아 가셨기 때문에 혜가(慧可)는 태이산에 묻고 대사가 면벽한 곳을 기념하기 위해서 비를 세웠다.

후에 비석이 풍우에 의해 파손되었기에 한 승려가 수리를 할 때 벽 가운데 철함이 매몰되어 있는 것을 발견해서 그 철함을 열어본즉 두 권의 경서가 나왔다고 한다. 하나는 '역근경(易筋經)'이라고 하고 하나는 '세수경(洗髓經)'이라고 한다.

선거철이 다가오자 정당마다 벌모세수로 환골탈태하겠다는 물갈이와 인재 영입으로 시끄럽다. 싹 들어내서 통째로 바꾸겠단다. 바꾸긴 바꿔야겠는데, 바꿀 것은 안 바꾸고 안 바꿀 것만 바꾸려 드니 장생불사를 어이 꿈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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