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즉다사(富則多事)
재산이 많으면 일도 많아진다는 뜻으로, 돈이나 재물이 많으면 그만큼 걱정거리나 어려운 일이 많아진다는 말이다.
富 : 가멸 부(宀/9)
則 : 곧 즉(刂/7)
多 : 많을 다(夕/3)
事 : 일 사(亅/7)
출전 : 장자(莊子) 외편(外篇) 第12篇 천지(天地)
이 성어는 장자(莊子) 외편(外篇) 第12篇 천지(天地)에서 연유한다.
요 임금이 화(華) 땅에 놀 때 화의 봉인(국경지기)이 요 임금을 보고, "오 성인이여, 청하노니 성인을 위하여 장래의 복을 빌고 수를 빌게 하소서" 하였다.
堯觀乎華, 華封人曰: 嘻, 聖人. 請祝聖人, 使聖人壽.
"사양하노라."
堯曰: 辭.
"그러면 부를 빌게 하소서."
使聖人富.
"사양하노라."
堯曰: 辭.
"그러면 많은 아들을 빌게 하소서."
使聖人多男子.
"사양하노라."
堯曰: 辭.
이에 봉인(국경지기)가 물었다. "수와 부와 다남은 누구나가 다 가지고자 하는 것이어늘, 홀로 당신만은 가지고자 하지 않으니, 무슨 까닭입니까?"
封人曰: 壽, 富, 多男子, 人之所欲也. 女獨不欲, 何邪.
요 임금이 말했다. "사내 자식이 많으면 걱정이 많고, 부자가 되면 일이 많고, 오래 살면 욕이 많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는 덕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 사양하노라."
堯曰: 多男子則多懼, 富則多事, 壽則多辱. 是三者, 非所以養德也. 故辭.
봉인이 말했다. "처음에 우리들은 당신을 성인이라 알었더니 이제 보니 군자로구나. 대개 하늘이 만물을 내고는 반드시 직분을 주는 것이니, 많은 아들을 주고 또 그 직분을 주는데 무슨 걱정이 있을 것이며, 부자가 되더라도 사람들에게 그것을 나누어 준다면 무슨 귀찮은 일이 있을 것인가?
封人曰: 始也我以女為聖人邪, 今然君子也. 天生萬民, 必授之職; 多男子而授之職, 則何懼之有; 富而使人分之, 則何事之有.
대개 성인이란 메추리처럼 일정한 거처가 없이 살고, 새 새끼같이 주는 대로 먹으며 새처럼 허공을 자유로이 날아다녀도 자취를 남기지 않는 것이다.
夫聖人, 鶉居而鷇食, 鳥行而無彰.
천하에 도가 베풀어지고 있으면 만물과 함께 번성하고, 천하에 도가 베풀어지고 있지 않으면 자기 본래의 덕을 닦으며 고요한 삶을 사는 것이다.
天下有道, 則與物皆昌.
天下無道, 則脩德就閒.
천 년을 살다가 세상이 싫어지면 신선이 되어 속세를 떠나 선경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저 흰 구름을 타고 천제의 이상향에 이르는 것이다.
千歲厭世, 去而上僊.
乘彼白雲, 至於帝鄉.
거기에는 세 가지 근심이 이를 수 없고 몸은 언제나 편할 것이니, 거기에 무슨 욕이 또 있을 것인가?"
三患莫至, 身常無殃, 則何辱之有.
봉인은 그 곳을 떠났다. 요 임금은 뒤쫓아 가서, "한 마디 묻고 싶습니다" 하고 청했으나 봉인은, "그만 물러가라"고 말했다.
封人去之, 堯隨之, 曰: 請問. 封人曰: 退已.
(莊子/天地)
요 임금 시절에도 오늘날과 다를 바 없어서 아들이 많고 돈이 많으면 근심이 많게 되고 오래 살다보면 욕을 얻어 먹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부모가 모범을 보이고 자손 교육을 잘 시켰으면 아무리 아들이 많아도 근심이 없을 것이고, 정당하게 번 재물을 바르게 써왔다면 부유하다고 해서 마음 쓸 일이 많을리 없으며, 세상 사람들에게 욕 얻어먹을 짓 하지 않고 살았으면 백수, 천수를 누린들 이웃들에게 욕 얻어들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
◼ 莊子 外篇
第12篇 天地 第6章
無爲로 행하는 것은 天이다
06.세 가지의 근심 : 三患(삼환)
○ 懼(걱정거리)
○ 事(번거로운 일거리)
○ 辱(치욕)
⚪ 堯觀乎華, 華封人曰: 嘻. 聖人. 請祝聖人. 使聖人壽.
요(堯)임금이 화(華) 땅을 유람했는데 화 땅의 국경지기가 말했다. "아! 성인이시여. 성인에게 축원을 드려 성인께서 오래 사시게 하고 싶습니다."
堯曰: 辭.
요(堯)가 말했다. "사양하고 싶다."
曰: 使聖人富.
국경지기가 말했다. "성인께서 부유하게 하고 싶습니다."
堯曰: 辭.
요(堯)가 말했다. "사양하고 싶다."
曰: 使聖人多男子.
국경지기가 말했다. "성인께서 사내 아이를 많이 두게 하고 싶습니다."
堯曰: 辭.
요(堯)가 말했다. "사양하고 싶다."
封人曰: 壽富多男子, 人之所欲也. 女獨不欲, 何邪.
국경지기가 말했다. "오래 살고 부유하고 사내 아이를 많이 두는 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바라는 것인데, 당신께서 유독 바라지 않으시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堯曰: 多男子則多懼, 富則多事, 壽則多辱. 是三者, 非所以養德也, 故辭.
요(堯)가 말했다. "사내아이를 많이 두면 걱정이 많아지고 부유하게 되면 일이 많아지고 오래 살면 욕될 일이 많아지니 이 세 가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덕을 기르는 방법이 아니다. 그 때문에 사양하는 것이다."
(註)
○ 堯觀乎華 : 요(堯)가 화(華) 땅을 유람함. 화(華)는 지명. 성현영(成玄英)은 화주(華州)라 했는데 지금의 섬서(陝西) 화현(華縣)이다(方勇/陸永品).
○ 封人 : 국경 지역을 지키는 사람. 비슷한 예로 논어(論語) 팔일(八佾) 편에 의봉인(儀封人)이 보인다.
○ 請祝聖人 : 성인에게 축원하고자 함. 祝은 축원(祝願)하다는 뜻. 화(華) 땅의 국경지기가 말로만 듣던 성인(聖人) 요(堯)를 직접 본 감격으로 성인을 위해 축원(祝願)한다고 청(請)한 것이다.
○ 壽富多男子 : 오래 사는 것, 부유한 것, 남자가 많은 것. 남자(男子)는 사내아이. 이 장에서는 수(壽), 부(富), 다남자(多男子) 하기를 사양하는 요(堯)에게 그것도 굳이 사양할 것 없이 그것이 이르게 되면 그대로 받아들여 물(物)의 자연(自然)에 따르는 무심(無心)의 처세(處世)를 할 것을 화(華)의 국경지기의 입을 빌려 말하고 있다. 내편(內篇) 응제왕(應帝王) 편 제3장의 천근(天根)과 무명인(無名人)의 대화를 방불케 한다.
○ 人之所欲也 :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것임. 고대 중국인의 머릿속에 있었던 행복의 세 가지 조건.
○ 女獨不欲 何邪 : 당신만 홀로 바라지 않는 것은 어째서 입니까? 女는 2인칭, 汝와 같다.
○ 多男子則多懼 : 사내아이를 많이 두면 걱정이 많아짐. 전설에 의하면 요임금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단주였다. 성품이 오만하고 욕심이 많아서 제대로 가르칠 수가 없었는데 이로 인해서 자식이 많으면 걱정이 많아진다고 한 듯하다(方勇/陸永品).
○ 富則多事 : 부유하게 되면 일이 많아짐. 계산을 하거나 도둑을 예방하는 등의 일이 많아진다는 뜻(方勇/陸永品).
○ 非所以養德也 : 이 세 가지는 덕을 기르는 방법이 아니다. 후쿠나가 미쓰지(福永光司)는 "養德의 '德'은 유가적(儒家的)인 의미의 德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나 도가적(道家的)인 무위자연의 그것(道家의 德)으로 보는 것이 보다 흥미 있을 것이다. 이 설화의 작자는 유가의 성인인 요(堯)를 무구(無懼), 무사(無事), 무욕(無辱)의 생활을 이상으로 하는 도가적 덕(德)의 이해자(理解者)로 만들어 놓고 그 이해(理解)가 겉핥기에 지나지 않음을 비판하고 순물자연(順物自然)하여 수(壽), 부(富), 다남자(多男子)를 인위적으로 물리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 封人曰: 始也我以女為聖人邪, 今然君子也.
국경지기가 말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을 성인이라 여겼더니 지금 보니 그저 그런 군자이군요.
天生萬民, 必授之職, 多男子而授之職. 則何懼之有.
하늘이 만백성을 낳으면 반드시 직책을 주기 마련이니, 사내 아이가 많으면 직책을 주면 될 것입니다. 그리하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富而使人分之, 則何事之有.
부유하면 다른 사람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면 될 것입니다. 그리하면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夫聖人鶉居而鷇食, 鳥行而無彰.
성인은 메추라기처럼 일정한 거처 없이도 산과 들의 자유를 즐기고, 새 새끼가 어미가 주는 것을 받아먹듯 자연에 맡기며, 살아가고 새처럼 자유로이 다니면서 흔적을 남김이 없습니다.
天下有道則與物皆昌,
天下無道則修德就閒.
천하에 도가 있으면 만물과 함께 창성하고, 천하가 무도하면 덕을 닦으면서 한가로이 삽니다.
千歲厭世, 去而上僊,
乘彼白雲, 至於帝鄉.
천 년을 살다가 세상에 싫증이 나면 떠나서 위로 올라 신선이 되어, 저 흰 구름을 타고 상제의 고향에 이릅니다.
三患莫至, 身常無殃, 則何辱之有.
구(懼), 사(事), 욕(辱)의 세 가지 근심이 이르지 않아 몸은 늘 아무런 재앙도 없을 것이니 무슨 욕됨이 있겠습니까!"
封人去之, 堯隨之, 曰: 請問. 封人曰: 退已.
국경지기가 떠나가자 요가 그를 따라가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가르침을 요청했지만, 국경지기는, "물러가시오" 라고 할 뿐이었다.
(註)
○ 始也 我 以女爲聖人邪 : 처음에 나는 당신을 성인이라 여겼더니만. 邪(야)는 也와 같다(王念孫).
○ 今然君子也 : 지금 보니 그저 그런 군자임. 王念孫은 然자를 乃와 같다고 풀이했는데 타당한 견해이다. 則과도 같은 뜻. 養生主편에서 秦失(진일)이 老聃(노담)을 두고, "처음에 나는 그가 훌륭한 사람인 줄 알았더니만 지금 보니 아니다(始也吾以爲其人也 而今非也)"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王叔岷). 성인은 못 되고 그저 그런 군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실망한 말.
○ 天生萬民 必授之職 : 하늘이 만백성을 낳으면 반드시 직책을 주기 마련임. 王叔岷은 萬民이 증민(烝民)으로 된 인용문을 들어 '詩經 大雅'의 烝民 시에 나오는 天生烝民을 고친 것이라고 했다.
○ 富而使人分之則何事之有 : 부유하면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면 됨. 分之(분지)는 재물을 나누어 준다는 뜻. 何事之有는 무슨 일이 있겠는가의 뜻.
○ 鶉居而鷇食 : 메추라기처럼 일정한 거처 없이도 산과 들의 自由를 즐기고 새 새끼가 어미가 주는 것을 받아먹듯 자연에 맡기며 살아감. 鶉(순)은 메추라기이고, 鶉居(순거)는 메추라기처럼 일정한 거처가 없이 자유롭다는 뜻. 鷇(구)食은 새끼 새가 어미가 주는 것을 받아먹는 것처럼 자연에 맡겨 작은 것에 만족한다는 뜻. 陸德明은, "순거(鶉居)는 일정하게 머무는 곳이 없음을 말한다(鶉居 謂无常處也)"고 풀이했다.
○ 鳥行而無彰 : 새처럼 자유로이 다니면서 흔적을 남김이 없음. 鳥行(조행)은 새처럼 허공을 날아다닌다는 뜻. 彰(창)은 자취, 흔적. 成玄英은, "彰은 文의 자취이다(彰 文迹也)"고 풀이했고, 褚伯秀는 "메추라기처럼 살아 일정함이 없고 새 새끼처럼 어미가 물어다 주는 것만 먹고 새처럼 허공을 날아서 지나가면서도 자취가 없으니 모두 무심히 자연을 따르는 뜻이다(鶉居無常 鷇仰母哺 鳥行虛空 過而無迹 皆無心自然之意)"고 풀이했다.
○ 天下有道 則與物皆昌 天下無道 則修德就閒 : 천하에 도가 있으면 만물과 함께 창성하고 천하가 무도하면 덕을 닦으면서 한가로이 살아감. 就閒(취한)은 한가로운 곳으로 나아감, 곧 한가롭게 살아간다는 뜻. 王叔岷은 이 대목이 論語 泰伯 편의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타나고 천하가 무도하면 은둔한다(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는 내용과 통하는 부분이라 했고, 方勇‧陸永品은 人間世편의 "천하에 도가 있으면 성인은 그것을 완성시키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성인은 자신의 생명이나 지킨다(天下有道 聖人成焉 天下無道 聖人生焉)"고 한 내용과 유사하다고 풀이했다.
○ 去而上僊 : 떠나가 위로 올라가 신선이 됨. 僊은 仙과 같은데, 仙으로 된 판본도 있다(王叔岷).
○ 乘彼白雲 至於帝鄕 : 저 흰 구름을 타고 상제의 고향에 이름. 帝鄕(제향)은 상제(上帝)의 고향, 천제(天帝)가 사는 낙원(樂園), 이상향을 의미한다. 王叔岷은 이 문구가 '僞子華子'와 呂氏春秋에 나와 있다고 소개하고, 그것을 근거로 이 편이 전국 말기에 장자를 읽던 이들이 장자에 가탁해서 지은 것으로 추정했다.
○ 三患 : 懼(걱정거리), 事(번거로운 일거리), 辱(치욕)의 세 가지 근심. 林希逸이 '少‧壯', '老'를, 林雲銘이 '病', '老', '死'를 三患으로 보는 것은 不可하다(池田知久).
○ 身常無殃 則何辱之有 : 몸이 늘 해로움이 없을 것이니 무슨 욕됨이 있겠는가. 福永光司는 이 대목에서 장자 철학의 신선사상화(神仙思想化) 경향이 뚜렷하게 간취(看取)되고 초월(超越)의 철학(哲學)으로서의 莊子의 후차적(後次的) 전개(展開)의 한 방향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羅根澤 또한 이 대목은 진한(秦漢)시대 신선가(神仙家)의 사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 退已 : 물러가시오. 已는 종결사로 矣와 같다. "물러가시오. 이 속물 천자이시여." 라고 하는 기분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