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란토비(若蘭吐菲)
난초가 향기를 토해내는 듯하다는 뜻으로, 젊은 제자를 막 피어난 난초꽃의 짙은 향기에 견주어 칭찬하는 말이다.
若 : 같을 약(艹/5)
蘭 : 난초 란(艹/17)
吐 : 토할 토(口/3)
菲 : 엷을 비(艹/8)
출전 : 이익(李瀷)의 성호전집(星湖全集) 第4卷
성호(星湖) 이익(李瀷)이 40년 지기인 홍성문(洪聖文)의 막내아들이며 제자인 홍유한(洪儒漢)을 떠나보며 지은 시 '유한과 이별하며(別洪士良)'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홍유한(洪儒漢)은 성호 이익의 제자다. 그는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수덕자(修德者)라고 한다.
스승 성호를 통해 서학서를 처음 접한 뒤 혼자 공부해 신앙의 길을 걸었다. 권철신, 홍낙민, 이존창 등 초기 교회의 핵심적 위치에 있던 인물이 모두 그의 영향을 받았다.
8대 종손 홍기홍 선생 댁에 보관된 '가장제현유고(家藏諸賢遺藁)'와 '가장간첩(家藏簡牒)'에는 성호가 홍유한에게 보낸 편지가 57통이나 남아 있다. '성호집'에는 이 중 단 한 통만 수록되었다.
성호가 홍유한을 떠나 보내며 써준 시는 이렇다. 제목이 '홍사량과 작별하며(別洪士良)'이다.
別洪士良 儒漢 / 李瀷
홍사량 유한과 이별하며
星湖全集 第4卷 / 詩
水國逢新晴, 山日光入扉.
바닷가에 날씨가 막 개고 나자 산골 햇빛 사립에 들어오누나
離愁忽攪思, 遊子且言歸.
이별의 수심으로 어지러운데 그대는 가겠다고 내게 말하네
衰遲鮮餘念, 睠焉摻征衣.
늙은이는 별다른 생각이 없어 아쉬워 가는 이 옷깃 잡네
첫 여섯 구다. "자네가 내게 올 때는 햇빛이 사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았네. 이제 떠난다 하니 서운해 옷깃을 자꾸 붙잡게 되는군."
늙은 스승의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어 홍유한에 대한 덕담을 건넸다.
亭亭子秊盛, 若蘭方吐菲.
우뚝한 그대 나이 한창이라서 바야흐로 향 고운 난초 같거니
栽培苟輸力, 玉汝將庶幾.
이를 재배하는 데 힘을 쏟으면 완전한 옥의 완성 바랄 수 있네
向來接緖話, 麗澤賴發揮.
지금껏 마주하여 토론하면서 덕분에 내 공부가 발전했어라
世故姑未休, 功費柰馳暉.
세상사는 잠시도 그치지 않아 공 들여도 세월 감을 어찌할거나
勉子竿上步, 拭目看明輝.
그대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하여 눈 비비고 밝은 빛 보게 해 다오
젊은 제자를 막 피어난 난초꽃의 짙은 향기에 견주었다. "쉬지 않고 노력해 주옥같은 인물이 되어 주게나. 세상일에 휘둘려 공부의 마음을 흩트려서는 안 되네.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을 내디뎌야 대장부일세. 괄목상대로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 볼 날을 기다리겠네."
대학자의 제자 사랑과 언어의 기품이 넘치지 않게 담겼다. 제자가 먹고사는 일에 마음이 팔려 큰 공부를 그르치게 될까 염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