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부능대(能小復能大)
작은 일을 잘할 수 있어야 다시 큰일도 잘하는 법이다.
能 : 능할 능(月/6)
小 : 작을 소(小/0)
復 : 다시 부(彳/9)
能 : 능할 능(月/6)
大 : 큰 대(大/0)
출전 : 태평어람(太平御覽) 0346
이 성어는 삼국지의 주인공 조조(曹操)가 군사를 모집하면서 한가한 때 칼 만드는 일을 하다가 한 말이다.
조조(曹操)는 동탁(董卓)이 여포(呂布)를 앞 세워 정권을 장악하고 횡포를 일삼자 이를 토벌하고자 가짜 조서를 만들어 연합군을 결성했다. 연합군이 여포를 무찌르니 동탁이 낙양으로 돌아가 장안으로 천도를 진행했다.
이에 조조는 원소에게 동탁을 쳐들어가자고 했으나 원소등이 응하지 않자 혼자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갔다가 대패를 했다. 더 이상 연합군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양주(楊州)로 갔다.
중국 송나라 때에, 이방(李昉) 등이 황제의 명에 따라 지은 백과사전인 태평어람(太平御覽)에서 인용한 조조의 군책령(軍策令)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魏武軍策令曰: 孤先在襄邑, 有起兵意, 與工師共作卑手刀.
나는 먼저 양읍에서 군사를 일으킬 작정을 하고, 대장쟁이와 함께 칼을 만들었다.
時北海孫賓碩來候孤, 譏孤曰: 當慕其大者, 乃與工師共作刀耶?
이때 북해의 손빈석이 나를 찾아와 이렇게 면박을 주었다. "마땅히 큰일을 도모해야 할 분이 대장쟁이와 함께 칼이나 만들고 계십니까?"
孤答曰: 能小復能大, 何害.
내가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작은 일을 잘할 수 있어야 큰일도 잘할 수 있지 않겠나. 뭣이 잘못 된 일인가!"
⏹ 능소부능대(能小復能大)
작은 일을 능히 할 수 있어야 큰일도 잘하는 법이다.
조조에 대해서 악행이나 대전투에서의 허허실실 모략을 말하는 경우는 많으나 소탈하고 실제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려져 있지 못하다.
한번은 반동탁연합군의 일원으로 철수하는 동탁군을 추격하다가 대패하고 나서 동군으로 들어가 장래를 기약하며 기반을 다질 때였다
조조가 대장장이와 함께 담금질을 하면서 작은 칼을 만들고 있는데 북해 땅에서 선비라고 소문난 손빈석이란 인물이 찾아와 이 모습을 보더니 빈정거렸다.
손빈석이 이르기를, "동탁과 맞선다는 사람이 고작 풀무장이와 어울려 칼자루나 만들다니 참으로 딱한 일입니다."
조조가 빙긋이 웃으며 대꾸했다. "옛말에 작은 일을 능히 할 수 있어야 큰 일도 잘하는 법이라 하지 않았소. 뭐 잘못된 것이 있습니까?"
논어를 읽다 보면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명언이 나온다. 풀이하자면 '군자는 고정된 틀에 얽매여서는 안 되는 법'이라 할까.
공자에 심취했다는 선비 손빈석이 이를 몰랐을 리 없고, 조조 역시 능수능란한 인물이었으니 한마디로 받아 넘겼다고 하겠으나 되새겨볼 점은 일찍이 노자가 말하기를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작은 생선 굽듯이 하라"는 그 섬세한 실용적 사고와 행동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