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이다.
天 : 하늘 천(大/1)
長 : 긴 장(長/0)
地 : 땅 지(土/3)
久 : 오랠 구(丿/2)
(유의어)
천양무궁(天壤無窮)
출전 :
○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제7장
○ 백거이(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
하늘만큼 길고 땅만큼 오래되다. 하늘과 땅이 존재했던 시간만큼 길고 오래되다. (애정이)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하늘과 땅은 영원무궁하다. 하늘과 땅이 장구할 수 있는 까닭은 스스로를 위해 살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장생할 수 있는 것이다.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이런 까닭에 성인은 자신을 남보다 뒤로 돌림으로써 남보다 앞에 나설 수 있게 되고, 자신을 잊고 남을 위함으로써 자신이 존재하게 된다.
非以其無私耶. 故能成其私.
이는 무사(無私)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자신이 영원하고 완전한 존재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노자(老子)' 제7장에 나오는데, 여기에 나오는 '천장지구'는 성인을 비유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 말이 하늘과 땅만큼 오래가고 영원히 변치 않는 애정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된 것은 백거이(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에서 유래한다.
臨別殷勤重寄詞
헤어질 무렵 은근히 거듭 전하는 말이 있었으니
詞中有誓兩心知
그 말에는 둘이서만 아는 맹서가 들어 있었지
七月七日長生殿
칠월 칠석 장생전(長生殿)에서
夜半無人和語時
깊은 밤 남몰래 속삭인 말
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는 비익조(比翼鳥)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서는 연리지(連理枝)가 되자
天長地久有時盡
장구한 천지도 다할 때가 있지만
此恨綿綿無絶期
이 한(恨)은 면면히 끊일 날 없으리라
'장한가'는 120구, 840자로 이루어진 당현종(唐玄宗)과 양귀비(楊貴妃)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이다.
전단은 총 74구로, 현종이 양귀비를 만나 지극한 사랑을 나누다가 안녹산(安祿山)의 난으로 양귀비가 죽은 후 밤낮으로 그녀를 그리워하며 창자가 끊기듯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그렸다.
후단 46구는 현종이 양귀비를 못 잊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한 도사가 선계로 가 선녀가 되어 있는 양귀비를 만나 그녀에게 들은, 현종을 그리워하는 양귀비의 마음과 두 사람이 나눈 사랑의 맹약으로 되어 있다.
위에 예를 든 부분은 선녀가 된 양귀비가 도사에게 이야기해 준, 천보(天寶) 10년(751) 칠월칠석에 현종과 양귀비가 화청궁(華淸宮)에 거동하여 노닐며 장생전에서 나눈 사랑의 맹약으로, '장구한 천지도 다할 때가 있지만 이 한은 면면히 끊일 날 없으리라'는 구절에서 영원히 변치 않는 애정을 비유하는 말인 '천장지구'가 유래했다.
'장한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애창되었으며, 시가와 소설과 희곡으로 윤색되는 등, 중국 문학에 많은 제재를 제공했다.
◼ 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과 땅이 끝이 있을까. 하늘만큼 길고(天長) 땅만큼 오래(地久)라는 하늘과 땅이 처음 존재했던 때로부터의 시간만큼 길고 오래되었다는 무한의 뜻이다. 이 말이 귀에 익은 사람들은 홍콩의 느와르 명작영화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1990년 유덕화(劉德華), 오천련(吳倩蓮)의 애틋한 사랑은 속편까지 나왔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영화의 원제 천약유정(天若有情)도 당(唐)나라 시인 이하(李賀)의 시구에서 따왔다지만 우리나라서의 번역명은 더 잘 알려진 데서 나왔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실려 있고, 역시 장한가(長恨歌)로 유명한 백거이(白居易)의 사랑 표현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도덕경의 제7장 도광(韜光)장을 먼저 보자.
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하늘과 땅은 영원무궁하다. 하늘과 땅이 능히 이런 것은 스스로를 위해서 살지 않기 때문에 장생할 수 있는 것이다.
노자가 태고 때부터 영원한 존재인 하늘과 땅이 서로 경쟁하지 않았다는 당연한 사실을 말한 것은 이어지는 성인을 비유하기 위해서였다.
성인은 자신을 위한 것을 뒤로 돌림으로써 남보다 앞에 나설 수 있고, 자신보다 남을 위함으로써 자신이 존재하게 된다. 성인뿐 아니라 천도의 무위자연을 본받아 사심 없이 대하면 누구나 훌륭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당연한 이치를 돌려 말한 노자에 비해 낙천(樂天)이란 자로 더 잘 알려진 백거이는 글자대로 하늘과 땅만큼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을 노래했다.
그의 장한가는 전체 4장에 120구, 840자나 되는 장편으로 당(唐)나라 6대 황제 현종(玄宗)과 미인의 대명사 양귀비(楊貴妃)의 비련을 그렸다.
마지막 장에 성어가 나오는데 화목한 부부나 남녀관계를 말하는 비익연리(比翼連理) 구절부터 보자.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하늘에선 날개 붙은 비익조가 되고, 땅에선 가지 붙은 연리지 되길 원하네.
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絶期
장구한 천지도 다할 때가 있건만, 이 한은 면면히 끊일 날 없으리라.
하늘과 땅처럼 영원하도록 자기를 뒤로 하고 남을 앞세우는 훌륭한 사람이 본받을 일이다. 남을 위해 일을 하겠다는 지도층이 명심할 말이고 일반 사람들은 영원한 남녀의 사랑에 더 솔깃하다. 사랑하는 짝이 나타나면 누구나 자신의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라며 상대에 진심을 알아 달라고 애탄다.
사랑이 성공한 뒤에는 초기에 열렬한 만큼 쉬 식는 사람도 많다. 더 문제인 것은 적령기의 청춘들이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아예 사랑을 포기한다는 사실이다. 비익연리가 되고 하늘처럼 땅처럼 영원한 사랑이 많아져야겠다.
◼ 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간다
통행본 장 7장
天長地久.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간다
天地之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也, 故能長生.
하늘과 땅이 길고 오래갈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삶을 도모하지 않기 때문이니
그 때문에 장생할 수 있다
是以聖人退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不以其无私與.
이 때문에 성인은 자신을 뒤로 물리면서도 자신이 앞에 있게 되고, 자신을 밖으로 내몰면서도 자신을 보존하게 되니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故能成其私.
그러므로 결국 그 사사로움을 이룰 수 있다.
○ 天長地久.
'노자'는 여기에서 하늘과 땅의 장구함을 말함으로써 사람을 깨우치려고 하였다. 남다른 통찰력으로 자연을 독해하여 교훈을 얻는 것은 '노자'의 주요한 어법이다.
왜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간다'고 하였는가? 길다는 것은 모양이고, 오래간다는 것은 시간이다. 원래 하늘은 시간을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모양에서 부족하다는 혐의가 있고, 땅은 모양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간에서 부족하다는 혐의가 있다. 그 혐의를 벗기 위해서 거꾸로 이야기한 것이다. 재미있는 설명이다.
소철은 하늘과 땅도 형체를 가졌으므로 장구함에는 한계가 있고, 진정으로 장구한 것은 천지의 시작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곧 천지의 시작 같은 형이상의 세계만 영원하다고 본 것이다. 이것이 송대의 분위기다. 상식적 정서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곳에서 문제를 잡아내는 것을 보면 그 시대의 분위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주겸지는 이것이 원래 옛말인데, '노자'가 인용하여 풀이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 글 전체가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간다"는 금언을 풀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天地之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也, 故能長生.
하늘과 땅이 길고 오래갈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삶을 도모하지 않기 때문이니 그 때문에 장생할 수 있다.
여기에서 '자생(自生)'이라는 말은 '자사(自私)'라는 말과 같다. 곧 "스스로 삶을 도모하지 않는다"는 것은 "허겁지겁 자기만 배부르기를 도모하고 사사로이 다른 사람 것을 빼앗아 자기에게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장생할 수 있는 이유는 "스스로 삶을 도모하면 사물(남)과 다투게 되고, 스스로 삶을 도모하지 않으면 사물과 함께 편안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노자'는 스스로 삶을 도모하는 일의 폐해를 이야기한 바 있다. "백성들은 살고 또 살려고만 하니 몸을 움직여 사지로 가는 것이 또 십 분의 삼이다." "목숨을 더하려는 것을 요망하다고 한다." "무릇 살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 것이 생명을 귀하게 잘 여기는 것이다." 지금 문장과 서로 참고하면서 보면 더 좋겠다.
여기에서 '생(生)'자를 '태어난다' 또는 '태어나게 한다'는 뜻으로 푸는 경우도 있다. "죽지 않으면 태어남도 없다. 태어나지 않는 것이라야 능히 태어나고, 또 태어나게(生生) 할 수 있다. 하늘과 땅이 길고 오래갈 수 있는 이유는 스스로 태어나지 않기 때문이니 스스로 태어나지 않기 때문에 장생할 수 있다. 마치 골짜기의 신(곡신)과 같다."
이런 해설은 '열자' 천서의 다음 문장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태어나지 않는 것만이 태어나고 또 태어나게 할 수 있고, 변화하지 않는 것만이 변화하고 또 변화하게 할 수 있다. (…) 사물을 태어나게 하는 것은 태어나지 않고, 사물을 변화하게 하는 것은 변화하지 않는다."
이것은 "골짜기의 신은 죽지 않는다"는 말에 대한 '열자'의 해석이다. 이런 해석이 멋들어지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해석을 택한다면 이 문장이 어떻게 뒤의 문장과 연결되는지 복잡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 是以聖人退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이 때문에 성인은 자신을 뒤로 물리면서도 자신이 앞에 있게 되고, 자신을 밖으로 내몰면서도 자신을 보존하게 되니,
앞의 문장을 부연한 글이다. 여기에서는 스스로 삶을 도모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며, 그를 통해 어떤 좋은 결과가 있는가를 설명한다.
하상공에 따르면 "남을 먼저하고 나를 뒤로하면 천하가 그를 존경해서 먼저 어른으로 모신다. 자기를 박하게 하고 남을 후하게 하면 백성이 그를 부모처럼 사랑하고 신명은 그를 어린아이처럼 보우해서 몸을 항상 보존하게 된다."
각기 다른 해설이 있지만 그 뜻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성인은 백성 위에 서려고 할 때는 반드시 그 말을 낮추고, 백성 앞에 서려고 할 때는 반드시 그 몸을 뒤로 한다"는 말과도 서로 통한다.
'도응훈'은 이 말을 공자 시대의 인물인 공의휴(公儀休)의 고사에 빗대어 설명한다. 공의휴는 생선을 대단히 좋아했는데, 그가 노나라의 재상이 되었을 때 사람들이 좋은 생선을 갖다 바쳤으나 전부 거절했다는 것이다.
그 제자가 까닭을 물었을 때 공의휴는 이렇게 대답했다. "오직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은 것이다. 생선을 받아서 재상직에서 쫓겨나게 되면 비록 생선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생선을 자급해서 먹을 수 없을 것이고, 생선을 받지 않고 재상직에서 쫓겨나지 않으면 오랫동안 생선을 자급해서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공의휴는 생선을 좋아하면서도 그 욕심을 내세우지 않고 선물로 들어오는 생선을 물리쳤으므로 자신을 뒤로 물린 것이고, 그렇게 해서 계속해서 생선을 먹을 수 있었으므로 결국 자신이 앞에 있게 되었다
이 고사는 '한시외전' 권3에도 인용되어 있으며, 그곳에서도 역시 '노자'의 지금 문장을 소개한다. 단지 '한시외전'은 '노자'를 소개한 후 "생각함에 사특함이 없다(思無邪)"는 '시'의 정신도 이 고사와 관련되어 있다고 첨언했을 뿐이다.
그런데 정말 공의휴의 고사는 "생각함에 사특함이 없다"는 '시'의 정신과 연결될 만한가? 철저한 도덕주의자가 본다면 공의휴는 도덕적인 인물이 아니다. 그는 이미 이익을 계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중국의 공리주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익에 대한 계산쯤은 누구나 다 하는 것 아닌가. 복을 바라고, 이익을 추구하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지 않는가.
어쨌거나 지금 '노자'의 문장은 궁극적으로 사사로움이 없는 삶의 태도(無私)를 요구한다. 그러므로 "생각함에 사특함이 없다"는 말과 연결된 것이다.
여담이지만 공의휴의 고사는 원래 '한비자 외저설우하'에 나온다. '도응훈'은 한비자를 보고 그 고사를 가져온 것이 분명하다. '도응훈'의 '제자(弟子)'라는 말은 '외저설우하'에서는 '동생(弟)'으로 되어 있는데, '도응훈'이 고사를 가져올 때 약간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고사는 '안자춘추'에서 제나라의 현신 현장(弦章)의 일로 언급된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선물로 들어온 고기를 사양했다는 것이 이야기의 뼈대이다. 현장은 안자를 이어 경공(景公)을 도운 인물이므로 역시 공의휴처럼 공자와 동시대 인물이다. 여기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주인공만 바뀌어 다른 곳에서 나타나는 중국 고사 전설의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 不以其无私與. 故能成其私.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결국 그 사사로움을 이룰 수 있다.
이 문장은 예로부터 약간의 혐의가 있었다. "사사로움을 이룬다"는 말 때문이다. '사'는 '설문'에 '사(厶)'로 되어 있는데, 이 글자는 원래 간통하는 것을 나타낸다.
중국은 위진남북조 시대에 개인을 가장 강조했지만 그래도 지금의 개인주의 하고는 거리가 멀고, 전시대를 통틀어 보면 멸사봉공의 막강한 공사 관념이 있었다. "사사로움을 이룬다"는 말에 혐의가 잔뜩 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가령 "사사로운 이익을 계산하고 이익을 도모한 것이 아니라 일의 추세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이니 마치 겸손히 있는데도 빛이 나고, 몸을 잊었는데도 장수를 누리는 것과 같다"는 식의 발명이 필요했다.
이런 해설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이 문장도 역시 앞에서 말한 '무위이무불위'의 말의 구조를 통해서 이해하면 쉽다.
곧 앞의 사사로움과 뒤의 사사로움은 함의가 다르다. 뒤의 사사로움이라는 말은 "몸(身)을 두고 말한 것이지 공·사의 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사로움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은 "자신이 앞에 있게 되고" "자신을 보존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노자'의 말의 구조는 좀더 복잡하다. "무위하면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말에서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노자'의 본의에서 볼 때 무소불위한 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말이 아닌데도 결국은 그런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그 사사로움을 이룰 수 있다"는 말 역시 이기적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역시 그런 암시를 준다.
경공이 안자에게 물었다. "반듯한 정치를 해서 장구할 수 있다면 어떻게 행해야 하는가?" 안자가 대답하였다. "그 행함은 물과 같은 것입니다." (안자춘추 내편 문하)
◼ 천장지구(天長地久)
중국 영화 중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제목 중에 '天長地久'란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다'는 뜻인데요, 유덕화와 오천련이 주연으로 나온 이 영화는 '하늘과 땅처럼 사랑이 영원하리라'는 주제를 우리에게 잘 알려진 중국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제목 '천장지구'는 원래 노자의 도덕경에서 나온 것입니다. 노자 도덕경 7장에 나오는 천장지구의 원래 뜻은 이 영화에서 말하는 변치 않는 사랑의 의미와는 좀 다릅니다.
하늘과 땅은 장구합니다(天長地久). 천지가 저토록 장구 할 수 있는 이유는(天地所以能長且久者는) 억지로 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以其不自生이라). 그래서 천지는 장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故로 能長生이라).
이 구절에서 노자는 하늘과 땅이 수많은 세월동안 장구(長久)한 이유를 '부자생(不自生)'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자생(自生)은 스스로 만든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부(不)'라는 부정어가 붙어 억지로 만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늘과 땅은 의지와 목적을 가지고 간섭하는 주체가 아니라는 겁니다. 자신들의 품안에서 자라는 세상의 모든 만물이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체일 뿐 강요하는 존재는 아니라는 뜻인데요.
천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풀 한포기 나무가 한그루마저도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돌봐주는 어머님의 마음을 가진 존재일 뿐입니다.
노자는 이런 자연의 불간섭 원리를 그의 철학에 적용하였습니다. 리더는 천지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강요를 하지 않는 무위(無爲)의 리더십을 통해 사람들을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자연(自然)의 결과를 내라는 것입니다. 일명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역설적인 리더십입니다.
노자철학에 의하면 리더는 간섭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천지(天地)를 닮은 리더가 진정한 리더의 모습입니다. 관심이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강요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직원들이 스스로 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라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강요하는 리더보다 오히려 장구(長久)하게 리더로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자는 뒤이어 이렇게 말합니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세요. 그러면 오히려 당신은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後其身而身先). 한 발짝 밖으로 비켜서세요. 그러면 오히려 당신은 안에 있게 될 겁니다(外其身而身存)."
내가 리더로서 남보다 낫고 그들을 다스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억지로 지도하려 할 때 오히려 그 자리를 보존하지 못하게 된다는 역설적인 리더십 철학입니다.
억지로 간섭하지 않기에 오히려 장구할 수 있고, 군림하려 하지 않기에 결국은 위에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노자의 이 기막힌 '역설의 리더십'을 저는 일명 '조용한 리더십'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동행이란 글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어느 때는 그냥 두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세요. 우리가 힘들어 하는 것의 많은 부분은, '관심'이라는 간섭 때문입니다. (...) 사랑이란 일으켜 세워주고 붙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나 자랄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세상은 반드시 강요한다고 원하는 데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말없는 가르침 '불언지교(不言之敎)'를 행해 보십시오. 섬기는 리더가 오히려 섬김을 받을 수 있다는 노자의 아름다운 철학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늘과 땅은 만물에게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장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천장지구', 우리 가슴 속에 늘 채우고 살아야 할 삶의 화두입니다.
■ 장한가(長恨歌; 기나긴 한의 노래)
백거이(白居易)
漢皇重色思傾國(한황중색사경국)
한나라 황제는 색을 중시하여 경국지색을 생각하고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
황제에 오른 후 많은 해 동안 구했으나 얻지 못하였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
양씨 가문의 한 아씨가 갓 장성하였는데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
깊은 규방에서 자라 사람들은 알지 못했지만
天成麗質難自棄(천성려질난자기)
타고난 미모는 그대로 묻힐 리 없어
一朝選在君王側(일조선재군왕측)
어느 날 갑자기 선택되어 군왕을 모시게 되었다.
廻眸一笑百媚生(회모일소백미생)
눈동자를 돌려 한번 웃으면 백가지 아첨이 생겨나니
六宮粉黛無顔色(육궁분대무안색)
육궁의 단장한 미인들이 무색해졌다.
春寒賜浴華淸池(춘한사욕화청지)
봄 추위에 천자는 그녀에게 화청 연못에 들기를 허락하여
溫泉水滑洗凝脂(온천수활세응지)
온천의 부드러운 물은 윤기 있는 그녀의 몸을 씻었다.
侍兒扶起嬌無力(시아부기교무력)
시녀들이 부축하는 그녀의 몸은 힘없이 늘어졌고
始是新承恩澤時(시시신승은택시)
이것이 천자의 승은을 받게 된 처음이었다
雲빈花顔金步搖(운빈화안금보요)
구름같은 머리칼, 꽃같은 얼굴, 걸으며 흔들거리는 금비녀
芙蓉帳暖度春宵(부용장난도춘소)
부용꽃 수놓은 휘장 안은 따뜻하고 봄날은 깊어만 갔다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
봄밤은 짧아 천자는 해가 높이 뜬 뒤에 일어났고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불조조)
이 때부터 천자는 조회에 나가지않았다
承歡侍宴無閒暇(승환시연무한가)
그녀는 천자 기분에 맞춰 시중 들기에 여념이 없어
春從春遊夜專夜(춘종춘유야전야)
봄이면 봄놀이 밤이면 밤새껏 그녀 혼자 천자를 독차지했다
後宮佳麗三千人(후궁가려삼천인)
후궁에는 궁녀 3천명이 있었지만
三千寵愛在一身(삼천총애재일신)
그 3천명이 받을 총애가 그녀에게만 있었다
金屋粧成嬌侍夜(금옥장성교시야)
금옥에서 화장한 뒤 황제의 밤을 모셨고
玉樓宴罷醉和春(옥루연파취화춘)
옥루에서 잔치가 끝난 뒤 취한 마음은 봄날의 화창함에 녹았다
姉妹弟兄皆列土(자매형제개열토)
그녀의 자매 형제는 봉토를 받았고
可憐光彩生門戶(가련광채생문호)
그들의 집 문에는 눈부신 광채가 났다
遂令天下父母心(수령천하부모심)
마침내 천하의 부모들 마음은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
아들 낳기보다 딸 낳기를 중시하게 되었다
驪宮高處入靑雲(이궁고처입청운)
이궁은 높이 솟아 푸른 구름에 닿았고
仙樂風飄處處聞(선락풍표처처문)
신선의 음악은 바람처럼 여기 저기서 들린다
緩歌慢舞凝絲竹(완가만무응사죽)
느릿한 노래에 맞게 고요한 춤이 추어지고
盡日君王看不足(진일군왕간부족)
하루가 다가도록 군왕은 부족함을 몰랐다
漁陽비鼓動地來(어양비고동지래)
어양에서 전쟁의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 들려 오고
驚破霓裳羽衣曲(경파예상우의곡)
연주되던 예상우의곡은 놀라 중단되었다
九重城闕煙塵生(구중성궐연진생)
구중궁궐에 연기와 먼지가 피어 오르고
千乘萬騎西南行(천승만기서남행)
일천수레와 일만기병은 서남쪽으로 출발했다
翠華搖搖行復止(취화요요행부지)
황제의 기는 흔들거리며 가다가 멎고 천천히 움직여
西出都門百餘里(서출도문백여리)
장안 서쪽 백여리에 이르렀다
六軍不發無奈何(육군불발무내하)
여섯군대가 출발하지 않으니 천자로서도 어쩔 수 없었고
宛轉蛾眉馬前死(완전아미마전사)
갸름한 눈썹의 양귀비는 말 앞에서 살해되었다
花鈿委地無人收(화전위지무인수)
그녀의 꽃비녀는 땅에 버려졌으나 줍는 사람도 없었다
翠翹金雀玉搔頭(취교금작옥소두)
물총새 깃털, 공작모양 황금 머리장식, 옥비녀 모두
君王俺面救不得(군왕엄면구부득)
천자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녀를 구하지 못하니
回看血淚相和流(회간혈루상화류)
돌아본 얼굴에는 피 눈물이 뒤섞여 흐른다
黃埃散漫風蕭索(황애산만풍소삭)
황색먼지 뿌옇고 바람은 쓸쓸히 부는데
雲棧영紆登劍閣(운잔영우등검각)
구름까지 닿을 듯 높고 구불구불한 길로 검각산을 오른다
峨眉山下少人行(아미산하소인행)
아미산 기슭에는 지나는 사람도 적고
旌旗無光日色薄(정기무광일색박)
천자의 깃발도 빛이 없고 햇빛도 약하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
촉나라 강물은 파랗고 촉나라 산빛은 푸른데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
천자는 아침 저녁 그리운 정으로 가득하다
行宮見月傷心色(행궁견월상심색)
궁전에서 달을 보면 달빛으로 슬픔을 느끼고
夜雨聞鈴腸斷聲(야우문령장단성)
밤비속에 창자를 끊는 듯한 방울소리를 듣는다
天旋地轉廻龍馭(천선지전회용어)
천하 정세는 바뀌어 천자는 장안으로 돌아오다가
到此躊躇不能去(도차주저불능거)
그곳에 이르자 머뭇거리며 떠나지 못했다
馬嵬坡下泥土中(마외파하이토중)
마외 고개 아래 진흙 속에
不見玉顔空死處(불견옥안공사처)
옥같은 얼굴은 볼 수 없고 죽은 곳만 남아 있었다
君臣相顧眞霑衣(군신상고진점의)
천자도 신하도 서로 눈물로 옷을 적셨고
東望都門信馬歸(동망도문신마귀)
동쪽 성문 향해 말이 가는대로 돌아왔다
歸來池苑皆依舊(귀래지원개의구)
돌아오니 연못도 동산도 옛날 그대로
太液芙蓉未央柳(태액부용미앙류)
태액 연못 연꽃도 미앙궁 버드나무도 그대로였다
芙茸如面柳如眉(부용여면류여미)
연꽃은 그녀 얼굴같고 버들은 그녀 눈썹같으니
對此如何不淚垂(대차여하불루수)
그것들을 대하니 어이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
春風桃李花開日(춘풍도리화개일)
봄바람에 복숭아꽃 살구꽃 피는 날이나
秋雨梧桐葉落時(추우오동엽락시)
가을비에 오동잎 떨어질 때
西宮南苑多秋草(서궁남원다추초)
서궁이나 남원에는 가을 풀이 무성하고
落葉滿階紅不掃(낙엽만계홍불소)
낙엽이 섬돌을 덮어도 단풍을 쓸어낼 사람이 없었다
梨園弟子白髮新(이원제자백발신)
이원제자들도 백발이 성성하게 되었고
椒房阿監靑娥老(초방아감청아로)
초방의 궁녀들 푸르던 눈썹이 늙었다
夕展螢飛思초然(석전형비사초연)
저녁 궁전에 반디가 날아드니 쓸쓸한 생각에 잠기고
孤燈조盡未成眠(고등조진미성면)
외로운 등잔심지가 끝까지 다해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遲遲鐘鼓初長夜(지지종고초장야)
시각을 알리는 종과 북소리가 들려오니 밤이 긴 것을 알고
耿耿星河欲曙天(경경성하욕서천)
날이 새는 하늘에 은하가 반짝인다
鴛鴦瓦冷霜華重(원앙와랭상화중)
원앙 모양의 기와는 차갑고 서리는 무겁고
翡翠衾寒誰與共(비취금한수여공)
비취 날개 수놓은 이불은 싸늘하여 함께 잘 사람이 없다
悠悠生死別經年(유유생사별경년)
삶과 죽음의 세계는 멀어 오랜 세월이 흘렀고
魂魄不曾來入夢(혼백부증내입몽)
혼백은 꿈에서조차 찾아오지 않았다
臨공道士鴻都客(임공도사홍도객)
임공도사를 손님으로 초대하여
能以精誠致魂魄(능이정성치혼백)
정신을 집중하여 죽은 자의 혼을 불러 내나
爲感君王輾轉思(위감군왕전전사)
그는 천자가 잠못이루고 사모함에 감동하여
遂敎方士殷勤覓(수교방사전근멱)
드디어 가르침에 따라 방사를 시켜 부지런히 혼이 있는 곳을 찾게 했다
排雲馭氣奔如電(배운어기분여전)
방사는 구름을 열고 번개처럼 달려가
昇天入地求之遍(승천입지구지편)
하늘에 오르고 땅속에 들어가 샅샅이 찾았다
上窮碧落下黃泉(상궁벽락하황천)
위로 하늘 끝 아래로 황천까지 찾았으나
兩處茫茫皆不見(양처망망개불견)
어디나 끝없이 펼쳐질 뿐 혼을 찾을 수 없었다
忽聞海上有仙山(홀문해상유선산)
문득 들리는 말이 해상에 신선 사는 산이 있는데
山在虛無표묘間(산재허무표묘간)
그 산은 아무것도 없는 먼 곳에 있다고 했다
樓閣玲瓏五雲起(누각영롱오운기)
누각은 옥처럼 빛나고 오색 구름 솟으며
其中綽約多仙子(기중작약다선자)
그 안에는 나긋한 모습의 선녀가 여럿 살고 있었다
中有一人字太眞(중유일인자태진)
그 중에 자를 태진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雪膚花貌參差是(설부화모참치시)
눈같은 살결과 꽃같은 얼굴이 양귀비와 비슷하다 했다
金闕西廂叩玉경(금궐서상고옥경)
선산 황금 궁전 서쪽 건물 옥문을 두드리니
轉敎小玉報雙成(전교소옥보쌍성)
소옥이란 시녀로부터 쌍성이란 시녀에게 전해졌다
聞道漢家天子使(문도한가천자사)
한나라에서 먼길 찾아온 천자의 사자라는 말 듣고
九華帳裏夢魂驚(구화장리몽혼경)
온갖 꽃 모양 호화로운 휘장 안에서 태진은 꿈에서 깨어났다
攬衣推枕起徘徊(남의추침기배회)
옷을 손에 들고 베개를 밀치며 일어나 배회하는데
珠箔銀鉤이리開(주박은구이리개)
진주 발과 은 갈고리가 뒤이어 열린다
雲빈半偏新睡覺(운빈반편신수각)
구름처럼 치켜올린 머리는 갓 일어나 반쯤 흩어졌고
花冠不整下堂來(화관부정하당래)
꽃으로 만든 관을 정돈하여 쓰지 못한 채 당에서 내려왔다
風吹仙袂飄요擧(풍취선몌표요거)
바람이 신선의 옷깃을 펄럭이게 하고
猶似霓裳羽衣舞(유사예상우의무)
마치 예상우의 춤을 다시 보게 해주는 듯했다
玉容寂寞淚난干(옥용적막누난간)
옥 같은 얼굴에 쓸쓸하게 눈물 떨어지니
梨花一枝春帶雨(이화일지춘대우)
마치 배꽃 가지가 봄비를 맞는 듯 했다
含情凝제謝君王(함정응제사군왕)
정을 간직한 채 사자를 보며 군왕께 감사를 전했고
一別音容兩渺茫(일별음용양묘망)
이별후 천자의 목소리와 모습이 모두 흐릿해졌다 한다
昭陽殿裏恩愛絶(소양전리은애절)
소양전에서 천자의 사랑을 받았으나 그것도 끊어졌고
蓬萊宮中日月長(봉래궁중일월장)
선산 봉래궁에서 긴 세월을 보내고 있다
廻頭下望人환處(회두하망인환처)
머리를 돌려 아래 인간세상을 굽어 보아도
不見長安見塵霧(불견장안견진무)
장안은 보이지 않고 먼지와 안개가 자욱할 뿐
唯將舊物表深情(유장구물표심정)
다만 천자가 주신 기념품으로 내 깊은 정을 표시하고
鈿合金釵寄將去(전합금차기장거)
나전 상자와 금비녀를 주며 가져가라 하니
釵留一股合一扇(차류일고합일선)
금비녀도 나전 상자도 반씩 나누어 간직하겠다고 한다
釵擘黃金合分鈿(차벽황금합분전)
그리고 금비녀도 반으로 나누고 나전 상자도 둘로 나누었다
但敎心似金鈿堅(단교심사금전견)
우리 마음이 본래 하나였던 이 비녀와 나전처럼 맺어졌다면
天上人間會相見(천상인간회상견)
언젠가 천상이든 인간 세상이든 만날 날이 있겠지요
臨別殷勤重奇詞(임별은근중기사)
헤어질 무렵 간곡히 다시 전할 말 부탁했는데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양심지)
그 중에는 두 사람만 아는 맹세의 말이 있었다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칠월칠석에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
밤 깊어 사람 없자 은밀히 속삭였던 말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리라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하늘과 땅도 끝이 있고 시간조차 다함이 있으나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이 한만은 영원히 이어져 끝이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