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류표저(血流漂杵)
피가 강처럼 흘러 방패가 떠다니다
血 : 피 혈(血/0)
流 : 흐를 류(氵/7)
漂 : 떠다닐 표(氵/11)
杵 : 공이 저(木/4)
피가 강물처럼 많이 흘러(血流) 방패까지 둥둥 떠다닌다(漂杵)는 뜻으로 엄청난 사상자를 낸 전쟁을 말하는 성어다.
전쟁 뿐 아니고 무자비한 학살의 현장을 묘사할 때도 사용된다.
시체가 산을 이루고 흘린 피가 바다를 이루는 屍山血海(시산혈해)와 똑 같은 말이다.
지난 번 네팔의 지진 참사 현장은 阿修羅場(아수라장)이라 했어도 자연재해이니 전쟁이나 학살로 인한 인위적인 현장이 더 참혹할 것이다.
杵는 방아 찧을 때 사용하는 절굿공이를 말하는데 싸움터에서 갖고 다니지는 않으니 방패라는 뜻으로 풀이하는 것이 옳겠다.
殷(은)나라를 멸망시킬 때 周武王(주무왕)의 활약상을 회고한 것에 이 말이 나온다.
五經(오경) 중의 하나인 ‘書經(서경)’ 武成(무성)편에 실려 있다.
商(상)나라라고도 하는 은의 마지막 왕이 紂王(주왕)인데 앞서 夏(하)나라의 마지막 왕 桀王(걸왕)과 함께 폭군의 대명사인 桀紂(걸주)로 불릴 정도로 포악했다.
향락을 좋아하고 妲己(달기, 妲은 여자이름 달)라는 애첩에 빠져 酒池肉林(주지육림)에서 허우적거리는 사이에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다.
무왕이 마침내 도성 남쪽에 있는 牧野(목야)에서 하늘에 대의를 맹세하고 주왕 정벌에 나섰다.
수풀과 같이 많은 수의 은나라 군사가 이끌려 나왔지만 무왕의 군사들과는 상대가 안됐다.
대적도 못하고 창을 거꾸로 들고선 뒤에 있던 자기편 군사를 공격하여 달아나게 하니 피가 강물처럼 흘러 방패를 띄울 지경이었다(前徒倒戈 攻於後以北 血流漂杵/ 전도도과 공어후이배 혈류표저).
孟子(맹자)는 이 부분을 과장이 심하다며 부분만 믿는다고 했다.
포악한 주왕을 치는데 인자하다는 무왕이 그처럼 적을 죽인 피로 방패를 띄울 만큼 살상을 했을 리 없고, 은나라 군사들이 무기를 거꾸로 들고 자기편 군사를 쳤을 거라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