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적 배설물" / 손봉호 중국의 유명한 알리바바 회장 마윈이 최근 "인터넷 댓글 90%는 정신적 배설물"이라고 폭언을 했다. 그가 홍콩의 South China Morning Post란 중요한 일간지를 인수한 것으로 보아 그저 지나치면서 한 마디 내뱉은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마윈이 대단한 언론 전문가는 아니겠지만 세계 굴지의 회사를 일으킨 것을 감안하면 세상을 보는 그의 눈이 그렇게 엉터리일 수는 없는 것 같다. 적어도 댓글에 대한 그의 지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물론 중국 누리꾼들에 대한 평가이겠지마는, 한국의 댓글들도 그 질이 중국보다 높을 것 같지 않다. 대부분이 정제되지 않은 감정폭발, 욕설, 편견, 무지, 악의로 가득 차 있어서 마윈의 욕을 먹기에 충분한 것 같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서양에서도 이미 인터넷 정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정보는 40% 미만의 신뢰밖에 받지 못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거짓 뉴스, 댓글 조작 등이 드러나 불신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때 온라인 정보가 전통적인 신문이나 방송 매체를 몰아낼 것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인터넷 정보가 무용지물이 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그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터넷 정보가 신문사, 방송국처럼 책임을 물을 대상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문화가 점점 세속화되어 양심, 양식, 합리성, 자존심 같은 성숙한 개인의 자율적인 견제능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 아무 감시도, 견제도 받지 않고 무슨 소리를 하든지 책임지지 않아도 되면 사람은 천사가 되기보다는 악마가 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중국이나 한국과 같은 유교 사회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인격적인 신이나, 인과보응 같은 초자연적인 법칙을 믿지 않고 오직 다른 사람의 눈치나 체면만 살피는 "부끄러움의 문화(shame culture)"에서는 익명 상황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유교사회에서 "혼자 있을 때 삼가라(愼獨)"는 가르침이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것이 특히 부족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르치고 강조하기만 해도 사람들이 따라주면 오죽 좋겠는가? 가르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가르침을 따르도록 하는 채찍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유교사회에서는 사회적 보상 외에 다른 자극이 없고, 사회는 드러나는 것만 보상한다. 배설물을 먹으면 더 더러운 배설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려면 배설물에 가까이 가지 않아야 한다. 댓글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까지 있다는데 왜 굳이 그런 쓰레기를 읽는지 모르겠다.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이 얼마든지 있는데 왜 구태여 정체불명의 배설물을 먹는가? 먹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배설물이 생산되므로 그것을 먹는 사람도 공범이다.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