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좋은시

시설 柹雪 / 맹난자

작성자김영중|작성시간26.06.19|조회수6 목록 댓글 0
시설 柹雪
                       맹난자


농가에서 보내온 작은 곶감 상자를 열였다.
반건시 된 곶감들이 먼 길 오느라 몸져 누었다.


그놈들을 꺼내 손끝으로 매만져 쟁반에 앉혔다.
작은 산봉우리들이 연봉連峰을 이룬 듯하다.


시간이 흐르자 검은 곶감 표피에 흰 가루가 묻어났다.
온몸의 세포들이 당분으로 피워낸 눈꽃, 시설柹雪,


무슨 소식인가.
영혼의 비상飛翔, 새로운 존재의 환원이 아닌가


그때 ‘수필은 시설 같아야 한다’는
윤오영 선생의 말씀이 떠올랐다.


수필, 그것은 업장소멸 뒤의 해탈 같은 것.


얼마 전 수골실收骨室에서 남편의 유해를
받아 안았을 때, 그것 역시 시설 같았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