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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 이야기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 기간 중 해지 및 근로 시간 단축과 휴업수당

작성자전근오 노무사|작성시간26.06.15|조회수26 목록 댓글 0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 기간 중 해지 및 근로 시간 단축과 휴업수당

 

1. 문제의 출발점

 

 기간제 근로계약은 그 자체로 기간이 핵심입니다.

 사용자와 근로자는 일정한 기간 동안 근로관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이므로, 그 기간이 끝나기 전에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끝내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사업 환경이 바뀌거나 예산이 줄어들거나 업무 자체가 없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럴 때 사용자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겼으니 계약을 끝내겠다고 말하거나, 아니면 계약은 유지하면서 근로 시간만 줄이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 상황 모두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심각한 생활 위협이 되고, 법적으로도 상당히 복잡한 문제를 낳습니다.

 

2. 계약 기간 중 해지 — 원칙과 예외

 

1), 기간의 약정이 갖는 법적 의미

 

 근로기준법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대해 특별한 보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판례는 일관되게,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서 사용자가 계약 기간 만료 전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3조가 요구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이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해고할 때와 동일한 기준입니다.

 오히려 기간제 근로자는 이 기간만큼은 일할 수 있다는 신뢰 위에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그 신뢰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볼수 있읍니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근로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서 기간 만료 전의 해지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확인 하였습니다(대법원 1993년 10월 26일 선고 92다54210 판결).

 

2), 업무량 감소·통폐합·폐지를 이유로 한 해지

 

 업무량이 줄거나 해당 업무 자체가 없어졌다는 이유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정리해고)의 영역에 해당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4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하려면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② 해고 회피 노력,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과 대상자 선정, ④ 50일 전 근로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라는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요건은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 기간 중 해지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해는, 해당 업무가 없어졌으면 당연히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판례는 업무의 폐지나 통폐합 자체만으로 해지의 정당성이 자동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취합니다.

 업무가 줄었더라도 다른 업무에 전환, 배치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해고를 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있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용노동부는 행정해석에서 "기간을 정한 근로 계약의 경우에도 계약 기간 중 해지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며, 단순히 사업 물량이 감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읍니다(근로기준과-1736, 2004. 4. 14.).

 

3), 예산 감축을 이유로 한 해지

 

 공공기관이나 비영리법인에서 자주 등장하는 유형입니다.

 정부 보조금이 줄거나 사업 예산이 삭감되어 해당 직위에 배정된 인건비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인데, 이 역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예산 감축 자체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의 소명자료가 될 수 있지만, 해고 회피 노력과 협의 절차를 생략한 채 곧바로 해지 통보를 하면 부당해고가 됩니다.

 

4), 계약서에 해지 사유 조항이 있는 경우

 

 종종 근로계약서에 업무 물량이 현저히 감소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특약을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조항의 효력에 대해 판례는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계약서상의 해지 사유 조항이 있더라도, 그것이 근로기준법의 해고 제한 규정을 잠탈하는 방편으로 이용된다면 무효라는 것이 일관된 입장입니다.

 대법원은 기간제 근로계약에 부수된 조기 해지 조항은 그 자체로는 유효하나 실제 해지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 어진 경우에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4다39756 판결(2015. 10. 15. 선고)

 

3. 근로 시간 단축과 휴업수당

 

1), 사용자가 근로 시간을 임의로 줄이면

 

 계약을 해지하지는 않되, 근로 시간을 일방적으로 줄이는 방식을 취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예컨대 주 40시간 근무를 주 20시간으로 줄이거나, 특정 요일의 근무를 없애는 형태입니다. 이는 계약상 근로조건의 중대한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자의 동의 없이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조(근로조건의 대등한 결정 원칙)와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에 비추어, 근로시간은 계약의 핵심 요소이고 이를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은 계약 위반이자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합니다.

 

2), 휴업수당 지급 의무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 사유로 근로자를 쉬게 하거나 근로 시간을 줄인 경우, 근로기준법 제46조에 따라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70%가 평균임금의 7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을 한도로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사용자의 귀책 사유입니다.

 판례는 귀책 사유의 범위를 민법상 고의, 과실보다 넓게 해석합니다.

 사용자의 세력 범위 안에 있는 경영 장애, 즉 불황, 원자재 부족, 주문 감소, 자금난, 시설 고장 등은 비록 사용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사용자의 귀책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대법원 92다54210 판결, 1993. 4. 27.).

 따라서 업무량 감소나 예산 삭감을 이유로 근로 시간을 줄인 경우에도, 그 원인이 사용자 측의 경영 영역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반면, 천재지변이나 전쟁처럼 사용자가 전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사유에 해당하면 귀책사유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예외는 매우 좁게 인정되고, 단순한 경기 불황이나 수주 감소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3),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 시간이 계약서에 명시된 경우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계약서에 근로 시간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면, 그 시간만큼 일하고 임금을 받을 권리는 계약상 확정된 권리입니다.

 사용자가 이를 일방적으로 줄이는 것은 계약 위반이고, 줄어든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은 계속 청구할 수 있다는 논리도 성립합니다.

 실무에서는 이를 휴업수당 청구와 병행하거나, 미지급 임금 청구로 구성하는 경우도 있읍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서에 근로 시간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경우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이를 단축하는 것은 그 자체로 근로조건 위반이며, 근로자는 단축 전 근로 시간을 기준으로 한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 하였습니다(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3다200314 판결).

 

4), 동의를 받았다는 사용자의 주장

 

 사용자가 근로자가 서명했으니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서명의 형식보다 실질적 자유의사에 의한 동의인지를 따집니다.

 근로자가 해고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서명한 경우,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강요된 서명인 경우에는 진정한 동의로 보지 않습니다(대법원 2009다102452 판결, 2011. 1. 27.).

 

4. 실무상 주의점 정리

 

 계약 기간 중 해지는 경영상 해고의 네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하고, 요건 미비 시 부당해고로 원직 복직 또는 손해배상의 문제가 생깁니다.

 근로 시간 단축은 근로자의 진정한 동의 없이는 계약 위반이 되고, 사용자 귀책 사유가 인정되면 반드시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예산 감축이나 업무 폐지라는 사정이 아무리 불가피해 보여도, 그것만으로 법적 의무가 면제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기간제 근로자 입장에서는 계약서에 근로 시간이 명시되어 있다면 이를 근거로 미지급 임금 청구와 휴업수당 청구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해지나 근로 시간 단축 전에 반드시 법적 요건 충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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