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제40조 취업 방해 금지 규정이 제3자에게도 적용 되는지 여부

작성자전근오 노무사|작성시간26.06.22|조회수18 목록 댓글 0

근로기준법 제40조 취업 방해 금지 규정이 제3자에게도 적용 되는지 여부

 

1, 법 조문이 말하는 누구 든지의 의미

 

 근로기준법 제40조는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 사용하거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단어는 바로 누구든지 입니다.

 이 단어 하나가 이 조문의 적용 범위를 결정합니다.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관계를 규율하는 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조항도 사용자한테만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실제로 이 문제를 두고 행정 현장에서도 견해가 갈린 적이 있었습니다.

 

2,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근로자와 제3자도 처벌 대상)

 

 근로자와 제3자도 처벌 대상이 되는지 여부 연관 쟁점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공식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행정해석(근기 68207-828, 2003. 7. 4.)을 통해 갑설은 법 제40조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개인 등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에 방해가 되는 자료의 작성, 배포를 금지한 규정이므로 근로자(일반인) 개인이 배포한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고, 을설은 비록 개인이 취업 방해 자료를 작성, 배포하였다 하더라도 법 제10조 적용 범위에 해당 되지 않고 사업주가 아니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반대 입장이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갑설을 채택하였습니다.

 즉 사용자뿐만 아니라 개인 등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에 방해가 되는 자료의 작성, 배포를 금지한 규정이므로 근로자(일반인) 개인이 배포한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근로기준법 일부 규정(제8조, 제39조 등)은 사용자가 아닌 자에 대해서도 해당 규정을 준수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벌칙을 정하고 있습니다.

 제40조는 누구 든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므로 사용자뿐만 아니라 근로자나 제3자에 대해서도 적용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예를 들어 동료 근로자가 앙심을 품고 다른 회사 인사 담당자에게 저 사람 뽑지 마세요라는 식의 자료를 만들어 돌린다면, 그 동료 근로자도 이 조문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금지되는 행위의 구체적인 범위

 

 금지되는 내용은 근로자의 취업 관련 사실은 물론 종교, 사회적 신분, 노동조합 활동 경력 등에 관한 기록을 모두 포함합니다.

 비위 사실이나 징계 같은 사실을 다루고 있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의 취업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금지됩니다.

 근로자들에 대한 자료를 자사의 채용 자료로 사용하는 범위를 넘어서 타인에게까지 제공, 열람하는 행위는 취업 방해 행위로 규제의 대상이 됩니다.

 블랙리스트 작성이 타인의 취업을 방해할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그 행위가 취업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취업 방해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퇴사자의 취업을 방해하기 위해 온라인에 글을 게재하거나 채용 관련자에게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내는 행위 역시 명백한 취업 방해 행위로, 근로기준법 위반은 물론 다른 형사상 책임까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4, 이미 취업한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음

 

 그런데 이 조문의 적용에는 법원이 확인한 중요한 한계가 있습니다.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의도로 사업주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라도 이미 취업한 상태라면 근로기준법상 취업 방해 금지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9도18193 판결)

 이 사건은 B 씨가 2018년 1월 D 사의 수습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시작됐고, C 회사 부사장인 A 씨는 함께 일했던 B 씨가 이직하자 D 사 대표에게 B 씨의 전 직장에서의 행적을 폭로했습니다.

 이와 연관하여 1심 재판부는 "문리적 해석과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 법이 제정된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이미 취업을 한 사람에 대해 해고 등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못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수습 채용도 이미 근로관계가 성립한 것이므로 B 씨는 취업이 확정된 상태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도 이 결론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이 판결의 의미를 풀어서 설명하면, 제40조는 취업하려는 사람을 보호하는 조항이지, 이미 취업한 사람을 재직 중 부당 하게 해고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조항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미 취업한 근로자의 신분과 지위는 해고 관련 규정(제23조 등)으로 보호하면 되기 때문에, 제40조는 취업 전·취업 시도 단계에 한정하여 적용된다는 것이 법원의 해석입니다.

 

5, 통신만으로는 처벌 안 된다

 

 행위 유형의 한계와 연관한 또 하나 중요한 판결이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근로기준법 제40조는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통신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므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만들지 않고 단순히 통신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단순한 구두상 지시가 있었던 것에 불과하므로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 5. 16. 선고 2024구2039579 판결).

 이 판결은 조문 구조를 정밀하게 해석한 것입니다.

 즉 제40조가 금지하는 통신은 단순히 말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비밀 기호나 명부를 작성,사용 하면서 이를 통신하는 행위와 결합될 때 비로소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서나 데이터 형태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은 분명한 위반이지만, 구두로 그 사람 뽑지 마라고 말하는 행위만으로는 이 조문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됩니다. 물론 다른 법률, 예컨대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등의 문제는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6, 처벌 수위

 

 근로기준법 제40조를 위반하면 동법 제107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근로기준법 내에서도 상당히 무거운 편에 속하는 벌칙입니다.

 

7, 요약정리

 

 결론적으로, 제40조의 누구든지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다른 근로자, 제3자, 심지어 국가조차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행위자가 누구인지보다 행위의 내용과 목적(취업 방해 목적)이 더 중요합니다.

 다만 적용 대상은 아직 취업하지 않았거나 취업을 시도 중인 근로자에 한정되고, 이미 취업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신분상 불이익은 다른 보호 규정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또한 단순한 구두 발언만으로는 부족하고 비밀 기호, 명부 작성, 사용 등 유형화된 행위가 수반 되어야 처벌이 가능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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