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회사는 자동차를 생산ㆍ판매하는 회사로 고객이 원하는 차종과 사양을 정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그에 맞는 차량을 공장에서 생산한 후 이를 인도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A회사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인 갑 등은 B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C지회의 일반 조합원들이다.
C지회는 B노동조합의 위임을 받아 구 파견법상 직접고용간주되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직접고용)을 교섭사항으로 특별교섭을 요구하였으나, A회사는 C지회의 근로자들이 A회사와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교섭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였다. 이에 2010. 11. 17. C지회 지회장 갑과 을을 비롯한 일반 조합원 250여명은 집단적인 위세를 보이며 이를 저지하려는 A회사 소속 관리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한 후 공장 안으로 진입하여 A회사의 X공장 32라인 공정을 60분간 점거하여 조업이 중단되었다. 이때 B노동조합 사무국장인 병은 위 점거 현장에 들어가 C지회 조합원들을 독려하였는데, 갑의 행위에 관하여 업무방해방조죄의 유죄판결이 선고, 확정되었다.
한편 A회사 X공장의 2010년도 고정비용은 4천억원이고, 2010년도 가동계획시간은 4천시간이다. A회사는 C지회, 지회장 갑, 조합원 을, B노동조합 사무국장 병을 상대로 위법한 쟁의행위로 자동차 생산공정 중 32라인 공정이 60분간 중단됨에 따른 고정비용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A회사의 고정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액은 얼마이며, A회사의 청구는 정당한가? (다만, C지회의 쟁의행위는 정당하지 않다.) (25점)
| Ⅰ. 논점의 정리 Ⅱ. 정당성 없는 쟁의행위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1. 의의 2. 손해배상책임의 귀속주체 (1) 노동조합의 책임 (2) 조합간부의 책임 (3) 일반 조합원의 책임 (4) 노동조합ㆍ조합간부 및 개별근로자의 책임의 관계 | 3. 손해배상의 범위 (1) 의의 (2)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 1) 소극적 손해와 적극적 손해 2) 증명사항과 추정사항 3) 생산 감소에 따른 고정비용 상당 손해 발생 추정의 복멸사유 Ⅲ. 사안의 검토 1. 손해배상 책임의 귀속주체 2. 손해배상의 범위 Ⅳ. 결론 |
Ⅰ. 논점의 정리
A회사는 C지회의 위법한 쟁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고정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는바, C지회와 지회장 갑, 일반 조합원 을, 상급단체인 B노동조합 사무국장 병이 손해배상책임의 귀속주체가 될 수 있는지 문제된다. 또한 A회사의 손해가 어느 범위까지 인정될 수 있는지 문제된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부족 생산량의 전부 또는 일부가 만회된 경우에 그 범위에서 고정비용 상당 손해 발생의 추정이 복멸되는지 문제된다.
Ⅱ. 정당성 없는 쟁의행위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1. 의의
사용자는 노조법에 따른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손해을 청구할 수 없다(노조법 제3조 제1항)고 규정함으로써 쟁의행위로 인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쟁의행위가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여 반사회성을 띠는 등으로 수단과 방법이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그로 인한 민사상 배상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19다38543 판결).
다만,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부득이 사용자에게 손해를 가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는 배상할 책임이 없다(동조 제2항).
2. 손해배상책임의 귀속주체
(1) 노동조합의 책임
노동조합의 간부들이 불법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는 등으로 주도한 경우에 이와 같은 간부들의 행위는 조합의 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민법 제35조 제1항의 적용 또는 유추적용에 의하여 노동조합은 그 불법쟁의행위로 인하여 사용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32835 판결).
(2) 조합간부의 책임
한편 조합간부들의 행위는 일면에 있어서는 노동조합 단체로서의 행위라고 할 수 있는 외에 개인의 행위라는 측면도 아울러 지니고 있고, 일반적으로 쟁의행위가 개개 근로자의 노무정지를 조직하고 집단화하여 이루어지는 집단적 투쟁행위라는 그 본질적 특징을 고려하여 볼 때 노동조합의 책임 외에 불법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는 등으로 주도한 조합의 간부들 개인에 대하여도 책임을 지우는 것이 상당하다(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32835 판결).
(3) 일반 조합원의 책임
노조법은 쟁의행위의 주체가 노동조합이고(제2조, 제37조), 노동조합은 쟁의행위에 대한 지도ㆍ관리ㆍ통제책임을 지며(제38조 제3항), 쟁의행위는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여야 한다(제41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노동조합이라는 단체에 의하여 결정ㆍ주도되고 조합원의 행위가 노동조합에 의하여 집단적으로 결합하여 실행되는 쟁의행위의 성격에 비추어, 단체인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따른 책임의 원칙적인 귀속주체가 된다.
위법한 쟁의행위를 결정ㆍ주도한 노동조합의 지시에 따라 그 실행에 참여한 조합원으로서는 쟁의행위가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어 일단 그 방침이 정해진 이상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의심이 간다고 하여도 노동조합의 지시에 불응하기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급박한 쟁의행위 상황에서 조합원에게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일일이 판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근로자의 단결권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다30610 판결의 취지 참조).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노동조합의 의사결정이나 실행행위에 관여한 정도 등은 조합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위법한 쟁의행위를 결정ㆍ주도한 주체인 노동조합과 개별 조합원 등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동일하게 보는 것은 헌법상 근로자에게 보장된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손해의 공평ㆍ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도 어긋난다. 따라서 개별 조합원 등에 대한 책임제한의 정도는 노동조합에서의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경위 및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기여 정도, 현실적인 임금 수준과 손해배상 청구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 노동조합ㆍ조합간부 및 개별근로자의 책임의 관계
노동조합 간부 개인의 손해배상책임과 노동조합 자체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진정 연대채무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간부도 불법쟁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전부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다30610 판결).
3. 손해배상의 범위
(1) 의의
불법쟁의행위로 인하여 노동조합이나 근로자가 그 배상책임을 지는 배상액의 범위는 불법쟁의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모든 손해이다.
(2)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
1) 소극적 손해와 적극적 손해
제조업체가 위법한 쟁의행위로 조업을 하지 못함으로써 입는 손해로는, 조업중단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생산할 수 있었던 제품을 판매하여 얻을 수 있는 매출이익을 얻지 못한 손해와 고정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손해가 있을 수 있다. 고정비용은 생산된 제품의 판매액에서 회수할 것을 기대하고 지출하는 비용 중 조업중단 여부와 관계없이 대체로 일정하게 지출하는 차임, 제세공과금, 감가상각비, 보험료 등을 말한다. 이러한 고정비용 상당의 손해는 생산 감소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여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의 일부로 회수할 수 있었을 비용을 회수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17다6498 판결).
2) 증명사항과 추정사항
제조업체가 위법한 쟁의행위로 조업을 하지 못함으로써 입은 고정비용 상당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 제조업체는 조업중단으로 인하여 일정량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였다는 점 및 그 생산 감소로 인하여 매출이 감소하였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할 것이지만, 제품이 생산되었다면 그 후 판매되어 제조업체가 이로 인한 매출이익을 얻고 또 그 생산에 지출된 고정비용을 매출원가의 일부로 회수할 수 있다고 추정함이 상당하다. 다만 해당 제품이 이른바 적자제품이라거나 불황 또는 제품의 결함 등으로 판매가능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에 대한 간접반증이 있으면 이러한 추정은 복멸된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17다46274 판결).
3) 생산 감소에 따른 고정비용 상당 손해 발생 추정의 복멸사유
위법한 쟁의행위로 조업이 중단되어 생산이 감소하였더라도 그로 인하여 매출 감소의 결과에 이르지 아니할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증명되면, 고정비용 상당 손해의 발생이라는 요건사실의 추정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위법한 쟁의행위가 종료된 후 제품의 특성, 생산 및 판매방식 등에 비추어 매출 감소를 초래하지 않을 정도의 상당한 기간 안에 추가 생산을 통하여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의 전부 또는 일부가 만회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범위에서는 조업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 및 그에 따른 고정비용 상당 손해의 발생을 인정하기 어렵다.
|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경험칙에 따라 고정비용 상당 손해의 발생이 추정되는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에도 상대방은 해당 사실이 경험칙 적용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사정을 증명하여 경험칙에 터 잡은 사실상의 추정을 복멸할 수 있다. 종래 대법원은 생산에 따른 판매 및 매출이익 발생의 추정을 복멸할 수 있는 일정한 간접반증 사유를 거시한 바 있지만(위 93다24735 판결 등 참조), 생산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 및 그에 따른 고정비용 상당 손해 발생의 추정을 복멸할 간접반증 사유도 충분히 상정해 볼 수 있다. ② 고정비용의 성격 및 고정비용 상당 손해가 현실화되는 과정에 비추어 보면, 조업중단으로 일시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하였더라도 그것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쟁의행위가 종료된 후 제품의 특성, 생산 및 판매방식 등에 비추어 매출 감소를 초래하지 않을 정도의 상당한 기간 안에 추가 생산으로 부족 생산량이 만회되었다면, 생산 감소에 따라 매출 감소를 추정하는 경험칙을 더 이상 적용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추정은 복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제조업체는 대개 시설 고장이나 단전 등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여 생산 차질에 불구하고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생산관리체계(추가근로체계의 정비나 생산속도의 조절 등)를 구축하여 유기적으로 생산 활동을 수행한다. 또한 자동차와 같이 예약판매방식으로 판매되거나 제조업체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에 있는 경우 생산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쟁의행위가 종료되고 근로자들의 참여로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의 전부 또는 일부가 만회되면 그 전체를 살펴 손해 발생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④ 위와 같은 생산량의 회복은 손해를 경감하려는 사용자의 적절하고 합리적인 노력에 근로자들의 협력과 노동이 함께 더하여짐으로써 달성되는 것이므로 이를 오로지 사용자의 노력으로 손해가 회복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17다46274 판결). |
Ⅲ. 사안의 검토
1. 손해배상 책임의 귀속주체
C지회의 지회장 갑은 위법한 직장점거를 주도하여 A회사의 32라인 생산공정업무를 방해함으로써 A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야기하였다. C지회의 지회장 갑의 행위는 C지회의 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라 할 것이므로 민법 제35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C지회는 A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한 지회장 갑의 행위는 개인의 행위로서 불법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였으므로 갑은 민법 제750조에 따른 행위자 책임을 부담한다. 또한 일반 조합원인 을 등 역시 파업에 단순가담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집단적인 위세를 보이며 격렬한 몸싸움 후 32라인 공정을 전면적ㆍ배타적으로 점거하였는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며, B노동조합 사무국장 병은 쟁의행위를 독려함으로써 방조하였으므로 민법 제760조 제3항에 따라 방조자로서 쟁의행위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한편 C지회과 지회장 갑, 일반 조합원 을, B노동조합 사무국장 병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진정 연대채무관계에 있다. 다만, 개별조합원 을과 B노동조합 사무국장 병의 책임은 노동조합에서의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경위 및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고려해 봤을 때 노동조합과 동일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2. 손해배상의 범위
C지회와 갑, 을, 병이 A회사에 대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은 불법쟁의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모든 손해이므로 불법쟁의행위에 없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손해를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매출이익을 얻지 못한 손해와 고정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손해를 A회사에 배상하여야 한다. 다만, A회사는 고정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손해만을 청구하고 있는바, 고정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손해액은 2010년도 고정비용 4천억원을 2010년의 가동계획시간 4천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고정비용 1억원에 공장 32라인의 조업중단 시간 1시간을 곱한 금액인 1억원이다.
그러나 C지회의 직장점거로 일시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하였을 수는 있으나, 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방식에 비추어 생산의 지연이 매출 감소로 직결되지 아니하고 예정된 판매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장ㆍ휴일근로 등을 통한 추가 생산을 통해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이 만회되었을 여지가 있으므로, 이는 고정비용 상당 손해 발생 추정을 복멸할 수 있는 간접반증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Ⅳ. 결론
불법쟁의행위를 기획ㆍ주도한 C지회 및 지회장 갑, 적극적으로 위법한 쟁의행위에 참여한 조합원 을, 위법한 쟁의행위를 참여 내지 방조한 병은 A회사에 대하여 고정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손해 1억원에 대한 부진정연대책임을 부담하는게 윈칙이지만, 연장ㆍ휴일근로를 통한 추가 생산을 통해 부족 생산량이 만회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A회사의 청구틑 정당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