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아들은 손에 쥔 낡은 회중시계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평생을 보물처럼 간직해 온, 손때 묻은 오래된 시계였다.
며칠 전, 삶의 끝자락에 선 아버지는 힘겹게
그 시계를 건네며 말했다.
“아들아, 이 시계는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온 가보다.
이제 네게 물려주려 하는데, 그 전에 한 가지 부탁이 있구나.”
아들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말씀하세요, 아버지.”
“시내 보석상에 가서
이 시계의 값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고 오너라.”
아들은 서둘러 길을 나섰다.
그러나 돌아왔을 때 그의 얼굴에는 어딘가 허탈함이 묻어 있었다.
“아버지 15만 원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아주 오래된 모델이라네요.”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전당포에 가서 물어보거라.”
아들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미 답은 나온 것 같았다. 그래도 다시 길을 나섰다.
“아버지 전당포에서는 4만 원이라 합니다.”
아버지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뒤, 마지막 부탁을 꺼냈다.
“아들아, 이번에는 박물관에 가보거라.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듣고 오너라.”
아들은 별 기대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헐떡이며 집으로 뛰어 들어왔다.
“아버지 믿어지지 않습니다.
박물관에서 이 시계를 보더니, 아주 귀한 골동품이라며
3억 5천만 원에 사겠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 아들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아들아, 이제 알겠느냐.
이 시계는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달라진 것은 오직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이다.”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이어서 말했다.
“세상은 너를 끊임없이 평가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너를 하찮게 볼 것이고, 어떤 사람은
너를 그냥 스쳐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너의 가치가 아니다.
그저 그 사람이 너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기억해라.
사람의 가치는 스스로 정하는 것이지만 그 가치를 알아보는
눈은 아무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너를 낮게 보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거라.
오히려 너를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을 찾아라.”
아들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조용히 시계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 날, 그는 시계의 값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눈의 깊이를 배웠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평가받는다.
그 말에 흔들리고, 그 눈에 스스로를 맞추려 애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그 사람이 과연
나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오늘 한 번만 생각해 보자.
나는 지금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내 가치를
맡기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조용히 다짐하자.
나를 낮추는 시선이 아니라 나를 제대로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을 이제부터 만나며 살겠다고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또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나의 가치는 나의 행동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출처 : 작자/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