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입동(立冬)]
1. 오늘(11월7일)은 상강과 소설 사이에 들며,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인 ‘입동(立冬)’이다. 이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여 입동(立冬)이라고 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225도일 때이며, 양력으로는 11월 7일 또는 8일 무렵, 음력으로는 10월에 든다.
중국에서는 입동 후 5일씩을 묶어 3후(三候)로 삼았다. 초후(初候)에는 비로소 물이 얼기 시작하고, 중후(中候)에는 처음으로 땅이 얼어붙으며, 말후(末候)가 되면 꿩은 드물어지고 조개가 잡힌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입동을 특별히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겨울로 들어서는 날로 여겼기 때문에 사람들은 겨울 채비를 하기 시작한다.
2. 입동 즈음에는 동면하는 동물들이 땅속에 굴을 파고 숨으며, 산야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풀들은 말라간다. 낙엽이 지는 데에는 나무들이 겨울을 지내는 동안 영양분의 소모를 최소로 줄이기 위한 자연의 이치가 숨었다.
입동 무렵이면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한다. 입동을 전후하여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요즈음은 김장철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 농가에서는 냉해(冷害)를 줄이기 위해 수확한 무를 땅에 구덩이를 파고 저장하기도 한다.
추수하면서 들판에 놓아두었던 볏짚을 모아 겨우내 소의 먹이로 쓸 준비도 한다. 요즘도 추수가 끝난 논에서 공룡알이라고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수확한 농작물로 발효하여 만든 사료)를 볼 수 있다.
3. 입동 무렵 점치는 풍속이 여러 지역에 전해오는 데 이를 '입동보기'라고 한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속담으로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전한다. 입춘 때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 개면 보리 풍년이 든다고 점치는데 입동 때는 뿌리 대신 잎을 보고 점친다.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전해진다(올해는 광주도시농부축제로 밀,보리를 아직 파종도 못한 게으른 농부가 되었다)
농사점과 더불어 입동에는 날씨점을 치기도 했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입동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겨울에 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여겼다.
4. 입동과 관련된 속담으로는 '입동(立冬)이 지나면 김장도 해야 한다'가 있다. 예부터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월동 음식 중 제일 중요한 것이 김장이었다. 일반적으로 입동을 기준으로 김장을 했다.
입동 전에 보리 씨를 뿌리는데 겨우내 땅속에서 추위를 견딘 보리는 양기운이 넘쳐나는 여름철 음기운을 보충해 주는 좋은 곡물이다. 그밖에 속담으로 ‘입동 전에 보리는 묻어라.’, ‘입동 전 송곳보리다’, ‘입동 전 가새보리 춘분 되어야 알아본다.’‘입동 전 가새보리 얼어 죽기 쉽다’ 등도 있다.
입동 음식으로는 시루떡, 추어탕, 김장김치와 수육, 홍합 등이 있다. 시루떡은 팥의 붉은색이 귀신을 막는다고 믿으며, 액운을 막고 행운이 농가에 깃들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먹었다. 추어탕은 단백질, 칼슘, 무기질이 풍부해 기력을 보충한다.
5. 하늘의 겨울은 추분 때부터 시작되었다. 밤낮의 길이가 같은 추분을 기점으로 슬슬 밤의 길이가 길어졌다. 한 달 반이 지나자 땅에도 겨울이 시작된다. 이것이 겨울 기운이 세워지는 절기인 입동이다. 입동은 이름만큼 춥지 않음에도 기운 상으로 보면 24절기 중 음기가 가장 세다.
입동 무렵에는 과도하게 정점을 향해 달리기보다 은밀하면서도 뜨겁게 양기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것은 관계이다. 관계는 나와 타자가 다른 두 기운을 교류하는 행위다. 그러니 입동엔 절대로 혼자 있지 말 것, 자기 자신만 생각하지 말 것! 겨울을 앞에 두니 따뜻한 마음이 그립다.
이 추운 겨울을 버텨 내기 위해, 지금 자기 옆에 있는 사람들을 귀중하게 모셔보자. 그 마음이 곧 우주다.
#24절기_열아홉번째_입동
#호미한자루도시농업연구소
#광주토종학교
#광주전남귀농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