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에서 쓰이는 "가압류는 가압류를 깨뜨린다"라는 말은 먼저 등기된 가압류가 있더라도 나중에 발생한 가압류로 인해 진행된 경매 절차에서 그 권리가 소멸하거나 배당에서 우선순위를 주장하지 못하고 동등하게 취급된다는 의미이다. 이 말의 법률적인 주요 개념은 '배당에서의 평등주의'와 '말소기준권리'로 설명할 수 있다.
1. 주요 원리
(1) 가압류 간에는 순위가 없다 (채권자 평등의 원칙)
근저당권이나 담보물권은 먼저 등기한 사람이 돈을 먼저 가져가는 '우선변제권'이 있다. 하지만 가압류는 단순한 '일반 채권'에 불과하다. 채권자들 사이에서는 먼저 가압류를 걸었다고 해서 나중 사람보다 돈을 먼저 받을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개의 가압류가 걸려있다면, 등기된 날짜 순서와 상관없이 각 채권자의 채권액 비율에 맞춰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는 안분배당을 받게 된다. 후순위 가압류가 선순위 가압류의 독점적 지위를 '깨뜨리고' 동등한 위치로 올라서는 것이다.
(2) 경매가 완료되면 모든 가압류는 소멸한다 (소멸주의)
어떤 가압류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했든 간에 낙찰자가 매각대금을 완납하면 해당 부동산에 걸려있던 모든 가압류는 순위와 상관없이 깨끗하게 소멸(말소)된다. 가장 먼저 등기된 선순위 가압류라 할지라도 낙찰자에게 인수되지 않고 돈으로 배당받은 뒤 사라지기 때문에, 경매 절차 안에서 그 권리의 형태가 유지되지 못하고 '깨진다'고 표현한다.
2. 해당 대법원 판례
"가압류는 가압류를 깨뜨린다"에서 '선순위 가압류의 우선변제권 불인정(안분배당)' 및 '매각으로 인한 가압류 소멸'과 관련된 대법원 주요 판례이다.
(1) 선·후순위 가압류 채권자 간의 안분배당 원칙 (현문길, 부동산권리분석사Ⅰ, 대법원 1992.03.27. 선고 91다44407 판결, 대법원 1994.11.29.자 94마417)
- 사례 내용: 부동산에 먼저 등기한 가압류 채권자가 있었으나, 이후 다른 채권자가 가압류를 집행하고 경매를 신청해 배당 절차가 진행되었다.
- 법원 판단: 선순위 가압류 채권자라 하더라도 담보물권자와 같은 우선변제권이 없으므로 후순위 가압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없다.
- 결과 요약: 모든 가압류 채권자는 평등한 지위에서 각자의 채권액에 비례해 평등하게 안분배당을 받아야 하므로 선순위 권리가 깨진다.
(2) (예외) 제3취득자의 채권자와 선순위 가압류 간의 배당 (대법원 2005.07.29. 선고 2003다40637 판결)
- 사례 내용: A가 가압류를 걸어둔 부동산을 B가 매수한 후, B의 채권자인 C가 다시 가압류를 신청하여 경매가 진행되었다.
- 법원 판단: 전 소유자의 가압류 채권자와 현 소유자의 채권자(가압류 채권자 또는 근저당권자) 사이는 안분배당이 아니라 먼저 전 소유자의 가압류 채권자에게 “가압류 청구금액의 범위 내”에서 배당하고, 남은 금원을 현 소유자의 채권자에게 배당한다.
- 결과 요약: 부동산 소유자가 바뀌었더라도 매수인이 인수하는 것으로 하는 특별매각조건이 있는 경우 전 소유자의 가압류 등기는 낙찰로 인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에게 인수될 수 있다. (최근 판례에서는 전 소유자에 대한 가압류등기는 그에 대한 배당을 하고 말소하는 것으로 판시하고 있다. 대법 2007.04.13 2005다8682 판결)
3. 요약
부동산 경매에서 가압류는 먼저 등기됐어도 후순위 가압류와 안분배당하여야 하고 낙찰 후에는 모두 소멸한다. 경매에서 권리분석을 할 때 '가압류'는 (근)저당권처럼 후순위 권리에 우선하여 변제받는 독점적인 권한이 없다.
< 가압류 배당 예시 >
어떤 아파트에 아래와 같이 채권이 얽혀 있다고 가정해 보자.
1월: A의 가압류 (3,000만 원)
3월: B의 가압류 (7,000만 원) → 경매 신청
이 아파트가 경매로 5,000만 원에 낙찰되었다면, A가 먼저 가압류를 했어도 3,000만 원을 전부 배당받지 못한다. 즉, A와 B는 가압류 채권자로서 동등하므로 총 채권액(1억 원) 중 자신의 지분 비율만큼 나눠 배당받는다.
A (30% 지분): 1,500만 원 배당
B (70% 지분): 3,500만 원 배당
배당이 끝나면 A와 B의 가압류는 모두 말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