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이 굉장히
굉장히, 굉장히
어려운 방정식을 푼다
풀어야 한다
혼자서
하염없이 외롭게
혼자서.
병든 사람 - 황인숙-
내 친구 남편이
지금 굉장히 어려운 방정식을 풀고 있다.
2005년 부터 지금까지 풀고 있는데
아직도 못 풀고 있다.
문제는 골수암인데...아무리 풀고 풀어도 자꾸 꼬이기만 하고 답이 안나온다.
난이도 높은 문제를 푸느라 밥 맛을 잃었다.
손가락에 힘이 다 빠지고
다리 힘도 풀렸다.
뭐 이런 골치 아픈 문제가 있나....
이런 암 문제는 공부 잘하고 똑똑 하다고 잘 푸는건 아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컴퓨터 공학과 랜디 포시 교수님도 풀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내 몸은 지금 문제가 좀 있다.
간에는 열 개의 종양이 있고 살날은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다.
적어도 이 십년은 더 살면서 내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많은 것들을
어떻게 짧은 시간에 다 전해 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췌장암 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는데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그에게 이야기 해 주었다.
풀리지 않는 암문제는 남겨 두고 다른 문제 부터 풀어야 했다.
살아 남은 가족과 이별할 문제...
어린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에 대해, 현명함에 관하여 그리고 살면서 부닥치게 될 장애물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는 [마지막 강의]를 답으로 남겼다.

[나는 췌장암으로 목숨을 잃을 것이다.
많은 암환자들은 그들의 병이 인생에 대한 새롭고 깊이 있는 이해를 가져 왔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병에 감사 한다고까지 말한다.
아직 나는 암에 대해 그런 감사의 마음을 느끼지 못한 다.
그렇기는 해도 죽음에 대한 사전 통고가 있었다는 사실에서는 분명히 고맙게 생각한다.]
췌장암 문제는 풀지 못했지만 그는 참으로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를 했다.

암이란 까다로운 문제다.
그런 어려운 문제 풀어 나가면서
[ 암은 차라리 축복이다.] 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사람이 있다.
이희대
그는 암 전문의이면서 열 번의 재발을 겪은 4기암 환자이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 국립 암 연구소와 뉴욕 슬론 케터링 암 센터에서 암을 전문으로 연구했다.
30여 년 동안 다른 사람들이 암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런 그에게 문제가 닥쳤다.
2003년 1월 대장암 2기
그는 이 문제를 열심히 풀었지만
6개월 후 다른 문제가 주어졌다.
간과 뼈로 전이된 4기 암이라는 매우 어려운 문제.
그는 이렇게 받아 들였다.
[내 목숨은 의사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니다.
의사는 수술을 하지만 세포 하나도 만들 수 없다.
내가 죽는 것은 암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이 부르셔야 죽는 것이다.
나는 죽음의 4기를 희망의 5기로 굳건히 버티고 있다.
4기암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
그러니 4기 암환자를 절대 말기 환자라 부르지 말라]
그는 전문가 답게 열 번의 반복되는 문제를 하나 하나 풀어 나갔다.
사람들이 그에게 묻는다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의 대답은 간단 하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하루 하루 욕심을 계속 부릴때
우리 세포는 서서히 암세포로 변할 수 있다.
식탐을 부리지 않고, 더불어 살려 하고, 독식하지 않고,
내가 더 많이 가져 잘 살려 하기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그들과 함께 누리며 살면 된다.
이렇게 기본적인 마음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암...
[세포가 무한대로 성장하는 것이다.
성장과 죽음을 반복해야 하는 세포의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결코 죽지 않고 끊임없이 자라는 세포가 바로 암이다.
암을 영어로 '통제 되지 않는 성장'(uncontrolled growth)라고 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
암은 지독하게 흉측하다.
게 껍데기처럼 삐죽삐죽하게 생겼다.
암세포가 무서운 것은 끊임없이 자라나기 위해서
다른 세포들의 영양분을 혼자서 차지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것도 한군데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자리를 옮기면서 말이다.
암세포는 가만히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간 고칼로리 영양분을 낚아채서 독식하며 성장한다.
암세포가 다른 세포의 영양분을 독식하며 성장하듯
그 생성 또한 끊임없는 욕심에서 비롯 된다.
말하자면 암세포의 본질은 탐욕이다.]
암에 걸리고 나서...
[ 나는 독식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모든일에 감사 한다.
열번 재발한 것도.
간과 뼈에만 암세포가 재발한 것도 감사한다.
한쪽다리는 쓸 수 없는 절름발이가 되었어도 감사한다.
혼자 힘으로는 바지도 입을 수 없지만 그래도 감사한다.
다리에 통증이 와서
잠을 못 자고 가만히 앉아서 간신히 눈을 붙여도 감사한다.
환자들을 만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어서 감사한다.
"제 혈액형은 C형입니다.
하나님께만 의지하는 크리스천 형입니다."]

암환자를 위한 십계명
1.찬양하며 운동한다.
2.욕심을 버린다.
3,암 5기는 있어도 말기는 없다.
4.암은 축복이다
5.꿈을 갖자
6.암을 전셋집으로 만들자
7.섬김을 받기보다 오히려 섬기는 삶을 실천하자
8.새 셍명의 소망을 갖자
9.씨 맺는 채소와 씨 있는 열매를 먹자
10.감사 기도를 드리며 기쁜 마음을 갖자.]

내 친구 남편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참고가 될까 싶어서 책을 읽었다.
책 몇권 독파 했다고 암을 정복 할 수야 없겠지...
어떤 책이 더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암 문제는 풀지 못해도 암을 담담히 받아 들이고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 한 책이 마음에 와 닿을지...
암을 이기고 암을 축복이라고 당당히 선포한 책이 더 가까울지...
문제 푸느라 정신 없겠지.
남이 푼 문제 풀이라도 읽고 나면
문제 푸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죽음은 억울한 일도, 두려운 일도 아니다.
영혼이 가벼워 지는 일이다.
지금까지 주렁주렁 차고 있던 주머니를 비우는 일이다
안주머니에 있던 식탐도
뒷주머니에 있던 분노도
앞주머니에 있던 교만도 꺼내 놓아야 한다.
그 대신 나를 창조하신 분에 대한 감사와 사랑으로,
더불어 사는 이들에 대한 존중과 용서와 기쁨으로 채워야 한다.
이것이 누구나 예외없이 죽게 되는 인생을
두려움 없이
억울하지 않게
가장 유쾌하게 살아가는 비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