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자유주의․사회민주주의․공동체주의에 대한 이해
옥 필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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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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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머리말 Ⅱ. 수정자유주의 1. 자유주의의 개념 2. 자유주의의 구분 (1) 공리주의적 자유주의 (2) 정치적 자유주의 (3) 경제적 자유주의 3. 수정자유주의 III. 사회민주주의 1. 사회주의의 개념 2. 사상적 배경 (1) 카를 마르크스 |
(2) 엥겔스 3. 사회민주주의 IV. 공동체주의 1. 개념 2. 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의 논쟁 - 공동체주의의 롤즈에 대한 비판 (1) 맥킨타이어의 관점 (2) 테일러의 관점 (3) 샌들의 관점 V. 맺음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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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머리말
현대에 들어서서 ‘자유주의=경제적 자유주의’의 등식이 성립하게 된 것은 우연의 산물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자유주의는 시장경제의 원리와 관련된 경제적 자유주의의 시각에서 이해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정치적 자유주의’의 문제의식은 19세기를 거치면서 ‘사회민주주의’ 조류에 흡수되어 계승되었고, 20세기에 들어와 복지국가의 등장은 자유주의의 전체의 쇠퇴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20세기 후반 자유주의의 새로운 부활은 ‘복지국가의 실패’에 대한 대응의 형태로 이루어졌고 그 대응은 ‘시장’ 메커니즘의 효율성에 대한 강조로 나타났으며, 그 결과 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와 동일시되거나 자유주의는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에 반하는 자유주의로 이해되기도 하였다. 이는 한편으로 자유주의에 대한 한계에 대한 비판의 의미를 갖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주의에 대한 신자유주의적인 해석을 수용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경제주의적으로 협조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신자유주의는 정치의 기초를 ‘사적 개인’으로 설정함에 따라 ‘공공 영역’, ‘공공선’, 민주적 자치를 지향하는 ‘공적 자율성’의 개념에 대한 규범적 이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최근 학계의 주목을 받아온 “공동체주의”는 그 유용성만큼이나 남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샌들은 “공동체주의는 다수결주의의 다른 이름이며 이 사상은 개인의 권리가 특정한 시점에 그 공동체를 지배하는 가치에 달려있다는 이 주장은 내가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고 있어 샌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공동체주의가 다수결주의로 해석되는 현상이다. 또한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데에 자유주의적인 관점과 공동체주의적인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자유주의적인 관점에 따르면 개개인의 고유한 삶을 토대로 한 개인주의적인 관점에 의한 것이며, 공동체주의적인 관점에 따르면 개인보다는 공동운명을 가진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을 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관점에 의한 것이다.
Ⅱ. 수정자유주의
1. 자유주의의 개념
자유주의(liberalism)는 자유를 최상의 정치적 가치로 삼는 정치적 전통이며, 정치철학적 관점이자 이데올로기이다. 자유주의는 서구의 계몽주의 시대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이 용어는 역사적으로 시대와 지역마다 사용되는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은 정부의 간섭을 부정하고 기업가의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개인의 재산권을 강조하며 경제를 자유로운 시장질서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자유주의의 구분
자유주의는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하여 왔으며, 자유주의자들마다 초점을 맞추는 영역에 차이가 있어 왔다.
(1) 공리주의적 자유주의
1) 개념
공리주의(utilitarianism)란 인간의 이익과 행복을 늘리는 데 최고의 목적을 두는 주의로서 개인의 복지를 중시하는 견해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내세워 사회 전체의 복지를 중시하는 견해가 있다. 공리주의는 효용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상으로 모든 인간행동에는 원인이 있는데 인간행동의 궁극적인 원인은 이성적인 도덕 판단이 아니라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얻는 것이라 하여 인간의 행복을 도덕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사상이다.
2) 성립과정
① 프랑스의 계몽주의
18세기 데카르트의 합리주의, 로크의 철학, 뉴턴의 역학에서 영향을 받게 되었다.
② 영국의 도덕철학
영국 철학은 도덕판단의 기준을 신의 계시에 두었던 자연법사상을 멀리하고 인간의 행복을 도덕 판단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경향이 강화되었다.
3) 공리주의
① 벤담의 양적 공리주의
벤담(1748-1832)은 그의 저서인『정부론 단편』서문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척도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고 한다. 이러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공동체의 목적은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고통은 유일한 악이고, 쾌락은 유일한 선이라고 한다. 모든 쾌락은 질적으로 동일하며 단지 양적으로 다를 뿐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벤담의 양적 쾌락 공리주의는 후에 밀의 비판을 받게 된다.
② 밀의 질적 공리주의
밀(John Stuart Mill ; 1806-1873)은 벤담과는 달리 쾌락의 질적 차이를 인정한다. 밀에 따르면 행복이란 단순히 행위자 자신만의 최대행복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 전체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공동선을 무시하는 개인주의적 이익추구는 사회의 최대행복과 양립할 수 없다,밀에 의하면 공리주의의 도덕적 기초는 인간의 사회적 감정에서 발견하여야 하는데 이 때 사회적 감정이란 인간이 다른 동료들과 결합하여 있으려는 욕망을 말한다고 한다. 밀은 벤담과는 달리 쾌락의 질적 차이를 인정하였다. 고급쾌락과 저급쾌락을 다 아는 자가 선호하는 쾌락이 고급쾌락이며 쾌락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으면 다수의 선호에 따라 결정된다.
4) 공리주의의 한계
① 쾌락주의의 측면에서
모든 사람에 쾌락만을 추구한다는 것이 사실이며, 이 사실이 쾌락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시지윅(H. Sidgwick)은 이러한 심리적 쾌락주의에 대하여 반대하였다. 그 이유는 이질적인 인간의 욕구를 모두 쾌락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환원하여 인간의 모든 행동을 단순한 원리로 설명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기는 곤란하기에 타당성이 입증되었다고 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② 결과주의의 측면에서
공리주의가 주장하듯 행복이 유일한 선이라면 행위의 옳고 그름은 그 행위가 행복을 얼마나 산출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그 행위 그 자체 혹은 행위의 동기가 아니라 결과가 중요한 것인데, 행위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결과의 예측이 정확해야 한다. 그러나 1930년대 이후 경제학의 전개처럼 효용의 가측성(측량가능성)과 개인 간 비교가능성이 부정됨으로써 이러한 고전적 공리주의는 더 이상 경제학에 적용되지 못하였다. 그리고 행위가 미칠 결과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행위의 도덕적 가치를 완전히 결과에 의해서만 판단한다면, 악의에 의한 행위가 좋은 결과를 초래한 경우나, 선의에 의한 행위가 의외로 나쁜 결과를 초래한 경우에 온전한 판단이 불가능할 것이다.
③ 최대행복의 원리의 측면에서
공리주의는 사회 전체의 행복의 최대화를 목적으로 삼는다. 사회 모든 성원의 행복을 모두 합산한다는 점에서 공리주의는 평등주의적 속성을 지닌다. 공리주의는 자신의 행복(이기주의)와 타인의 행복(이타주의)를 모두 고려한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에서 공리주의의 관심은 최대행복에 있다. 즉 사회 전체 행복의 총합의 크기이지 내부 구성이 아니다. 누가 얼마만큼의 행복을 누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는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권익을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한계점을 지닌다.
④ 분배적 정의의 측면에서
공리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보상이 없으면 아무도 일하지 않을 것이라 보았고 노력이나 기여에 따라 차등 분배된 것에 대한 권리를 각 개인에게 부여하는 것이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롤스는 공리주의는 매우 큰 빈부격차를 허용할 수 있고,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비판하였다. 따라서 롤스의 분배의 원칙은 평등주의적이나 경제적 불평등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 평등주의는 아니며 상대적 평등주의라고 할 수 있다.
(2) 정치적 자유주의
오늘날 사회는 근원적으로 서로 다른 철학적, 종교적, 도덕적 신념체계를 가진 사람들이 갈등을 해결하며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려면, 적어도 갈등을 해결해야 할 정치적 영역에서는 ‘자유주의적 원리’를 채택하여야 한다. 이러한 정치적 영역에 한정하여 자유주의적 원리를 적용할 것을 주장하는 입장을 정치적 자유주의(political liberalism)라고 한다. 롤즈는 정치적 자유주의가 흄이나 칸트, 밀 등의 포괄적 자유주의의 정당성을 입증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나, 본질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자유주의는 도덕철학의 일반적 문제들을 관심대상으로 하지 않음을 강조한다. 정치적 자유주의의 관심 문제는 ‘합당하긴 하나 상호 대립적인 포괄적 교의들이 공존하며 이들 모두가 입헌정부체제라는 정치적 개념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 그러한 중첩적 합의를 통한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정치적 개념의 구조와 내용이 무엇인가 ?' 라는 질문이다. 롤즈는 세 가지의 충분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사회의 기본구조는 “정의에 관한 정치적 개념”에 의해 통제되어야 한다. 둘째, 이러한 정의 개념은 사회적으로 수용할 만한 포괄적 교의들 간의 공적 이성에 입각한 “중첩적 합의(overlapping consensus ; 논변의 수준을 낮추면서 합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는 것)"의 중심내용이어야 하며, 셋째로 헌법체계의 골간을 이루는 기본적 정의와 관련된 공적 토론은 정의에 관한 정치적 개념의 틀 내에서 전개되어야 한다.
롤즈는「정치적 자유주의」에서 서로 대립된 다양한 종교와 철학이 공존하는 다원주의 사회가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롤즈는 자유주의 관점을 옹호하면서 국가가 개인의 자유로운 사람과 가치관에 개입하여서는 안 되며 가치중립적인 태도를 취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들이 종교나 철학, 가치관 등을 선택할 때 국가는 함부로 개입하거나 간섭해서는 안 되며, 이러한 선택은 개인의 자유와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 다원주의 사회의 안정성은 국가가 이러한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3) 경제적 자유주의
1) 애덤 스미스 (고전적 자유주의)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 - 1790)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정치경제학자이자 윤리철학자이다. 후대의 여러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의 저자이다. 고전경제학의 대표적인 이론가인 애덤 스미스는 일반적으로 경제학의 아버지로 여겨지며 자본주의와 자유무역에 대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다.
국부론은 애덤 스미스가 1776년에 발표한 경제학 서적이다. 국부론의 원제는 모든 국민의 부의 성질 및 원인에 관한 연구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부의 원천'을 밝혀내는 데 역점을 두었다.
모든 사람이 이렇게 이기심에 의해 움직인다면, 그 사회는 과연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스미스는 국부론에 이에 대한 답변을 아래와 같이 썼다. "공익을 추구하려는 의도도 없고 자신이 공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의도하지 않았던 공익도 얻게 된다."
이 구절에서 처음 등장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란 표현은 스미스의 경제이론의 상징이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의 가격기구를 의미하는데, 이는 시장의 가격을 통해 각 개인의 이기심에 의해 생산된 부(재화)가 가장 최적의 상태로 분배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2) 케인즈(케인즈주의)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1883 - 1946)는 영국의 경제학자이다. 정부의 재량적인 정책에 따른 유효수요의 증가를 강조하는 케인스 경제학의 이론을 창시하였다. 다시 말하면, 완전고용을 실현․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유방임주의가 아닌 소비와 투자, 즉 유효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공공지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이론은 경제학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기존의 고전경제학자들의 이론을 비판하고, 정부의 단기적인 정책실행을 중요시하였다. 케인스 경제학이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경제의 자가조정기능을 부정하고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경제를 바라보는 것에 대한 비판에 대해, "장기에는 우리 모두는 죽는다(In the long-run, we are all dead)"라고 언급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① 국가개입주의
1929년에 시작된 세계적인 대공황 이후 자본주의 경제는 국가가 적절히 개입해야만 그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그의 경제관념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복지국가에 대한 이론적 기반이 되었음은 물론 정치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케인즈 사상을 국가개입주의라고 하는데, 국가개입주의란 자유주의와 같이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가치인 자유, 개인주의, 경쟁적 사기업에 대한 신념을 신봉하되, 자본주의의 자기 규제적이지 못한 결함을 직시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일정한 수준에서의 국가개입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실용주의적 입장을 말한다.
② 케인즈 이론의 키워드인 유효수요
케인즈는 실업, 저축, 이자, 불평등에 대해 고전적 경제학자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였다. 고전적 경제학자들은 실업은 기업주와 노동자 사이의 임금계약에 좌우된다. 다시 말하면, 개별 노동자가 요구하는 임금 수준이 높으면, 고용주는 고용을 거부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가 많으면 실업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케인즈는 이를 부정하고, 실업은 ‘유효수요(투자+소비)’에 좌우된다도 주장하였다. 총고용은 총수요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고용이 증가하면, 소득이 증가한다.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행위, 즉 유효수요가 증가한다(고용증가 → 소득증가 → 유효수요 증가). 반대로 유효수요가 감소하면, 소득이 감소하고 (유효수요의 감소는 경기불황을 가져온다), 소득이 감소하면, 실업이 증가하는 것이다(유효수요 감소 → 경기불황 → 소득감소 → 실업증가). 그런데 실질소득의 향상은 소비를 촉진시키지만 소비의 증가율은 항상 소득의 증가율보다 낮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소득의 일부가 저축의 형태로 ‘퇴장’되기 때문이다. 고전적 경제학자들은 저축의 증가는 이자율을 인하시키고, 이자율의 인하는 투자를 촉진시킨다고 보았으나, 케인즈는 고전적 경제학자들이 말한 저축이란 ‘퇴장’이며, 퇴장은 투자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업을 증가시킨다고 보았다(저축 증가 → 투자 감소 → 고용 감소).
③ 케인즈이론에 대한 비판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대공황 이후 한 시대를 풍미하였던 케인즈주의는 1973년과 1979년 오일 쇼크로 인한 스태그인플레이션(staginflation)앞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원래 자본주의 경제하에서 호황기에는 물가가 상승하고, 불황기에는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 보통이나 1970년대의 오일 쇼크는 불황과 인플레를 동시에 발생시키어 인플레가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경제 활성화는 실업률을 낮춘다는 케인즈 이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신자유주의적인 통화주의(스태그인플레이션의 극복을 위해서는 케인즈주의적인 경제사회정책을 포기하고, 화폐공급을 억제하여 경제의 자율성을 회복시키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봄) 경제학이 케인주주의를 대처하게 되었다.
3. 수정자유주의 - 롤즈(John Rawls)
자유주의가 위기를 맞게 되자 제1차 및 제2차 대전은 국가행위의 영역을 대폭 넒혀 놓았다. 특히 제2차 대전 이후 각국은 케인즈적인 경제이론에 근거하여 정부가 주도가 되어 완전고용, 경제성장을 꾀하였다. 사상적으로는 개인주의적 자유주의는 사회주의적 비판에 직면하게 되면서 국가개입의 문제, 재분배의 문제, 즉 정의의 문제를 시작하였다. 즉 개인과 사회에 대해 공리주의적인 해결보다 근본적이고 도덕적인 기초를 세우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은 특히 롤즈의 이론에서 나타난다.
존 롤스는 월리엄 리 롤스와 아내 에이블 롤스 사이에서 다섯 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롤즈는 형이 다녔던 프린스턴대학교(1939-42)에 입학하여 화학, 수학, 예술사를 선택하였으나 결국 철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하였다. 롤즈의 철학 스승은 스테이스와 노만 맬컴이었다. 롤즈는 ‘도덕의 개념(1937)’으로 유명한 스테이스에게서 밀의 공리주의와 칸트의 도덕철학을 배웠으며, 이 때 받은 교육은 그의 사상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1942년에 롤즈는 맬컴의 세미나에서 왜 대다수의 사람들이 악한가라는 거의 신학적인 질문을 제기했는데, 악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결국 그의 정의의 문제로 귀착된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롤스는 학창 시절이래로 평생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 즉, “도대체 우리의 삶이 구원받을 수 있는가 ? 인간의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게끔 만들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 라는 물음이 롤스의 인생과 학문을 관통하는 평생의 화두였던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이후 정치철학을 40년 동안 가르치면서 '정의'라는 한 주제에 대한 깊은 탐구를 한 학자로 정평이 나 있다. 정의론(A Theory of Justice)』(1971), 『정치적 자유주의(Political Liberalism)』(1993), 『공정으로서 정의(Justice as Fairness)』(2001) 등을 통해 사회정의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주도했으며,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정치철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하버드대학에 재직한 이후 정의론 구상에 전념하게 된다. 이를 위하여 아리스토텔레스, 루소, 칸트 및 헤겔, 존 스튜어트 밀과 같은 고전적인 사상가들의 저작들에 심취하였다.
롤즈는 자신의 정의의 원리를 계약론적 사고방식에 두고, ‘원초적 상황’이라는 가설적이고 개념적인 상황에서 도출하여 하며 그 과정에서 원리의 보편성과 일반성, 나아가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칸트의 정언명법과 자율성의 개념을 차용하여 ‘무지의 베일’, ‘정의의 여건’, ‘상호무관심성’ 등의 가상적인 전략적 장치를 도입한다. 공정으로서의 정의관에 있어서 평등한 원초적 상황이라는 것은 전통적인 사회 계약론에 있어서의 자연 상태에 해당한다. 그것은 일정한 정의관에 이르게 하도록 규정된 순수한 가상적 상황으로 이해된다. 정의의 원칙들은 무지의 베일 속에서 선택되어진다. 원초적 상황이란 적절한 최초의 원상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거기에 도달된 기본적 합의는 공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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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으로서의 정의의 핵심은 원초적 상황과 무지의 장막이다.
원초적 상황
[1] 개념
원초적 상황(original position)는 롤즈의 정의론에 매우 핵심적으로 등장하며, 20세기 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다. 이것은 어떠한 정의의 원리가 사회의 자유와 시민 사이의 공정한 협력(자유에 대한 존중과 공공의 이익을 포함하는 범주)을 이룩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한 가설로 만들어졌다. 사회계약론 안에서 자연상태 안에 위치한 개개인은 시민사회 안에서의 시민의 기본권과 의무를 정의하고 있는 계약의 규정에 동의한다. 롤즈의 이론 즉 ‘공정함으로서의 정의(justice as fairness)’ 안에서 원초적 상황은 전통적인 사회계약론의 이론가들(홉스, 로크, 루소)의 자연상태(state of nature)와 동일한 이념이다. 자연상태 안에서 재능있고 강력한 특정 개인은 약하고 능력이 떨어지는 다른 자들에 비해 그의 강력한 힘과 더 많은 재능이라는 역량을 통하여 이점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 자연상태 개념 안에서 논의되어져 왔다. 따라서 원초적 상황의 사람들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타고난 소질을 알지 못하게 함으로써, 롤스는 그들이 합의할 원칙들이 우연적 불평등에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롤즈는 또한 원초적 상황 안의 대표자들은 그들의 원칙으로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원칙을 채택할 것이라는 점을 논증한다. 이것은 게임 이론(theory of game : 게임의 절차가 공정하고 그 진행과정에서 아무런 부정이 없다면 그 게임은 승패에 관계없이 공정하다는 것임)에서 빌려온 논리로 보인다. 사회계약론에서 자연상태 속의 시민들은 시민사회 및 국가를 세우기 위해 서로서로 계약을 체결한다. 로크주의자들의 자연상태 속에서, 집단들은 정부가 제한된 권력을 가지고 있고 또 개인과 시민의 재산을 지키는 의무를 가지고 있는 시민사회를 설립시킨다. 원초적 상황 안에서, 대표자들의 집단은 사회의 기본 구조를 통치하기 위한 정의의 원칙을 택한다. 롤즈는 대표자들의 집단이 원초적 상황 속에서 두 가지 정의의 원칙을 택한다는 점을 논증한다. ① 각각의 시민들은 적절한 기본적 자유의 틀을 보장받는다. 이 자유의 내용은 모두를 위한 자유의 내용과 양립되는 것이어야만 한다. ②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불평등은 두 가지 조건 아래에서만 용인될 수 있다 (i) 경제적 불평등의 시정은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이익이 되도록 조정되어야만 한다. (ii) 모든 지위와 직책이 모두에게 반드시 동등한 기회 하에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어야만 한다.
[2] 논제
(1) 인간관
원초적 상황에 들어있는 인간관이 롤스 이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롤즈가 원초적 상황에 전제한 인간관은 어떤 목표들과 목적들에 우선하며 또한 그것들에 대해서 독립적인 것으로 이해되는 ‘무연고적 자아(the unencumbered self ; 연고(緣故)가 없는, 고립적이고 유리된 자아)일 뿐이다. 이는 인간관의 타당성 혹은 정합성, 범위와 위치, 원천 혹은 기원, 그리고 바람직함에 관한 질문인 것이다. 이에 대하여 공동체주의자들은 자신의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목적들로부터 독립되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유령과 같은 사람들은 누구인가라고 비판을 가한다.
(2) 반사회적 개인주의
롤스는 공리주의와는 달리 사람들의 개별성을 진지하게 고려하며, 이는 원초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개인주의가 어떠한 것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이에 대하여 공동체주의자들은 자유주의가 개인과 사회, 공동체와의 관계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사람들의 현재상태, 지니고 있는 가치가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무시한다고 주장한다.
(3) 보편주의
자유주의가 보편적으로 즉 문화에 상관없이 적용된다고 주장하는지, 아니면 사회의 조직은 문화에 따라 그 방식이 다를 수 있고 이는 도덕적으로 정당화되며 따라서 자유주의 정치체제는 특정한 종류의 사회에만 해당된다는 생각을 수용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공동체주의자들은 자유주의가 문화에 따라 가치와 사회적 형태가 다르다고 하는 점이 정치이론에 가져다주는 결과를 고려하지 못하였다고 비판을 한다.
(4) 주관주의/객관주의
자유주의자들이 개인들이 스스로의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그들이 그런 선택은 자의적인 선호 표현이라고 즉 가치는 생각하기 나름이며 따라서 도덕판단은 전적으로 주관적으로 믿는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 아니면 어떤 선택이 다른 선택보다 분명히 나으며 이성에 의해 가치 있는 삶의 방식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개인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우선시하는 것은 가능한지에 관한 것이다. 자유주의는 도덕적 자유주의, 회의주의와 결부시킬 수 있다. 자유주의에 대한 공동체주의자들의 비판은 도덕적 주관주의를 거부하는 양상을 띤다.
(5) 반완전주의와 중립성
개인의 사적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고려사항들을 배제하는 것이 합당한가하는 문제이다. 국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적 삶을 영위하고 자신의 선관념을 추구하는 일을 인도할 완전주의적 이상에 따라 행동하려 하기보다는 그런 이상들의 일부 혹은 전부를 의도적으로 무시해야 한다는 것이다(반완전주의적 자유주의). 롤즈가 주장하는 중립성은 옮음이나 정의의 문제에 관한 것이 아니라 선의 문제, 즉 무엇이 삶을 좋게 혹은 가치 있게 만드는가에 대한 판단에 관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모든 시민이 정의롭게 대우받고 권리를 부여받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그런 판단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동체주의자들은 자유주의가 그 중립성 주장을 어느 정도까지 견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하고 있다.
무지의 장막
무지의 장막(또는 무지의 면사포, veil of ignorance) 또는 무지의 베일은 원초적 상황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가상의 개념적 장막이다. 무지의 장막이 쳐진 상태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 재산, 신분 등의 사회적 조건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사회계약 체결 후 어떤 계층에 속할지 알 수 없다. 롤스는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계층에 특별히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조화로운 사회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았다.
※ 참고자료 : S. Mulhall & A. Swift / 김해성․조영달 역,『자유주의와 공동체주 의』, 한울, 2001, |
롤즈는「정의론」에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의 원칙을 제안했는데, 그의 사상은 개인의 자유와 더불어 사회적 평등(정의)도 강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평등주의적 자유라고 부르기도 한다.
(1) 정의론의 기본내용
1) 정의의 일차적 주제로서 사회의 기본구조
롤스의 정의론의 전반적인 목표는 ‘올바른 입헌 민주사회가 되기 위한 도덕적 기초를 제시’하는 데에 있다. 롤스는 정의를 개인 간의 정의(personal justice)와 제도상의 정의(institutional justice)로 구분하고서 그의 관심을 후자에 한정한다. 후자의 정의의 영역에서도 한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들의 체계, 즉 기본 구조(basic structure) : 한 사회의 헌법적 질서)의 정의에 치중한다.
2) 공정으로서의 정의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개인의 전망과 인격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재화들의 분배 방식을 규율하는 기본 구조는 사회 구성원들의 인생 전체 과정에 중대하고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기본구조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각 개인들에게 거의 생사가 걸린 문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롤스는 여기서 ① 일상적인 생활에서 의심 없이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지는 ‘공정한 경기의 원칙’과 ② 사회계약론에서 활용되었던 국가를 구성하는 행위로서 ‘최초의 합의(계약)’라는 가상적인 개념 도구를 결합하여 기본 구조의 정의론을 구성하는 발판을 삼고자 한다. ‘공정한 경기의 원칙’이란 상호 협동의 행위 과정에서 생겨난 이익과 부당의 할당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는 경우 참여자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행동하고자 하는 바를 스스로 제한하고 협동의 규율에 복속하여 기여한 만큼 협동의 산물인 이익을 배분받을 권리를 가지고, 남들에게도 자기처럼 행동할 것을 (욕구의 제한과 협동에의 기여)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 ‘공정’이라는 용어는 자유롭고 평등한 상태에서 자주적인 개인들이 규율을 제정하는 절차를 일컫는다. 상호 협동 및 경쟁의 조건 또는 규율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공정하려면 어떤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가, 그리고 이 공정한 규범을 제정하는 절차를 통해서 출력될, 기본 구조를 규율할 규범들의 내용은 무엇인가가 ‘최초의 합의 또는 계약’과 관련된 문제이다. 또한 롤스는 공정성을 무지와 연결지음을 알 수 있다. 가령 케이크 다섯 조각으로 나누는데 나중에 내가 어느 조각을 갖게 될지 모른다면 나는 공정하게 자르려 할 것이고,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자신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 사회를 규율하는 공정한 혹은 정당한 원칙들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케이크 나누기에 비유하여 그 이론의 핵심을 밝히려는 시도는 첫째, 원초적 상황에서 사람들이 모르는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 ? 둘째, 왜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모르는 것이 정의에 대한 고려라는 목적에 적합하다고 보아야 하는가 ?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원초적 상황은 정의에 대해 고려할 때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구현하려 한다는 것이다.
3) 자유와 평등의 정의
기본 구조의 정의 규범을 제정하는 데 고려되어야 할 재화들은 한 개인이 자주적 인간으로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비해야 할 것들로서, 가령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 권력 및 권한, 경제적인 부’와 같은 재화들을 상상할 수 있다. 롤스는 이러한 재화들을 ‘기본적인 재화들’이라고 부르고, 이 기본적인 재화들을 분배하는 정의 규범의 제정은 최초의 계약 행위에 참여하는 당사자들과 그들이 대표하는 사람들의 운명에 매우 중대한 결과를 낳기 때문에 계약당사자들은 자신과 자신이 대표하는 사람들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방향이 아니라, 정의 규범의 제정으로 입을지도 모를 손해가 가장 적게 되는 방향으로 매우 조심스럽게 협상을 하게 될 것이다. 롤스는 이러한 협상 전략을 ‘손해 최소화의 전략(maximum strategy)'이라고 부르는데, 이 전략은 모든 종류의 정의 규범 제정에 합당한 일반적인 전략은 분명 아니지만 적어도 개인의 인생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본구조의 정의 규범을 제정하는 데에는 적절한 협상 전략이라고 본다. 롤스는 계약 당사자들이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사회의 기본 구조를 규율할 다음과 같은 원리들에 도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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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1의 정의 원리 체계 : 평등한 자유의 원리(Principle of Equal Liberty) - 각자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동등한 자유의 몫을 배분받는 배열 중에서 가장 적정한 자유들의 집합을 요구할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 - 정치적 자유들의 경우에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배당된 정치적 자유를 실제로 평등 하게 효과적으로 향유할 수 있게끔 다각적 수단들이 보장되어야 한다.
2. 제2의 정의 원리의 체계 : 정당한 불평등 배분의 원리(Justifiable inequality) -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리 : 직책, 직위 및 권한, 경제적 부와 같은 사회 경제적 재화 들은 공정한 기회 균등의 조건이 충족되어 있어서 사회적 배경이 각자의 능력과 노력 의 차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면, 각자의 능력과 업적에 따라서 배분되어야 한다.
- 차등 원리(Difference Principle) : 위에서 시행된 사회 경제적 재화의 불평등한 배분 은 사회의 최소 수혜자들의 이익들 개선하는 데 가장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끔 조 정되어야 한다. |
III. 사회민주주의
1. 사회주의의 개념
사회주의(Socialism)는 대중들이 권력의 수단을 통제하는, 다시 말해 생산 수단을 통제하는 사회가 존재하는 것을 핵심 이념으로 삼는 사상이다. 마르크스주의 이론에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다음 단계이며 프롤레타리아에 대한 계급 억압이 차츰 약해짐에 따라 최종적으로 공산주의로 발전한다. 마르크스주의와 공산주의는 둘 다 사회주의의 한 계열이다. 『사회주의란 무엇인가(1918)』에서 베른슈타인은 사회주의는 “사회 내의 지배적인 계급 구분의 철폐를 목적으로 하는 모든 노력의 총괄적 표현”이라고 하고 있고, 현대적 의미의 사회주의는 “사적 소유를 공동 소유로 대체함으로써 경제 생활을 전체의 계획적 규제 아래 두고자 하는 국민 경제 체계”라고 하고 있다.
2. 사상적 배경
(1) 카를 마르크스
카를 하인리히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1883)는 라인주 트리어에서 유대인 그리스도교 가정의 7남매 중 셋째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변호사로 자유사상을 지닌 계몽주의파 인물이었고, 어머니는 네덜란드의 귀족 출신이었다. 자유롭고 교양 있는 가정에서 성장하여 1830∼1835년 트리어김나지움(고등학교)에서 공부한 다음, 1835년 본대학교에 입학하여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미술사 등 인문계 수업을 받았다. 1년 후 본을 떠나 1836년 베를린대학교에 입학하여 법률·역사·철학을 공부하였다.
후대에 큰 영향을 끼친 독일 출신의 혁명가, 역사가, 경제학자,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이며, 과학적 사회주의의 창시자이다. 1847년 공산주의자동맹을 창건했다. 1847년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공동집필해 이듬해 2월에 발표한〈공산당 선언〉과 1867년 초판이 출간된 《자본론》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10월 혁명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레닌은 마르크스를 이론적 기반으로 삼았다.
1) 사적 유물론
유물론을 간단하게 정의 내리자면 “물질을 제1차적 근본적인 실재로 생각하고, 마음이나 정신을 부차적으로 파생적인 것으로 보는 철학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의 근본적인 철학학설로서, 주로 혁명 성립 후의 소련에서 해석·정리된 사상. 변증법적 유물론의 자연에 대한 적용이 자연변증법이고, 역사·사회에 대한 적용이 사적(史的) 유물론이라고 간주되거나, 또는 넓은 뜻의 자연변증법과 변증법적 유물론을 동일한 것으로 보며, 사적 유물론이 그 적용으로 간주된다. 마르크스주의의 근거가 되는 역사관. 유물사관이라고도 한다. 변증법적 유물론의 역사에의 적용이며, 그 근본 사상은 역사가 발전하는 원동력은 관념이 아니라 물질적인 것이라고 하는 데 있다. 사적 유물론에 따르면 역사발전의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류가 거쳐 온 기본적 생산양식의 형태는 원시공산제·노예제·봉건제·자본주의·민주주의인데, 여기서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이행되는 시기로서 현대 세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2) 계급투쟁설
마르크스는 인류의 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로 본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계급과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계급과의 투쟁의 역사인 것이다. 마르크스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지배계급이 생산물의 일부만 다른 계급에 나누어주기 때문에 항상 갈등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3) 노동가치설과 잉여가치설
카를 마르크스가 주로 리카도의 가치설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자기 경제학의 설명원리로 삼음으로써 독특한 뜻과 기능을 간직하게 되었다. 즉, 마르크스는 이 노동가치설을 토대로 잉여가치론을 구성하고, 이 잉여가치론을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분석장치로 삼아 자본주의의 경제적 운동법칙을 밝히는 한편, 자본주의의 착취적 본질 및 그 멸망의 필연성을 주장함으로써 경제학적 혁명선동론 또는 혁명적 경제학으로서의 그의 경제학을 체계화하였다.《자본론》 가운데서 주로 전개되고 있는 마르크스의 경제학은 공산주의 경제학에 도입되어 그 전반 부분인 이른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론을 이룸으로써, 노동가치설은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2) 엥겔스(Engels)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 - 1895)는 프로이센 라인주(州) 바르멘 출생. 부유한 공장주의 8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카를 마르크스와 함께 마르크스주의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이다. 1847년 공산주의자 동맹을 창설, 제2차 공산주의자대회의 위촉을 받고 1848년 2월 마르크스와 공동으로《공산당선언》을 발표하였다. 마르크스가 죽은 후 엥겔스는 국제공산주의운동을 이끌며 마르크스가 살아있을 때 완성하지 못한 《자본론》의 2권과 3권을 정리해서 1885년과 1894년에 각각 출판되었다.
3. 사회민주주의
(1) 개념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는 사회민주주의는 19세기 말에 고전적인 사회주의에서 갈라져 나온 정치사상이다. 줄여서 사민주의라고도 부른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와는 달리 경제와 정치 두 측면을 모두 포괄하는 이념이다. 초기 사회민주주의 정당은 로자 룩셈부르크와 블라디미르 레닌 등의 혁명적 사회주의자와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 카를 카우츠키와 장 조레스(프랑스 사회당 당수) 등의 개량주의·진화주의자들을 동시에 포함하였다. 19세기 후반 사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 사회구조적 모순을 비판하는 사회주의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다가 소련에서 볼세비키 혁명이 일어나고 1919년에 국제공산주의의 조직인 코민테른이 출현하면서 사회민주주의는 공산주의, 즉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대립하는 이념이 되었다. 경제적인 면에서 본다면 공동생산-공동분배를 이상으로 하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와 다를 없는 이념이었고, 정치적인 면에서는 민주주의를 이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차이를 지녔다. 사회민주주의는 한마디로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주의적 수정’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스웨덴이나 필리핀과 같은 나라의 사회경제체제를 모범으로 삼아 사회민주주의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정통의 사회주의 혁명노선에서 원천적으로 부인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혹은 ‘합법적 제도정치’를 적극 인정하고 참여한다는 점이다. 사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안티테제, 즉 대안 중 하나로 생겨난 이념이자 사회운동이고 하나의 정치-경제 체제이기도 하다.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사회주의를 향한 민주적 도정을 추구하며 이는 민주적인 방법으로 사회주의 방식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1980년대, 서유럽의 사회주의자들은 마르크스-레닌주의식의 사회주의 추구에 회의를 품었으며, 결국에는 그러한 노선과 결별한 사례도 있다
(2) 베른슈타인의 사회주의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Eduard Bernstein, 1850 - 1932)은 독일 사회민주당(이하 SPD) 당원으로 사회민주주의 이론가이며, 사회민주주의, 수정주의적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적 창시자이다. 그는 반맑스주의자로 불리우는 것을 거부하고 그는 변절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도를 추구하여 수정주의적 입장으로 선회한 다음 <사회주의의 전제와 사회민주주의의 과제>(1899)를 발표한다. 그는 당내 우파의 이론적 지도자가 되었고 1902년에는 제국의회의 사회민주당 대의원으로 활동하였다. 그가 촉발시킨 수정주의는 초기에는 주춤하였으나 결국 사회민주당의 지배적인 조류가 되었다.
베른슈타인이 자신의 논문(과학적 사회주의는 가능한가(1901), 사회민주주의에서 수정주의의 의의(1909), 사회주의란 무엇인가(1918))에서 거론하고 있는 주제들과 그것을 표현하는 균형있고 명료한 논리를 본다면, 그 자신 나름대로 맑스주의의 풍부한 전개와 새로운 시대에 조응하는 진지한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결국 그는 맑스를 읽고 해석하여 새로운 이론을 세우는 것을 일종의 수정이라고 한다.
IV. 공동체주의
1. 개념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가 본격적으로 대두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인데, 당시의 공동체주의는 무로 마르크스주의에 기초하여 공유재산제나 정치권력의 평등을 내세우는 좌파적 비판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러한 공동체주의는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자유주의 근대성에 대한 전면적 비판을 추구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는 바, 그 결과 비판의 영역은 정치, 도덕철학, 사회 윤리적 문제 등을 포괄하는 이론으로 구성되기 시작하였다.
공동체 이론의 현대적 전개이자 존 롤즈로 대표되는 최신 자유주의 이론을 비판하는 시대적 맥락 속의 공동체론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원론적이고 급진적인 공동체주의의 교본을 제시한 알라스데어 매킨타이어(A. MacIntyre), 롤즈의 개인주의적 인간관을 비판하는 마이클 샌들(M. Sandel), 헤겔을 통해 현대의 문제를 천착하는 찰스 테일러(C. Taylor), 정의의 문제로 공동체주의를 전개하는 왈저(M. Walzer)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현대의 자유주의가 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조한 칸트와 밀의 사상에 토대를 두고 있는 것에 반하여 대체로 아리스토텔레스와 헤겔의 사상을 자신들의 지적 전통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반하여 최근에 공동체 개념은 공동체주의의 자유주의 비판과 더불어 그 학술적 의미를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정당의 정강에 반영될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다. 자유주의는 공동체적 가치보다는 자유로운 ‘개인의 권리’와 ‘자율성’을 강조하지만, 반면에 공동체주의는 ‘사회적 책임’과 ‘연대성’(공동체성)을 중시한다(아래의 <표1> 참조).
<표1>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주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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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
공동체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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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상가 |
롤즈, 노직, 하이에크, 드워킨, 래즈 |
매킨타이어, 샌들, 테일러, 왈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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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차이 |
(1) 자유지상주의적 자유주의 : 노직, 하이에크 (2) 평등주의적 자유주의 : 롤즈 |
(1) 개인주의, 다원주의 적극 반대: 매킨타이어, 샌들 (2) 개인주의, 다원주의 성과 수용: 테일러, 왈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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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 전통 |
로크, 칸트, 밀 |
아리스토텔레스, 헤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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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가치와 덕목 |
개인의 권리, 자율성 |
사회적 책임, 연대성(공동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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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형성 |
개인의 자율적 선택 (원자론적 자아, 무연고적 자아) |
공동체의 다양한 삶의 지평 고려 (전통, 역사, 사회적 책무의 고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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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중립성 |
도덕적 문제에 대한 국가의 중립성 테제 |
특정한 도덕적 가치나 덕목의 국가 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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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음(정의)과 좋음(행복)의 관계 |
- 좋음(행복, good, happiness)에 대한 옳음(정의, right, justice)의 우선성 - 인간이 따라야 할 보편적인 도덕 (moral) 규범 |
- 옮음은 좋음의 문제와 분리 불가 능, 좋음을 바탕으로 옳음을 판단 함 - 특정공동체에 타당한 특수한 윤 리(ethical) 규범 |
※ 참고자료 : 손철성,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주요 논쟁점에 대한 검토”, 동서사상연구 소논문집『동서사상』제3집, 2007.8, 29면.
2. 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의 논쟁 - 공동체주의의 롤즈에 대한 비판
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에 관한 논쟁은 1970년대 롤즈의 정의론에 그 출발점이 있다. 자유주의는 개인을 공동체보다 앞세운다.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개인의 자율, 자율, 자결 등을 옹호하며 개인권을 최고의 이념적 가치로 추구한다. 반면 공동체주의는 공동체를 전제하지 않는 개인은 존재할 수 없으며 기본적으로 인간의 정체성은 본질적으로 공동체적인 토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인식을 기초로 한다. 공동체 안에서 비로소 인간형성과 실현이 가능하다고 보며, 개인의 선택에 앞서 공익, 공생, 공유된 가치와 공동선을 중요한 이념적 가치로 간주한다. 롤즈의 정의론은 1970년대 초반 사회계층 사이의 경제적 불평등과 관련된 분배적 정의의 문제에 대하여 집약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의 정의론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경제적 분배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과 대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론적 전제로서 ‘원초적 상황’에서 자유롭게 선택하고 합의하는 합리적 개인을 상정하고 있으나 개인은 공동체와 상호작용하는 사회관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롤즈의 정의론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추상적 인간관에 기초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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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체주의자들의 견해로부터 다음의 4가지 질문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1. 공동체주의 사상가들 각각의 주된 주장은 무엇인가 ? 그리고 그 주장들은 각 사상가 의 보다 일반적인 사고체계로부터 어느 정도로 독립적으로 개진될 수 있는가 ? 2. 이들은 각각 어떤 의미에서 공동체주의자로 간주되는가 ? 3. 이들은 왜 각각 자유주의의 비판가로 보일 수 있는가 ? 4. 이들 공동체주의자들은 어느 정도로 통일성 있는 집단을 이루는가?
이들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의 학자들의 논거를 통하여 논증되어질 것이다. |
(1) 매킨타이어의 관점
알라스데어 매킨타이어(A. MacIntyre)는 현대 사회가 위기에 처한 것은 고대 그리스의 덕 윤리 전통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러한 덕 윤리의 전통을 부흥시킬 것을 주장한다. 그는「덕의 상실(After Virtue(1981)」에서 공동체주의적인 덕 윤리에 입각하여 자아 정체성은 자기가 속한 사회의 고유한 역사와 전통 등을 고려하는 가운데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매킨타이어의 인간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사회 이전에 개인으로 존재하는 아무런 역사적․문화적․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은 연고없는 롤즈의 자이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또한 원초적 상황에서 개인들은 사회적 유대를 구축하는 것보다 자신의 이해관심을 확정하는 것에 일차적인 목적을 두는데, 선에 대한 공유된 공동체를 강조하는 매킨타이어의 사상과 합치하지 않는다. 매킨타이어는 공동체가 신봉하는 공유된 선관념없이는 어떤 일관된 정치공동체도 정립될 수 없으며 롤즈의 이론은 그런 선관념에 대한 의존을 명시적으로 회피하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 적용가능한 정의론을 도출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2) 테일러의 관점
캐나다의 철학자이며 정치학자인 찰스 테일러(C. Taylor)는 공동체주의를 체계적으로 정립시키고 발전시킨 대표적인 공동체주의자이다. 그는 헤겔 철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이를 바탕으로 공동체주의의 입장을 옹호한다. 그는 자아 정체성은 고립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삶의 지평을 바탕으로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테일러는 공동체주의 관점을 옹호하면서 우리의 삶의 이상인 ‘진실한 삶’이란 개인주의적으로 자신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지평들을 고려할 때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롤스가 가정하는 원초적 상황에서는 특정한 선관념에 대한 지식에 의존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출된 공정으로서의 정의는 그 정당성을 상실하는 것이며, 절차상의 결함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원초적 상황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는 롤즈가 절차적 정의관을 옹호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모순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물론 원초적 상황 내에서의 추론이 절차적이기는 하지만 우리로 하여금 원초적 상황과 그 제약들이 사회정의의 문제들에 적합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도록 인도하는 추론은 절차적이기 않기 때문이다.
롤즈는 좋음에 대한 옮음의 우선성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며, 이것은 롤즈가 자율성의 가치에 우선성을 부여함을 반영한다. 테일러는 이러한 개인주의적인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상은 반드시 이러한 가치들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공동체적 구조를 옹호하는 데 헌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샌들의 관점
마이클 샌들(Michael J. Sandel, 1953 - )은 미국의 정치철학자이다. 오늘날 대표적인 공동체주의자, 공화주의자이며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가로 유명하다. 현재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로 재임 중이다.
샌들은「자유주의와 무연고적 자아(Liberalism and the Unencumbered Self)」라는 논문에서 자유주의가 무연고적 자아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공동체주의를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아가 특정 공동체의 역사나 전통과는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형성되는 것처럼, 즉 아무런 연고도 없이 형성되는 것처럼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공동체가 시민의 도덕성을 함양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국가와 같은 정치적 공동체가 단순한 동맹과 다른 이유는 공동체가 특정한 포괄적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적극적으로 가치 있는 삶을 권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존 롤스의《정의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자유주의자들의 개인에 대한 추상적 이해는 본래의 인간성과는 거리가 먼 왜곡된 인식이라고 말한다. 즉, 자유주의자들이 가정하는 사회 이전에 존재하는 원자화된 인간상은 지나친 가상적인 전제에 불과하며, 진정한 인간의 실질은 공동체인 사회와 떨어질 수 없는 존재로서 사회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관의 영향을 받아 비로소 하나의 개인으로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롤즈의 인간관을 전제로 하면 차등원칙은 지지될 수 없다고 샌들은 주장한다. 차등원칙은 최소 수혜자의 분배의 몫이 최대가 되도록 사회 경제적 자원을 분배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샌들은 우리의 재능을 공동자산으로 간주하는 것은 의무론적 자유주의가 개인의 불가침성과 개인간 차이를 강조하는 것에 정확히 모순된다고 주장한다. 샌들은 롤즈의 공동체 대한 입장이 차등원칙에 포함된 공동자산에 대한 관념을 위해 필요한 강력한 공동체관을 도출할 수 없다고 본다.
(4) 왈쩌의 관점
미국 프린스턴 소재 고등학술원의 마이클 왈쩌(Michael Walzer·1935~) 교수가 그의 대표작 ‘정의와 다원적 평등’에서 다루는 핵심 주제는 ‘다원주의’와 ‘평등’이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가치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다원주의와 평등에 대한 독특한 옹호론을 전개한다.
정의는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인정된 가치들의 분배와 관련된다. 그리고 정의의 원리인 평등은 사회적 가치의 다원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분배기준을 요구한다. 다원주의와 평등의 문제의식을 결합한 이른바 ‘다원적 평등(complex equality)’은 사회적 가치들이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며, 따라서 각각의 분배 원칙도 상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초로 한다.왈쩌는 자신의 다원적 평등 개념을 ‘단순 평등’과 대비시킨다. 일반적으로 평등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단순 평등은 우선 기본적 가치의 목록을 규정하고, 이 가치들 간의 전환가능성을 전제로 기본적 가치의 평등한 배분과 최소한의 보장을 지향한다. 롤스의 정의론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에 비해 왈쩌는 현대와 같은 다원적 사회에 바람직한 정의와 평등은 획일적 기준에 의해 달성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지배와 독점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원적 평등이 필요하다. 지배는 사회적 가치들이 나름대로의 근거에 따라 상이한 형태로 분배되는 경우에만 극복될 수 있다. 즉, 각 사회 영역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한 영역에서의 영향력이 다른 영역으로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왈쩌는 비록 롤즈에 대한 비판가이지만, 다른 면에서 볼 때 자유주의 이론과 상당한 일치정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자유주의에 대한 공동체주의적인 비판가가 된다는 것이 곧 자유주의와 그 가치들의 전면적인 거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표2> 롤스에 대한 공동체주의자들의 비판점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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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들 |
매킨타이어 |
테일러 |
왈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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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 |
개인들이 자신의 목적과 가치, 그리고 선과 공동체에 대해 갖는 애착이 그들의 정체성을 이루는 근원적인 부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허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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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회적 개인주의 |
반사회적 개인주의의 실질적 측면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롤스가 그러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반사회적 개인주의의 철학적 측 면을 반박한다. 매킨타이어는 롤스가 그러한 입 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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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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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특수성에 관심을 가지고서, 롤스는 단지 보편적.초문화적으로 적용하는 입장을 취한다고 지적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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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주의/객관주의 |
개인이 그 목적과 가치, 선관념을 선택하는 것은 자의적이라는 입장을 롤스가 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개인이 그 목적과 가치, 선관념을 선택하는 것은 자의적이라는 입장을 반박한다. 매킨타이어는 롤스가 그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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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완전주의와 중립성 |
롤스의 정의론이 경합하는 선관념들 사이에서는 덜 중립적이고 정치영역에서 선의 최대 관점에 대한 호소를 금지하는 이론은 자신을 옹호하기 위해 그 자체도 그런 관점에 의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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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S. Mulhall & A. Swift / 김해성․조영달 역, 전게서, 210-213면 재구성.
V. 맺음말
인간이 추구하는 목표와 지향점은 무엇인가 ? 아니 국가가 앞으로 수용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 각 개인, 사회와 공동체의 고귀한 삶의 가치를 넘어서서 공적 관점에서 문제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려는 노력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정치철학사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헤겔, 마르크스, 칸트, 홉스, 로크, 롤스 등 헤아릴 수 없는 사상가들이 존재할 것이다.
지금까지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자유주의의 입장은 개인의 자유로운 권리와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개인에게 최대한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하여 공동체주의의 입장은 공동체적 가치와 연대성을 강조하면서 개인에게 이러한 가치와 사회적 책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개인들은 공동체의 일이나 주변 사람들의 고통에 무관심하며 오직 자신의 삶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태도를 견지할 수 있고, 공동체주의는 개인이 공동체의 전통과 가치관에 억눌려 자유로운 삶을 살기 어려우며 기존의 질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공동체의 연대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자율성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는 듯 보여진다.
21세기에 앞에 두고 있는 우리의 현안은 북유럽식의 복지국가지향적인 사회민주주의든 , 미국식의 자유주의 등 남북분단과 미소의 양분된 이념체제하에서 정치경제적 안정과 선진된 복지국가로의 도약일 것이다. 노령화나 출산율 저하 등의 복지의 확충을 요하는 많은 사회문제가 밀려들고 있다. 이에 대비하여 열린 마음과 인내심으로 슬기로운 정치와 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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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 2008.08.06일자 기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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