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과 법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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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도덕의 구별
I 서론
우리 인간사회의 사회 規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道德, 宗敎, 慣習 規範 그리고 우리가 연구하는 法規範이다. 이러한 여러 規範은 法史上 처음에는 원시 規範으로서 慣習 중에 내재하고 있었다. 즉 원시시대에는 宗敎, 道德, 法은 혼연 불분명한 일종의 慣習으로서 원시집단을 規律하였다. 그러나 점차 인류 사회가 발전하게 되고 국가의 관념이 형성 되면서 法이 국가의 중심 권력과 결부되어 각 규범의 영역이 분회 독립하게 되고 法도 독립된 규범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다같이 원시 규범에서 분화 독립된 것이므로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다 같이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실천 규범이므로 상호간에 본질적 차이를 구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아직 학설 상의 일치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法과 다른 규범과의 관계 중에서도 특히 法과 도덕의 문제는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로서 모든 법학개론이나 법철학의 중심 과제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로스코 파운드과 같은 법학자가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고 예링 Rudolf von Jhering은 "법철학의 케이프 혼"Kap Horn der Rechtsphilosophil이라고 하면서 양자를 구별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하였으나 이것은 법학에 있어서 반드시 거처야 하는 하나의 관문이다. 우선 법과 도덕의 몇몇 학설에 의하여 구별한 후 양자의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자.
II 본론
1. 法과 道德의 區別
법과 도덕은 사회규범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법은 법, 도덕은 도덕으로서의 차이점이 있다. 법과 도덕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법의 外面性과 도덕의 內面性
중세 스콜라 철학의 최고봉인 Tomas Aquinas는 법을 정의의 표현으로 보았다. 그는 법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존재하는 덕목이며 따라서 자연히 외적 행위와 관련된다. 이에 반하여 인간이 그 자신의 정직을 생각하는 것은 내적 정열과 관련 된다고 보았다. 법과 도덕의 외면성과 내면성의 개념으로서 구별한 자는 토마지우스Thomasius(1655∼1728)였다. 그에 의하면 법은 인간의 외적 행위를, 도덕은 인간의 내적 형태를 規律對象으로 한다는 것이다. "사색에는 누구도 벌을 가할 수 없다." cognitationis poenam namo patitur는 말과 같이 법은 외부에 나타난 행동에만 관계하는데 반하여 도덕에서는 '마음속의 간음'도 부정행위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마지우스에서 절정에 이르렀던 이러한 구별도 절대적인 방법은 될수 없다. 왜냐하면 법도 고의나 선의 및 책임과 같이 인간의 내면적 사항을 적지 않게 참작할 뿐만 아니라 도덕도 외부적 행위에 대하여 전혀 무관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Kelsen은 "법은 외적 행위를 도덕는 내적 행위를 명한다고 주장하는 견해는 맞지 않다"고 하였다. Tolstoi도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사랑없이 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법률가의 죄악이다"라고 하였다. 이리하여 Radbruch는 이러한 구별은 관심방향 Interessenrichtung의 차이라고 지적하면서 법은 내면을 주시하면서도 그 관심방향은 외부에 있고, 반대로 도덕은 외면을 주시하면서도 관심방향은 내면에 두고 있다고 하였다.
나. 법의 合法性과 도덕의 道德性
법은 규정에 적합한 行態 즉 합법성 legalitat을 요구하고 도덕은 규범에 적합한 심정 즉 도덕성 Moralitat을 요구한다는 견해이다. Kant는 외면성과 내면성이라는 내용적인 기준보다는 합법성과 도덕성을 구별하여 법은 합법적으로 행위하는 이상 어떠한 동기도 허용하나 도덕은 의무가 동기가 될 것을 요구한다. 다시 말하면 법은 채무자가 채무를 의무감에서 이행하든 강제집행을 두려워 이행하든 양심적 결정에 의하여 이행하든 동기는 묻지 아니하고 합법적으로 이행하면 되는 것이지만 도덕은 도덕법에 대한 존경의 동기로서 순전히 자신의 의무로 행하여진다. 이와 같이 법은 마찰없는 공존적 사회생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고, 도덕은 윤리적 선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다. 법의 强制性과 도덕의 非强制性
법은 국가나 기타 조직의 강제기구를 동원하여 자기의 명령을 실현시킬 수 있는데 반하여 도덕은 이러한 강제를 갖지 않거나 가질 수 없다. Jhering은 법을 "한 국가내에서 효력을 갖고 있는 강제규범 Zwangnorm의 총체"라고 설명한 것은 정곡을 찌른 것이라고 지적하고, 법은 국가가 법의 유일한 원친이기 때문에 '국가강제'를 배후에 갖고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Kelsen은 "법은 강제질서라는 의미에서 다른 사회질서와 구별된다"고 하였다. 법은 "윤리적 최대한도"das ethische Maximum라는 슈몰러 Schmoller의 말도 같은 의미로 사용하였을 것이다. 이와 같이 법은 국가권력에 의하여 강제되고 이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제재가 예정되어 있는데 반하여 도덕은 막연하게 사회적으로 강제되는 것 분이고 그 위반에 대하여 사회의 비난을 받게 되는데 불과하다. 그러나 강제를 수반하지 않는 법도 있으며 도덕주의자들의 주장이나 또는 법이란 사람들의 승인 내지 동의에 의하여 준수되는 것이라는 견해에 의하면 법의 강제성은 부인된다.
라. 法의 他律性과 道德의 自律性
法은 외부적인 힘을 요인으로 하는 他律性Heteronomie을 본질로 하고 도덕은 양심에 기초를 둔 自律性Autonomie을 본질로 한다는 견해이다. 법은 국가권력에 의하여 강제되므로 주로 타율적이다. 예컨대,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형법 제250조)고 하는 규정은 자기를 규율하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규율하려는 것이다. 도덕도 "도둑질하지 말라"와 같이 타인을 규율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법이나 도덕은 모두 외부에서 강요되며 그 실효성은 다같이 타율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도덕은 타인에 대하여도 규율하지만 주로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자율이라고 할 수 있다.
마. 法의 兩面性과 도덕의 一面性
베키오 G.del Vecchio에 의하면 법은 항상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을 다른 한쪽에는 이에 대응하는 의무를 부담시키는 양면성 Zweiseitigkeit을 갖는데 반하여 도덕은 개개의 주체에 대한 지시를 포함하고 있을 뿐인 일면성Einseitigkeit을 갖는다. 이것은 슈타믈로 R.Stammler의 말과 같이 도덕은 인가의 의욕을 하나의 개체로서 분리해서 고찰하는 '分離的 意慾'인데 반하여, 법은 그것을 다른 사람의 의욕과의 관게에서 고려하는 '結合的 意慾'이라는 의미이다. 사람은 도덕에 관한한 자기 자신에 대한 훌륭한 법관이 될 수 있으나 법에 관한한 "아무도 자기 일에 대하여 법관이 될 수 없다."nemo judex in causa propria는 말은 이러한 성질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그러나 법에도 상인의 상업장부 작성의무(상법 제29조)와 같이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는 경우가 있고, 카우프만Arthur Kaufmann의 견해와 같이 곤궁에 처한 자의 부조청구권과 같은 도덕적 권리도 있을 수 있다.
바. 法의 現實性과 道德의 理想性
법은 현실을, 도덕은 이상을 목표로 하므로 법규범은 平均人L'homme moyen을 대상으로 최소한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만을 내용으로 하나, 도덕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와 같이 인간 누구나가 쉽게 실천할 수 없는 이상인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법은 생활규범의 성격이 강한데 반하여 도덕은 개인생활 규범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법에서도 높은 이상을 무시할 수 없고, 도덕에서도 교통도덕과 같은 현실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사. 기타의 구별방법
이상에서 설명한 구별방법 외에도 법은 국가권력이 제정한 經驗的a posteriori인 규범을 의미하나 도덕은 인간이성에 뿌리박은 先驗的a priori인 규범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전자는 현실적인 목적을 위하여 제정된 인위적인 규범이나 후자는 인간의 이성과 양심에 호소하는 '인간의 내면에서 울려나오는 하늘의 소리'를 의미한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법은 문자로 표시되나, 도덕은 그러하지 아니하고, 법은 주로 假言的 命題로, 道德은 斷言的 命題로 표시된다. 그러나 관습법이나 불문법도 있고 도덕에도 국민교육헌장과 같은 문자로 표시된 윤리요강이 있다.
2. 法과 道德의 關係
법과 도덕은 다같이 사회생활을 규율하는 사회규범이지만 특히 근대에 이르러 분화되었을 뿐 아니라 법의 근원은 도덕이므로 양자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가. 법과 도덕의 一元論
법과 도덕의 同一性論이라고 말 할 수 있는데, 법이나 도덕이나 형식은 다를지언정 내용은 같은 점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예컨데, '살인하지 말라', '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는 규범등은 도덕이요 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매사업에 관한 법과 같이 양자가 전혀 관계없는 것도 있다.
나. 법과 도덕의 二元論
법의 합법성과 도덕의 도덕성이라는 異質性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Kant에 의하여 대표되는 이러한 주장은 법은 법이고 도덕은 도덕이라는 입장이다. 법과 도덕의 分離論은 양자가 충돌할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하여는 법과 도덕은 각각 그 고유한 영역을 가지고 있지만 도덕의 법이 上位의 법이고 실정법은 타당성의 근거이다. 따라서 양자간에 충돌이 있을 때는 도덕에 유리하게 해결하여야 한다는 견해와 양자를 철저히 준별하는 法實證主義者들과 같이 兩者가 충돌하더라도 법은 법이며 설령 악법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適法節次에 따라 제정된 이상 市民은 법에 복종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다만 베르그보옴 Bergbohm은 後者의 경우 市民은 자기의 양심에 따라 악법에 복종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양심적 병역 거부와 병역법이나 낙태를 허용하는 母子保健法 및 禮俗을 거슬리는 가정의례준칙 등 법과 도덕의 적대적 대립feindlicher Widerstreit관계도 생각할 수 있다.
다. 법은 도덕의 最小限
E.Kahn은 법과 도덕은 중복(Upset)이라고 하였지만 법이 규율하는 범위와 도덕이 규율하는 범위는 전면적으로 중복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친족법의 많은 규정은 가족질서에 대한 도덕의 요청과 일치하며, 기본적 인권에 관한 헌법의 규정은 민주주의의 도덕에 합치한다. 또 「사람을 살해해서는 아니 된다」「절도해서는 아니된다.」「사람을 상해해서는 아니된다」라고 하는 형법규정은 도덕과 일치한다. 그러나 도덕규범 중 법과 직접 관계가 없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은 죄측, 차마는 우측통행이라고 하는 도로교통법(제8조, 제12조)은 본래 도덕에 관계있는 것이 아니며, 우측 통행이 부도덕하다고는 할 수 없다. 또 "소의 제기는 소장을 법원에 지출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226조)고 하는 소송법이나, 세법·부동산등기법·유가증권법 등은 기술적인 것이며 직접적으로 도덕과는 무관한 법만이 기재되어 있다. 반면 법이 접근할 수 없는 도덕 고유의 영역을 법으로 규정하여 강제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독일의 철학자 옐리네트(Georg Jellinek : 1851∼1911)의 "법은 도덕의 최소한"(das ethisches Minimum)이란 표현처럼 도덕규범중 사회질서유지를 위하여 실현을 강제할 필요가 있는 것만을 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한편 법과 도덕은 서로 기능을 달리하기 때문에 양자사이에는 반대의 관게에 있는 경우도 있다. 도덕의 견지에서도 빌린 돈은 갚아야 하는 것이나 채무를 갚지 않아도 일정기간의 경과로 채권이 소멸하는 것은 도덕의 요구에 반한다고 할 수 있다.(민법 제162조 이하) 또 "부부간의 계약은 혼인중 언제든이 부부의 일방이 이를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828)등은 어떻게든간에 일단 약속한 이상 도덕적으로는 확실히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규정은 당사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소까지 제기하여 약속을 이행시키는 것은 가정의 평화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다는 뜻에서 규정한 것이며, 반드시 이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라. 법은 도덕의 最大限
법은 국가권력의 권위에 의해 제정되어 절대적으로 유지되는 강제적인 규범이다. 그러나 키케로(Cicero : 106∼43 B.C)가 말한 바와 같이 "正(法)의 극치는 不正(不法)의 극치"인 것이다. 법을 철저화하다보면 오히려 은연중에 불법을 초래할 수 있다. 사회악은 단호히 금지해야만 한다. 도덕은 법과는 달리 개인의 의사에 기초하여 양심, 선(善)과 정(正) 또는 사회적 비난 및 세론에 의하여 그 실효성이 보장된다. 따라서 도덕이 아무리 선·악의 의사를 가지고 준별하여 악·부정에 대처하여도 그 효력은 법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법은 도덕을 법규화하고 강제함으로써 도덕을 관철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이 법이 도덕의 사회적 유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을 슈몰러(Gustav Schmoller : 1838∼1917)는 법은 "최대한의 도덕"(das ethisches Maximum)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법의 실효성은 법을 준수하고 법에 의하여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려고 하는 도덕의무에 의하여 지지(支持)되는 것이다. "법은 죽은 것이며, 법을 살리는 것은 인간이다"라고 하지만, 법을 살리는 요인 중의 하나는 건전한 도덕의식임을 알아야 한다.
마. 법과 도덕의 牽連論
Radbruch는 법과 도덕은 서로 떨어져 무관하게 분리trennung 될 수 없고 서로 강조점을 달리하여 특수하게 발달하는 의미에서 구별Sonderung될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는 법의 도덕의 王國에로의 歸化와 도덕의 법의 王國에로의 歸化가 가능함을 설명하고 있다. 법과 도덕이 서로 엇물리는 중간 영역을 도덕의 최소한 또는 도덕의 최대한의 영역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여기서는 이것을 禮로 보고자 한다. 禮는 孔子를 위시하여 동양고전에서 강조되었고 그 내용도 매우 다양하여 쉽게 설명될 성질이 아니다. 孔子는 禮를 "仁과 德을 행하는 행위"로 보고 "禮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禮가 아니면 듣지도 말고, 禮가 아니면 말하지도 말고, 禮가 아니면 움직이지도 말라"고 하였다(非禮勿見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이 禮를 서양에서는 習俗Sitte·自然法natural law 또는 인간상호간의 정당한 도덕행위 correct moral behavior between people로 번역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 습속 mores 또는 관습 custom이 도덕과 법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규범이듯이 禮도 법 이전에 인간의 올바른 행위를 규율하는 생활원리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禮는 법과 도덕의 중간영역에서 양자와 牽聯關係에 있다고 볼 수 있으나 禮를 법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도덕적 내용에 가깝고,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에는 법률적 내용에 가깝다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예만 지키면 법과 도덕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법과 도덕의 관계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법과 도덕은 서로 중복되기도 하고 상호보완관계에 있다. 예컨데, 형법상 금지되는 살인·상해 등 범죄행위는 도덕적으로도 금지되고, 민법상의 신의성실(信義誠實)의 원칙은 도덕적 의무이기도 하는 것이다.
둘째, 법의 내용이 도덕의 내용으로 전화(轉化)되기도 한다. 예컨데, 원래 도덕적 성질을 갖지 않는 차마(車馬)의 우측통행(도로교통법 제12조③), 보행자의 좌측통행(동법 제8조②)과 같은 기술적인 법규가 오래 시행되어 생활화되면서 도덕으로 전화(轉化)되는 것이다. 이를 라드브루흐(Radbruch)는 「도덕의 왕국에의 법의 귀화(歸化)」라고 했다.
셋째, 법은 강제규범이지만 도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즉 처벌위주의 법보다는 도덕의식(준법정신)의 뒷받침이 있어야 그 법이 잘 지켜지게 된다. 즉, 도덕은 법에 대한 좋은 후견인(後見人)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넷째, 도덕은 인간생활의 전영역에 적용되지만 법은 필요한 일부의 영역에 한하여 강력한 권력적(權力的) 제재(制裁)를 통하여 규율된다. 그러므로 옐리네크(Georg Jellinek, 1851-1911)는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하였다. 또 슈몰러(G.Schmoller, 1838-1917)는 「법은 최대한의 도덕」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도덕이 사회생활의 전면에 걸쳐 확대되고 있음을 지적한 말이다. 아무튼 법과 도덕은 내용면에서 상호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면서 모두 인간존재의 목적을 지향하고, 보편적 가치인 선(善)내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규범이라는 의미에서 공통의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III 결론
위난을 당하여 구조를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을 구조하지 않을 때 이를 도덕적으로 비난만 할 것인가 아니면 법적으로 처벌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독일·프랑스 등 서구사회에서는 법의 새로운 倫理化neue Ethisierung des Rechts의 현상으로 착한 사마리아인 條項the good Samaritan clause을 형법속에 신설하여 이러한 救助不履行者에 대하여는 징역 또는 벌금을 가하고 있다. 법과 도덕 내지 倫理를 판단함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돠는 것은 狀況倫理situation ethics이다. 狀況倫理란 하바드 대학의 플레처 Joseph Fletcher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최대다수의 최대사랑과 같이 사랑을 위하여는 도덕규범 내지 律法을 범하여도 정당화될 수 있고, 강간당한 처녀가 낙태수술을 하는 것은 정당화된다고 하는 이론이다. 그러나 정당화 된다고 하여 즉, 윤리적으로 비난받지 않는다고 하여 법적 책임을 모면할 수 있을는지에 대하여는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법은 인간을 聖者로 만들 사명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악마가 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면 족하다. 이것이 법이 가진 강제성의 의미이며 내재적 한계성인 것이다. 명령과 강제는 강위를 기초로 하고 있다. 법의 근본구조는 명령Imperative이 아니라 규범 norm인 것이다. 명령은 규범안에 포함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따라서 법은 합법성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고 언제나 도덕성의 요청을 받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착한 사마리아인 조항이나 상황윤리의 개념이나 우리나라 실정법에 나타나고 있는 선량한 풍속·신의성실·조리·인간의 존엄성·기본권 보호·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사회상규 등의 개념과 제도도 법과 도덕의 견련성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법은 도덕을 그 타당성의 기초와 목적으로 하여 실현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법과 도덕은 될 수 있는 한 상호협력하여 共同善을 달성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 최종고 「법과 윤리」경세원 1992년 4쪽∼14쪽
● 한형건 「법학개론」법경출판사 1984년 22쪽∼27쪽
● 박종국 외 「법학개론」동방도서1996년 42쪽∼48쪽
● 최종고 「법학통론」박영사 1994년 39족∼46쪽
● 김동석 「생활중심 법학개론」일조각 1996년 28쪽∼35쪽
● 김영삼 「법학」갑진출판사 1993년
● 김훈 「법학원론」형설출판사 1996년 5쪽∼10쪽
● 강경선 「법철학」법지사 1996년 651쪽∼662쪽
● 정종학 외 「법학개론」삼영사 1995년 59쪽∼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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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도덕의 구별
I 서론
우리 인간사회의 사회 規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道德, 宗敎, 慣習 規範 그리고 우리가 연구하는 法規範이다. 이러한 여러 規範은 法史上 처음에는 원시 規範으로서 慣習 중에 내재하고 있었다. 즉 원시시대에는 宗敎, 道德, 法은 혼연 불분명한 일종의 慣習으로서 원시집단을 規律하였다. 그러나 점차 인류 사회가 발전하게 되고 국가의 관념이 형성 되면서 法이 국가의 중심 권력과 결부되어 각 규범의 영역이 분회 독립하게 되고 法도 독립된 규범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다같이 원시 규범에서 분화 독립된 것이므로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다 같이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실천 규범이므로 상호간에 본질적 차이를 구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아직 학설 상의 일치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法과 다른 규범과의 관계 중에서도 특히 法과 도덕의 문제는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로서 모든 법학개론이나 법철학의 중심 과제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로스코 파운드과 같은 법학자가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고 예링 Rudolf von Jhering은 "법철학의 케이프 혼"Kap Horn der Rechtsphilosophil이라고 하면서 양자를 구별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하였으나 이것은 법학에 있어서 반드시 거처야 하는 하나의 관문이다. 우선 법과 도덕의 몇몇 학설에 의하여 구별한 후 양자의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자.
II 본론
1. 法과 道德의 區別
법과 도덕은 사회규범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법은 법, 도덕은 도덕으로서의 차이점이 있다. 법과 도덕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법의 外面性과 도덕의 內面性
중세 스콜라 철학의 최고봉인 Tomas Aquinas는 법을 정의의 표현으로 보았다. 그는 법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존재하는 덕목이며 따라서 자연히 외적 행위와 관련된다. 이에 반하여 인간이 그 자신의 정직을 생각하는 것은 내적 정열과 관련 된다고 보았다. 법과 도덕의 외면성과 내면성의 개념으로서 구별한 자는 토마지우스Thomasius(1655∼1728)였다. 그에 의하면 법은 인간의 외적 행위를, 도덕은 인간의 내적 형태를 規律對象으로 한다는 것이다. "사색에는 누구도 벌을 가할 수 없다." cognitationis poenam namo patitur는 말과 같이 법은 외부에 나타난 행동에만 관계하는데 반하여 도덕에서는 '마음속의 간음'도 부정행위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마지우스에서 절정에 이르렀던 이러한 구별도 절대적인 방법은 될수 없다. 왜냐하면 법도 고의나 선의 및 책임과 같이 인간의 내면적 사항을 적지 않게 참작할 뿐만 아니라 도덕도 외부적 행위에 대하여 전혀 무관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Kelsen은 "법은 외적 행위를 도덕는 내적 행위를 명한다고 주장하는 견해는 맞지 않다"고 하였다. Tolstoi도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사랑없이 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법률가의 죄악이다"라고 하였다. 이리하여 Radbruch는 이러한 구별은 관심방향 Interessenrichtung의 차이라고 지적하면서 법은 내면을 주시하면서도 그 관심방향은 외부에 있고, 반대로 도덕은 외면을 주시하면서도 관심방향은 내면에 두고 있다고 하였다.
나. 법의 合法性과 도덕의 道德性
법은 규정에 적합한 行態 즉 합법성 legalitat을 요구하고 도덕은 규범에 적합한 심정 즉 도덕성 Moralitat을 요구한다는 견해이다. Kant는 외면성과 내면성이라는 내용적인 기준보다는 합법성과 도덕성을 구별하여 법은 합법적으로 행위하는 이상 어떠한 동기도 허용하나 도덕은 의무가 동기가 될 것을 요구한다. 다시 말하면 법은 채무자가 채무를 의무감에서 이행하든 강제집행을 두려워 이행하든 양심적 결정에 의하여 이행하든 동기는 묻지 아니하고 합법적으로 이행하면 되는 것이지만 도덕은 도덕법에 대한 존경의 동기로서 순전히 자신의 의무로 행하여진다. 이와 같이 법은 마찰없는 공존적 사회생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고, 도덕은 윤리적 선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다. 법의 强制性과 도덕의 非强制性
법은 국가나 기타 조직의 강제기구를 동원하여 자기의 명령을 실현시킬 수 있는데 반하여 도덕은 이러한 강제를 갖지 않거나 가질 수 없다. Jhering은 법을 "한 국가내에서 효력을 갖고 있는 강제규범 Zwangnorm의 총체"라고 설명한 것은 정곡을 찌른 것이라고 지적하고, 법은 국가가 법의 유일한 원친이기 때문에 '국가강제'를 배후에 갖고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Kelsen은 "법은 강제질서라는 의미에서 다른 사회질서와 구별된다"고 하였다. 법은 "윤리적 최대한도"das ethische Maximum라는 슈몰러 Schmoller의 말도 같은 의미로 사용하였을 것이다. 이와 같이 법은 국가권력에 의하여 강제되고 이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제재가 예정되어 있는데 반하여 도덕은 막연하게 사회적으로 강제되는 것 분이고 그 위반에 대하여 사회의 비난을 받게 되는데 불과하다. 그러나 강제를 수반하지 않는 법도 있으며 도덕주의자들의 주장이나 또는 법이란 사람들의 승인 내지 동의에 의하여 준수되는 것이라는 견해에 의하면 법의 강제성은 부인된다.
라. 法의 他律性과 道德의 自律性
法은 외부적인 힘을 요인으로 하는 他律性Heteronomie을 본질로 하고 도덕은 양심에 기초를 둔 自律性Autonomie을 본질로 한다는 견해이다. 법은 국가권력에 의하여 강제되므로 주로 타율적이다. 예컨대,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형법 제250조)고 하는 규정은 자기를 규율하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규율하려는 것이다. 도덕도 "도둑질하지 말라"와 같이 타인을 규율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법이나 도덕은 모두 외부에서 강요되며 그 실효성은 다같이 타율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도덕은 타인에 대하여도 규율하지만 주로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자율이라고 할 수 있다.
마. 法의 兩面性과 도덕의 一面性
베키오 G.del Vecchio에 의하면 법은 항상 당사자의 한쪽은 권한을 다른 한쪽에는 이에 대응하는 의무를 부담시키는 양면성 Zweiseitigkeit을 갖는데 반하여 도덕은 개개의 주체에 대한 지시를 포함하고 있을 뿐인 일면성Einseitigkeit을 갖는다. 이것은 슈타믈로 R.Stammler의 말과 같이 도덕은 인가의 의욕을 하나의 개체로서 분리해서 고찰하는 '分離的 意慾'인데 반하여, 법은 그것을 다른 사람의 의욕과의 관게에서 고려하는 '結合的 意慾'이라는 의미이다. 사람은 도덕에 관한한 자기 자신에 대한 훌륭한 법관이 될 수 있으나 법에 관한한 "아무도 자기 일에 대하여 법관이 될 수 없다."nemo judex in causa propria는 말은 이러한 성질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그러나 법에도 상인의 상업장부 작성의무(상법 제29조)와 같이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는 경우가 있고, 카우프만Arthur Kaufmann의 견해와 같이 곤궁에 처한 자의 부조청구권과 같은 도덕적 권리도 있을 수 있다.
바. 法의 現實性과 道德의 理想性
법은 현실을, 도덕은 이상을 목표로 하므로 법규범은 平均人L'homme moyen을 대상으로 최소한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만을 내용으로 하나, 도덕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와 같이 인간 누구나가 쉽게 실천할 수 없는 이상인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법은 생활규범의 성격이 강한데 반하여 도덕은 개인생활 규범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법에서도 높은 이상을 무시할 수 없고, 도덕에서도 교통도덕과 같은 현실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사. 기타의 구별방법
이상에서 설명한 구별방법 외에도 법은 국가권력이 제정한 經驗的a posteriori인 규범을 의미하나 도덕은 인간이성에 뿌리박은 先驗的a priori인 규범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전자는 현실적인 목적을 위하여 제정된 인위적인 규범이나 후자는 인간의 이성과 양심에 호소하는 '인간의 내면에서 울려나오는 하늘의 소리'를 의미한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법은 문자로 표시되나, 도덕은 그러하지 아니하고, 법은 주로 假言的 命題로, 道德은 斷言的 命題로 표시된다. 그러나 관습법이나 불문법도 있고 도덕에도 국민교육헌장과 같은 문자로 표시된 윤리요강이 있다.
2. 法과 道德의 關係
법과 도덕은 다같이 사회생활을 규율하는 사회규범이지만 특히 근대에 이르러 분화되었을 뿐 아니라 법의 근원은 도덕이므로 양자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가. 법과 도덕의 一元論
법과 도덕의 同一性論이라고 말 할 수 있는데, 법이나 도덕이나 형식은 다를지언정 내용은 같은 점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예컨데, '살인하지 말라', '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는 규범등은 도덕이요 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매사업에 관한 법과 같이 양자가 전혀 관계없는 것도 있다.
나. 법과 도덕의 二元論
법의 합법성과 도덕의 도덕성이라는 異質性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Kant에 의하여 대표되는 이러한 주장은 법은 법이고 도덕은 도덕이라는 입장이다. 법과 도덕의 分離論은 양자가 충돌할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하여는 법과 도덕은 각각 그 고유한 영역을 가지고 있지만 도덕의 법이 上位의 법이고 실정법은 타당성의 근거이다. 따라서 양자간에 충돌이 있을 때는 도덕에 유리하게 해결하여야 한다는 견해와 양자를 철저히 준별하는 法實證主義者들과 같이 兩者가 충돌하더라도 법은 법이며 설령 악법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適法節次에 따라 제정된 이상 市民은 법에 복종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다만 베르그보옴 Bergbohm은 後者의 경우 市民은 자기의 양심에 따라 악법에 복종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양심적 병역 거부와 병역법이나 낙태를 허용하는 母子保健法 및 禮俗을 거슬리는 가정의례준칙 등 법과 도덕의 적대적 대립feindlicher Widerstreit관계도 생각할 수 있다.
다. 법은 도덕의 最小限
E.Kahn은 법과 도덕은 중복(Upset)이라고 하였지만 법이 규율하는 범위와 도덕이 규율하는 범위는 전면적으로 중복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친족법의 많은 규정은 가족질서에 대한 도덕의 요청과 일치하며, 기본적 인권에 관한 헌법의 규정은 민주주의의 도덕에 합치한다. 또 「사람을 살해해서는 아니 된다」「절도해서는 아니된다.」「사람을 상해해서는 아니된다」라고 하는 형법규정은 도덕과 일치한다. 그러나 도덕규범 중 법과 직접 관계가 없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은 죄측, 차마는 우측통행이라고 하는 도로교통법(제8조, 제12조)은 본래 도덕에 관계있는 것이 아니며, 우측 통행이 부도덕하다고는 할 수 없다. 또 "소의 제기는 소장을 법원에 지출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226조)고 하는 소송법이나, 세법·부동산등기법·유가증권법 등은 기술적인 것이며 직접적으로 도덕과는 무관한 법만이 기재되어 있다. 반면 법이 접근할 수 없는 도덕 고유의 영역을 법으로 규정하여 강제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독일의 철학자 옐리네트(Georg Jellinek : 1851∼1911)의 "법은 도덕의 최소한"(das ethisches Minimum)이란 표현처럼 도덕규범중 사회질서유지를 위하여 실현을 강제할 필요가 있는 것만을 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한편 법과 도덕은 서로 기능을 달리하기 때문에 양자사이에는 반대의 관게에 있는 경우도 있다. 도덕의 견지에서도 빌린 돈은 갚아야 하는 것이나 채무를 갚지 않아도 일정기간의 경과로 채권이 소멸하는 것은 도덕의 요구에 반한다고 할 수 있다.(민법 제162조 이하) 또 "부부간의 계약은 혼인중 언제든이 부부의 일방이 이를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828)등은 어떻게든간에 일단 약속한 이상 도덕적으로는 확실히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규정은 당사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소까지 제기하여 약속을 이행시키는 것은 가정의 평화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다는 뜻에서 규정한 것이며, 반드시 이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라. 법은 도덕의 最大限
법은 국가권력의 권위에 의해 제정되어 절대적으로 유지되는 강제적인 규범이다. 그러나 키케로(Cicero : 106∼43 B.C)가 말한 바와 같이 "正(法)의 극치는 不正(不法)의 극치"인 것이다. 법을 철저화하다보면 오히려 은연중에 불법을 초래할 수 있다. 사회악은 단호히 금지해야만 한다. 도덕은 법과는 달리 개인의 의사에 기초하여 양심, 선(善)과 정(正) 또는 사회적 비난 및 세론에 의하여 그 실효성이 보장된다. 따라서 도덕이 아무리 선·악의 의사를 가지고 준별하여 악·부정에 대처하여도 그 효력은 법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법은 도덕을 법규화하고 강제함으로써 도덕을 관철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이 법이 도덕의 사회적 유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을 슈몰러(Gustav Schmoller : 1838∼1917)는 법은 "최대한의 도덕"(das ethisches Maximum)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법의 실효성은 법을 준수하고 법에 의하여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려고 하는 도덕의무에 의하여 지지(支持)되는 것이다. "법은 죽은 것이며, 법을 살리는 것은 인간이다"라고 하지만, 법을 살리는 요인 중의 하나는 건전한 도덕의식임을 알아야 한다.
마. 법과 도덕의 牽連論
Radbruch는 법과 도덕은 서로 떨어져 무관하게 분리trennung 될 수 없고 서로 강조점을 달리하여 특수하게 발달하는 의미에서 구별Sonderung될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는 법의 도덕의 王國에로의 歸化와 도덕의 법의 王國에로의 歸化가 가능함을 설명하고 있다. 법과 도덕이 서로 엇물리는 중간 영역을 도덕의 최소한 또는 도덕의 최대한의 영역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여기서는 이것을 禮로 보고자 한다. 禮는 孔子를 위시하여 동양고전에서 강조되었고 그 내용도 매우 다양하여 쉽게 설명될 성질이 아니다. 孔子는 禮를 "仁과 德을 행하는 행위"로 보고 "禮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禮가 아니면 듣지도 말고, 禮가 아니면 말하지도 말고, 禮가 아니면 움직이지도 말라"고 하였다(非禮勿見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이 禮를 서양에서는 習俗Sitte·自然法natural law 또는 인간상호간의 정당한 도덕행위 correct moral behavior between people로 번역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 습속 mores 또는 관습 custom이 도덕과 법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규범이듯이 禮도 법 이전에 인간의 올바른 행위를 규율하는 생활원리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禮는 법과 도덕의 중간영역에서 양자와 牽聯關係에 있다고 볼 수 있으나 禮를 법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도덕적 내용에 가깝고,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에는 법률적 내용에 가깝다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예만 지키면 법과 도덕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법과 도덕의 관계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법과 도덕은 서로 중복되기도 하고 상호보완관계에 있다. 예컨데, 형법상 금지되는 살인·상해 등 범죄행위는 도덕적으로도 금지되고, 민법상의 신의성실(信義誠實)의 원칙은 도덕적 의무이기도 하는 것이다.
둘째, 법의 내용이 도덕의 내용으로 전화(轉化)되기도 한다. 예컨데, 원래 도덕적 성질을 갖지 않는 차마(車馬)의 우측통행(도로교통법 제12조③), 보행자의 좌측통행(동법 제8조②)과 같은 기술적인 법규가 오래 시행되어 생활화되면서 도덕으로 전화(轉化)되는 것이다. 이를 라드브루흐(Radbruch)는 「도덕의 왕국에의 법의 귀화(歸化)」라고 했다.
셋째, 법은 강제규범이지만 도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즉 처벌위주의 법보다는 도덕의식(준법정신)의 뒷받침이 있어야 그 법이 잘 지켜지게 된다. 즉, 도덕은 법에 대한 좋은 후견인(後見人)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넷째, 도덕은 인간생활의 전영역에 적용되지만 법은 필요한 일부의 영역에 한하여 강력한 권력적(權力的) 제재(制裁)를 통하여 규율된다. 그러므로 옐리네크(Georg Jellinek, 1851-1911)는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하였다. 또 슈몰러(G.Schmoller, 1838-1917)는 「법은 최대한의 도덕」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도덕이 사회생활의 전면에 걸쳐 확대되고 있음을 지적한 말이다. 아무튼 법과 도덕은 내용면에서 상호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면서 모두 인간존재의 목적을 지향하고, 보편적 가치인 선(善)내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규범이라는 의미에서 공통의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III 결론
위난을 당하여 구조를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을 구조하지 않을 때 이를 도덕적으로 비난만 할 것인가 아니면 법적으로 처벌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독일·프랑스 등 서구사회에서는 법의 새로운 倫理化neue Ethisierung des Rechts의 현상으로 착한 사마리아인 條項the good Samaritan clause을 형법속에 신설하여 이러한 救助不履行者에 대하여는 징역 또는 벌금을 가하고 있다. 법과 도덕 내지 倫理를 판단함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돠는 것은 狀況倫理situation ethics이다. 狀況倫理란 하바드 대학의 플레처 Joseph Fletcher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최대다수의 최대사랑과 같이 사랑을 위하여는 도덕규범 내지 律法을 범하여도 정당화될 수 있고, 강간당한 처녀가 낙태수술을 하는 것은 정당화된다고 하는 이론이다. 그러나 정당화 된다고 하여 즉, 윤리적으로 비난받지 않는다고 하여 법적 책임을 모면할 수 있을는지에 대하여는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법은 인간을 聖者로 만들 사명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악마가 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면 족하다. 이것이 법이 가진 강제성의 의미이며 내재적 한계성인 것이다. 명령과 강제는 강위를 기초로 하고 있다. 법의 근본구조는 명령Imperative이 아니라 규범 norm인 것이다. 명령은 규범안에 포함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따라서 법은 합법성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고 언제나 도덕성의 요청을 받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착한 사마리아인 조항이나 상황윤리의 개념이나 우리나라 실정법에 나타나고 있는 선량한 풍속·신의성실·조리·인간의 존엄성·기본권 보호·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사회상규 등의 개념과 제도도 법과 도덕의 견련성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법은 도덕을 그 타당성의 기초와 목적으로 하여 실현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법과 도덕은 될 수 있는 한 상호협력하여 共同善을 달성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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