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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연중)

(마태 6,34)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작성자나는 별 아저씨|작성시간26.06.20|조회수23 목록 댓글 0

분명 우리는 옛날보다 더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먹을 것을 걱정하는 시대가 지나 식도락의 시대가 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걱정거리가 많습니다.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지고 한층 더 여유로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채워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족, 점점 더 부족해지는 것 같은 상실감,

가정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세상에서 “나는 뭐지?”하는 불안과 불만이 가져오는 절망감 등은

우리를 더 깊은 한숨과 걱정으로 가득차게 합니다.

 

예수님은 내일 걱정은 하지 마라고 말씀하시는데,

우리는 오늘의 걱정에 더해 매일 내일 다가올 시간들이 걱정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아무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일까 궁금합니다.

 

거울을 보면 더 하얗게 변한 머리와, 힘없이 늘어진 눈가,

더 길게 더 깊게 파인 주름살들, 탄력을 잃고 시들어가는 얼굴과 늘어나는 나이살들,

그리고 어느 새 억지로라도 웃지 않으면 잘 웃어지지 않는 내 얼굴에서 사라진 웃음들.

이제는 걱정과 불안과 우울함을 떨치기 힘듭니다.

 

살아가면서 어찌 걱정할 것이 없겠습니까?

단지 지금 자신을 둘러싼 그 수많은 걱정들과 고민들을 어떻게 만나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프랑스의 실존철학자 장폴 샤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 자체가 싫고 귀찮은 존재이기에 지옥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흔히 다른 사람들의 시선(선입견), 나에 대한 판단에 갇혀

자유로운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고,

타인의 나에 대한 생각 때문에 슬퍼하고 고통받게 되기에,

그것이 지옥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감정, 다른 생각, 다른 인격을 가지고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가기에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끊임없이 부딪치게 되고

그로 인해 끊임없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게 되기에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합니다.

 

사르트르는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같이 살아가야 한다면,

이 지옥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히 하는

자기 정체성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상대방에게 맞춰주거나 상처 입지 말고, 자신의 세계를 살라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며 어떻게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살 수 있겠습니까?

사실 사람들은 매일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처입고 살아갑니다.

 

사도 바오로 역시 필리 4,6에서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이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간구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이야기”하라고(필리 4,6 참조) 말합니다.

 

예수님도, 바오로 사도도 걱정이 없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걱정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십니다.

예수님은 오늘 내가 충실히 살아갈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내 자신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고.

바오로 사도는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주님께 감사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세상이 지옥일 수도 있고, 세상이 살고 싶은 곳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 곁에 감사할 사람이 있어서 천국이고, 없어서 지옥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안에서 나 자신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자기 생각을 놓치는 것과

나를 소중히 여기는 하느님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을 보지 못하는 것이

사실 더 큰 문제입니다.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상은

더 살만한 곳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오늘 나를 사랑하는 하느님을 기억하고 그분께 감사를 드리던,

필요한 은총을 기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오지 않은 내일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 않는 타인의 어리석은 말 때문에

오늘 나의 기쁨을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타인의 시선과 말에 휘둘릴지도 모릅니다.

그때는 타인에게 “너나 잘 살아라.”고 말하고,

주님께는 “주님, 저에게 평화와 용기를 주세요.”라고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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