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는 땅에서만 이루어졌던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바다에서도 벌어졌습니다. 나중에서야 아마 20세기 들어서 비로소 하늘에서도 전개되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보다는 2차 세계대전에서 보다 발전된 전투기를 보게 됩니다. 기억하기로는 1차 대전 때는 조종사가 있고 총격을 가할 수 있는 사수가 따로 비행기에 탑승하였습니다. 두 사람이 합력하여 적기를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는 지상으로 폭탄을 투하할 때도 아마 사람이 직접 폭탄을 손으로 들어 던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2차 대전에서는 조종사가 혼자서 모든 것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적기를 향해서 기관포를 쏘아대고 밑으로 폭탄도 투하할 수 있었습니다.
전투기 조종사가 직접 눈앞에 적기를 보며 조준하여 사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조종사가 모든 것을 다루며 조종합니다. 다만 차원이 다르지요. 지금은 아마 적기를 직접 시야로 확인해서 발포하기보다는 조종간 앞에 보이는 화면에 나타나는 것을 보며 움직일 것입니다. 아무튼 2차 대전 때의 항공전이 매우 직설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비행 기술이 탁월해야 하고 그에 맞게 적기를 시야에 확보하여 총격을 가해서 격추시켜야 합니다. 우선은 적기를 빨리 발견해내야 합니다. 먼저 발견한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행을 하며 전방과 좌우를 잘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비행 기술에 따라 적기를 빠르게 추적해야 합니다. 행여 뒤를 먼저 보이면 어려워집니다.
공중전에서 비행기 자체에 총격을 받아 파괴되면 추락할 수 있습니다. 조종사는 탈출할 기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조종사가 총격을 직접 받아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면 비행기와 더불어 추락하게 되고 생존하기 어려워집니다. 지금처럼 단추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비행기 밖으로 사출되는 식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스스로 자리에서 벗어나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큰 부상을 입으면 어려워집니다. 비행기가 총격을 받아 추락할 지경이면 본진의 비행장이 멀지 않다면 돌아가서 비상착륙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엉뚱한 적진에 낙하산으로 떨어지는 것보다 생존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무튼 공중전에서의 사고는 매우 위험한 순간을 맞기 쉽습니다. 달리 피할 곳이 없으니 말입니다.
다른 부대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고도의 훈련과 기술을 갖추어야 하는 공군에서도 전투기 조종사라면 대부분 남성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근래에는 물론 여성 조종사들도 배출되고 있는 줄 압니다. 그런데 2차 대전 시 여성 전투기 조종사라니 의외였습니다. 인적 자원이 부족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여성 전투기 조종사들이 부대로 배치되어 왔습니다. 남자들이 깔보고 무시합니다. 처음에는 주방 도우미로 왔나보다 생각들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네 전투기를 차지하여 전투에 투입됩니다. 이럴 수 있습니까, 항의하지만 전투기가 그들 전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은 것입니다. 전투기는 개인 소유가 아니라 국가 소유입니다.
독일군이 소련 깊숙이까지 침투했던 때입니다. 수시로 독일군 전투기가 침공해옵니다. 군인 민간인 가리지 않고 공격합니다. 전쟁터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마치 인간사냥을 즐기듯 쏘아대는 것이지요. 어른 아이, 남자 여자 구분 없습니다. 장비보다는 일부러 사람만 찾아내 공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며 사냥하듯 쏘아대는 것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소위 ‘전쟁광’입니다. 나서서 전쟁터를 누비고 다니는 사람도 있기는 합니다. 요즘도 용병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니까요. 다른 짐승 사냥보다 인간 사냥을 더 줄기며 찾아다니는 것입니다. 전쟁터이니 범죄도 아니고 살인도 아닙니다.
‘제냐’는 상대방을 생각하며 조준경에 들어왔음에도 총격을 가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오히려 동료가 희생을 당합니다. 귀대한 후 징계는 면하지만 책망을 듣습니다. 그러나 ‘알렉세이’ 사령관은 제냐의 재능을 잘 알고 있습니다. 둘이 있을 때 자기 말을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명령’ 상관의 명령, 전시에 불복종은 현장 총살입니다. 어쩔 수 없이 방아쇠를 당기고는 펑펑 웁니다. 시작이 어려운 것입니다. 일단 시작하면 다음부터는 쉬워집니다. 사실 생명체를 살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처음 전쟁터에 들어가는 병사들이 흔히 겪는 어려움입니다. 그러나 옆에 동료가 피투성이로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눈이 뒤집어집니다. 그렇게 하여 공인된 살인을 하기 시작합니다.
남성의 우월의식 속에서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 여성 전투기 조종사들 이야기입니다. 능력도 미치지 못하면서 남자라는 사실만으로 우위를 차지하려는 심보는 세상 어디에나 있을 것입니다. 남녀평등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확실하게 실현되고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아무튼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여군의 이야기입니다. 여성이라고 해서 그들의 업적은 신문기사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제냐를 이어 많은 후배들이 양성됩니다. 전쟁은 많은 사람의 희생이 따릅니다. 그래도 남은 사람들은 살아갑니다. ‘우리가 그들 대신 살아있는 거야.’ 영화 ‘에어 파이터’(Air)를 보았습니다. 2023년 러시아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