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장브망(Enjambement)[명사]
시 비평용어며 시창작 기법이다. 시의 리듬과 관련해 ‘낯설게 하기’의 한 기법이다. 앞 문장의 끝 구절이 다음 행에 걸쳐 있는 시구(詩句)를 가리킨다. 시구(詩句) 걸치기, 즉 시의 마지막 문장이 다음 행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도치법이 쓰인 것처럼 앞 행에 달라붙어 있으면서 동시에 뒤 행에 걸리도록 하는 기법이다. 보통은 행간 걸침이라고 불린다. 통사적으로 볼 때 성분의 관계가 서로 밀접해 같은 행에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데도 부자연스럽게 행을 나누어 독특한 효과를 거두는 기법을 말한다. 전통적으로는, 기본적으로는 시행이월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물론 황정산, 이영광, 장석원 등은 앙장브망(Enjambement)을 ‘시행엇붙임’으로 번역해 이 개념을 좀 더 넓게 쓰고 있다. 특히 황정산은 시행의 전개과정에서 시행의 끝처리와 관련해 일상의 리듬을 비틀어 분할한 것을, 비정상적이고 어긋난 시행의 분할 전체를 통틀어 ‘시행엇붙임’(앙장브망)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Enjambement(앙장브망), 곧 시행엇붙임은 일종의 운율적 기획, 즉 낯설게 하기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김수영의 시에는 시행의 끝과 문장(통사)의 끝을 불일치시켜 의미와 호흡의 변용을 꾀하는 기법이 많이 쓰이고 있다. 시행엇붙임은 영어의 Run_on line, 불어의 Enjambemen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우리 시에서는 이를 흔히 시행이월, 행간걸침이라고 부르지만, 이들 용어만으로 시행엇붙임의 다양한 기능을 설명하기에는 부적절하다. 그것이 종결되는 문장과 관계없이도 어긋나게 시행을 분할해 낯설게 만드는 시행처리의 기법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정산은 '시행이월'이라는 용어보다 ‘시행엇붙임’이라는 용어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