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참으로 많은 최첨단 과학이론 서적들을 섭렵하게 되었다. 현대과학의 꽃이라 불리는 양자역학, 아인슈타인이라는 위대한 천재 한 사람에 의해 완성된 유일무이한 과학 이론인 상대성 이론, 컴퓨터를 이용한 그래픽 기술로 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카오스 이론, 우주의 시작과 끝에 대한 절대 진리의 창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빅뱅이론, 10차원의 수학을 이용하여 만들어지고 그 제창자들에 의해 더 이상의 발전된 과학 이론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하며 시간 여행까지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초끈 이론 등이 최근 몇개월동안에 내손을 거쳐갔다.
대학 초년 시절 해석학 시험에서 10여분만에 한두문제만 풀고 시험을 포기한 사건이 처음으로 경험한 학문의 어려움이었다. 그럼에도 C학점은 무난히 받은 걸 보면 한시간내내 끙끙 거리고도 한문제도 못푼 사람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그외의 다른 모든 수학과 과학 관련 전공 시험에서는 거의 모두 A+를 받아내었으니 해석학이란 수학이 정말 어렵긴 어려운 과목이었다. 그러다 군에 갔다 와서 맞이한 대학 3학년 시절에 양자역학이란 과목을 만나게 되었을 때 처음으로 시간제한에 걸리지 않는 시험을 보게 되었고 나는 세시간 이상을 투자하여 B4용지 세장이 넘는 어마어마한 답안지를 제출하여 63점을 받은 기억이 있다. 교실에 남은 수험생은 오로지 나 하나 뿐이었다. 그때 나와 두세명을 제외한 모든 3학년들이 0점의 점수를 받아들었고, 나를 제외한 그 몇몇의 성적도 10점 안쪽이었으니 가장 우수한 학생인 나의 입장에서도 과학은 정말로 넘기 어려운 산이었다.
그럼에도 그 가장 우수한 나는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어머니를 구원한다는 핑계 하에 먼저 교직으로 진출하게 되었고, 양자역학에서 10점도 못받던 학생들 중 몇몇은 대학원에 진학하여 더 깊은 과학의 길을 걷게 되었으니 참으로 인생은 천재성보다는 노력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공평한 게임임에 분명하다. 그 공부를 향한 열정은 결국 발령 후 3년도 채 되지 못하고 발병한 고엽제로 인한 투병으로 인해 영원히 나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수련과 교직 생활에 갇혀 살던 내가 이번 두번째 투병을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학문에 대한 여한을 독서로라도 풀고 싶어 최첨단 과학에 관계된 책들을 섭렵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최신 과학이론들중의 몇몇에게서 나는 뭔지 모를 속임수같은 냄새를 맡게 된다. 카오스,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은 실험으로도 검증이 된 순수과학적 의미를 가지기에 과학자로서 경탄의 마음을 가지면서 쉽게 읽어나간 반면 빅뱅이론과 초끈 이론은 뭔지 모를 찝찝함을 가슴에 남기고 있었다. 그 이론 물리학을 대표하는 현시대 최고의 위대한 과학자라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책을 읽으면서도 같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빅뱅이론과 초끈이론은 무수히 많은 수학방정식들을 풀어서 구한 해에 물리적 의미를 붙이는 방식에 근거를 둔 이론 과학이었다. 따라서 그들이 풀이한 방정식에 오류가 있다고 보기는 극히 어렵다. 과학 분야에서 하나의 성과가 나오면 수많은 수학, 과학자들이 달라 붙어 검산을 하는 시스템이기에 논쟁의 시작은 항상 물리적 의미를 가져다 붙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 과연 스타 과학자가 붙인 의미가 항상 옳은 것일까하는 문제이다.
나는 이 두 이론을 공부하며 지나치게 철학적이고 종교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즉 모르는 부분에 까지 현학적인 의미를 붙여 수학에 근거한 종교가 되어버린 듯한 기분이다. 따라서 고대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이자 과학자이자 미술가이자 음악가이자 정치인인 아리스토텔레스같은 분들의 글을 읽은 것 같았다. 전 인류가 그분을 추앙하였지만 사실 그분은 진정한 과학의 발전을 수천년간 저해시킨 부정적 업적을 벗어던지지 못한다. 따라서 먼 미래의 과학자들이 어떻게 이런 어리석은 이론을 모든 인류가 진실로 받아들였는가 하며 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빅뱅이론의 많은 부분은 입자가속기같은 실험시설을 이용하여 조금씩 검증이 되어가고 있지만 130억년동안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든가 하는 이론의 핵심적 내용의 많은 부분은 여전히 빅뱅 과학자들의 개인 의견정도로 남겨두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나의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수학 방정식의 가장 기본인 2차 방정식의 한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이 방정식은 조금만 똑똑하면 중학생들도 쉽게 풀 수 있다.
x2(제곱) - 2x - 3 = 0
이 식을 풀면 x = 3 or -1 이라는 답이 나온다. 그러면 우리는 -1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에 버리고 3이라는 답만 얻어 가진다. 그런데 만일 어떤 이론 과학자가 수학적으로는 -1도 답이라고 하며 -1의 세계에 대해 그럴듯한 이론을 전개시킨다면 우리는 그의 논리와 달변과 수학적 합리성에 압도당하여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이론을 인류가 진실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일생을 바칠지도 모른다. 물론 이렇게 쉬운 방정식에 사람들이 속으리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빅뱅이나 초끈이론에 사용되는 수학은 참으로 경탄할만한 복잡함과 난해함을 가진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역학 등에 나오는 고차원의 미분 방정식같은 것들이다. 신의 입자, 블랙홀의 폭발, 무수히 많은 우주의 존재 등등의 과학적 용어에 우리들이 속지 않고 있다고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를 갖지 못하는 교주님들에게도 너무나 쉽게 설득당하는 우리 인간들이니 이런 상황이 그리 놀랄만한 것은 절대 아니다.
천혜의 이야기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래의 문제에 답을 한 번 내놓아 보시기 바란다. 위 2차 방정식의 -1이란 해는 또 다른 우주의 정답이며 그 우주에서는 3이란 답이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스티븐 호킹 박사가 주장한다면 어떻게 반론하시려는가? 빅뱅이나 초끈이론에 등장하는 수많은 철학적 논제들처럼 수학적으로는 완전한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대답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