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8(목)
하하호호, 엄마와의 40분
오늘 10:00 여동생과 함께 구례요양원에 계신 96세 엄마를 뵙고 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전체 틀니를 빼신 합죽이 입으로 두 팔을 활짝 벌려 우리를 반겨주시는 엄마. 뼈만 남은 앙상한 몸을 보니 마음이 아릿했지만, 다행히 컨디션이 좋으신지 우리를 금세 알아봐 주셨다.
이가 없어서 말이 새어 나오는 와중에도 "너희는 이가 있어서 참 좋겠다" 하시는 말씀에 슬며시 웃음이 났다.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해드리고 싶어 몸을 마사지해 드렸더니, 아프다며 못하게 하신다. 맞다, 우리 엄마는 원래도 마사지 받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으셨지. 엄마의 취향은 여전하시다.
방금 찍은 동영상을 함께 돌려보는데, 엄마 목에 두른 초록색 꽃무늬 손수건이 무척 마음에 드시는 모양이다. 몇 번이고 손수건 이야기를 하시다간, 화면 속 당신의 모습을 보며 "내 머리가 이렇게 하얀가" 하신다.
흰 눈 같은 머리에 고운 손수건을 두르고 하하호호 웃으시던 엄마. 비록 40분이라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엄마의 환한 미소 덕분에 가슴 가득 따스함이 차오르는 하루다. 엄마,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우리 곁에 계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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