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김 영 희
아파트 환풍기 앞 개망초 하나
오늘도 신나게 춤추고 있다
환풍기 바람에 온몸을 맡긴 채
두 팔 세 팔 벌려 춤추고 있다
오매 어미는 어쩌다 날 이런 데
떨구어 놓았을꼬
까짓거 흔들리는 내 한 생이라면
신나게 춤추리라
흔들리며 흔들리며 춤추는 사이
보얗게 얼굴 내민 꽃 한 송이
내 새끼 보듬어안고 떨며 속삭인다
널랑은 멀리멀리 날아가거라
어미의 한생을 부디 닮지 말고
좋은 곳에 태어나거라
이 한몸 흔들리며 살아온 생
너를 위해 더욱 춤을 추리라
잊지는 말아다오
너와 나 한몸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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