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두 환 중장입니다.
오늘 본인은 대통령 각하의 명에 따라 중앙정보부장직을 겸직하게 되었읍니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어려운 중책을 맡게 되었음은 난국에 처한 국가의 소명으로 생각합니다.
당부(當部)는 지난 20여년간 조국근대화 과정을 통하여 국내외 곳곳에서 국가보위와 국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수많은 공적을 남긴바 있읍니다. 하지만 그 반면으로 일부 몰지각한 부원들이 월권과 이권 개입등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아 온것도 사실이며, 또한 과거에 부장직을 역임했던 인사중에는 현재 국외에서 매국적 작태를 서슴치 않고 있는 자, 자국의 국가원수를 시해함으로써 결국 나라를 위기속으로 몰아넣은 대역죄를 범한 자등이 포함되어 있음으로써 지금의 우리 중앙정보부는 상당한 불신을 받고 있읍니다.
이제 중앙정보부는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만 할 실로 중차대한 시점에 이르렀읍니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의 공적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되 비판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내적으로는 알찬 정비를 하면서, 외적으로는 명실공히 국가안위를 뒷바라지 할 수 있도록 모든 충정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 일이지만 과거 이란의 SAVAK가 국민을 괴롭힌 나머지 증오와 저주의 표적이되어 자체조직은 물론 국가까지도 결국 파멸시켰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이스라엘의 모사드(MOSSAD)가 국민과 더불어 국난을 극복하고 국가를 지켜 나갈 수 있는 힘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충분한 교육과 풍부한 경험을 지닌 정예요원들이 많이 보직되어 있기 때문에 당부는 어떠한 과업과 임무도 이를 능률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부원 여러분!
앞으로 본인을 정점으로 일치단결하여 어려운 난국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하는 바입니다.
1980년 4월 15일
부장 전두환
[원문]
자료 소장자 : 이종찬 전국정원장
출처> 조선일보 '유석재 기자의 돌발史전’